무적해병신문

해병학교 35기 김무일(金武一, 해간 35) 전우는 퇴임 후에 문단과 화단(畵團)에 등단하여 오랫동안 시와 수필, 그리고 그의 서양화 작품을 곁들인 문학 단행본을 여러 차례 펼쳐낸바 있다. 다음 소개하는 글은 한국시문학평론회장 박경석 장군(육사 12, 예·육군준장)이 김 전우가 최근 출판한 ‘레만호(湖)에 노을이 진다’에 보낸 추천사 중 일부를 발췌한 내용이다.

김무일 회장

■ 김무일 전우, 그는 누구인가?“

김 전우는 언제나 건강한 모습으로 주변 사람들을 압도하는 매력을 지닌 사람이다. 얼핏 보아 그의 외모를 평한다면 멋진 장군형이다.
누가 그로부터 은유가 곁들여진 낭만적인 시와 섬세하고 유려한 화폭, 그리고 고전음악의 감성이 샘솟는다고 하겠는가?
그러나 그는 시인이며 화가인 동시에 클래식 음악의 수준 높은 마니아이기도 하다.
그의 르네상스시대의 미술 작품과 고전음악 해설은 밤을 새울 정도로 무궁무진하다.
어디 그의 특기는 비단 예술 분야뿐이랴? 그는 해병대 장교로 임관 후에 주월청룡부대 수색중대 소대장으로 참전하여 용명을 떨치기도 했다.
더군다나 전역한 후에는 현대그룹에 특채되어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그룹 내 여러 계열사를 거치면서 발군의 능력을 발휘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리고 법정관리에 허덕이던 한보철강 인수, 정상화작전을 선봉에서 지휘하여, 오늘날의 거대 기업인 현대제철(주)로 성장시켜 제철보국(製鐵報國)에 헌신케 한 장본인이라면 더욱 놀랄 것이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건 1980년대 중반에 베트남전을 정리한 대하실록 ‘그날’을 구상할 무렵, 예비역 장군들의 모임인 ‘성우회’의 공식 행사장에서였다.
그 후 어느 일간지에 실린 그의 글을 인상 깊게 읽고, 두 번째 만난 자리에서 정식 등단을 권유해 시 여러 편을 보내왔다.
모두 훌륭했다. 그래서 나는 월간문학저널 문예지에 그의 시 몇 편을 글자 한 자 고치지 않고 추천했다.
그동안 내가 문학단체를 통해 등단시킨 문필가는 수도 없이 많았지만 글자 한 자 고치지 않고 추천, 등단시킨 예는 김 전우가 유일하다. 그만큼 그의 글은 매끄러웠다.
군과 문단의 후배인 그를 내가 존경하고 아끼는 이유는 그가 예술분야뿐만 아니라 모든 삶에 있어서 투철하고 올바르게 지향하는 의욕 때문임을 여기에 밝힌다. <후략>”

조금 긴 느낌이 들었겠지만, 필자가 윗글을 전문(前文)에 인용한 사유는 독자들에게 ‘김무일 전우는 누구인가?’를 소개함에 매우 적절한 추천사라고 사료됐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그의 길지도, 혹은 짧지도 않은 군 생활도 꽤나 평범치 않게 농축된 경력인 듯하다.
그는 군 생활 중에서도 학구적으로 노력하여 대학원 과정과 여러 차례 타군 위탁교육을 이수하는 바람에 전역이 늦어 군에 남으려 했는데, 그 길은 그의 운명이 아니었던 듯 그가 그렇듯 자랑스럽게 여기던 해병대의 깃발이 내려지던 통폐합되던 날, 꼭 7년 7개월 7일(1966.3.4.~1973.10.10.)만에 군복을 벗고 다른 동문들보다 다소 늦게 사회에 진출했다.
김 전우는 지난달, 필자와 더불어 우리 해병학교35기동기회(회장 권오찬) 연례행사의 하나인 가을맞이 역사기행으로 강화도와 교동도를 다녀왔다.
그는 이날 동기회가 금년도 송년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공지를 듣자, 즉석에서 찬조의 뜻을 동기회장에게 전달하면서 “임관 50주년을 맞는 망년회이니 한 사람도 빠짐없이 참석하여 다시 한 번 뭉치자!”라고 독려할 만큼 동기회 활동에 항상 적극적이다.

■ 해병학교 35기의 엔테베작전
‘다시 한 번 뭉치자!’라는 문구에는 우리 35기생들에게 있어 남다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것이 뭔가 하면, 이 또한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온누리를 불태울듯한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혹독한 훈련을 끝내고 임관한 다음, 약 3개월에 걸친 기초반교육 과정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몇 주가 지나 모처럼의 주말을 이용해 우리 동기생들이 1박의 외출 허가를 받은 것은 1966년 8월 6일이었다.
부산 지역에서 하루를 지내고 귀대하던 몇몇 동기생들이, 구포다리를 지나 진해교육기지사령부로 귀대 중이던 시외버스가 김해비행장 앞 정류장에 정차를 했다.
역시 같은 시간 무렵에 귀대를 서두르던 일단(一團)의 공군소위들이 버스 뒷문을 두드리며 “야! 문 열어!” 한다.
더위를 이기려 웃통을 벗고 버스 뒷좌석에 앉은 우리 동기생들을 아마 사병으로 봤던 모양이다.
이에 우리 동기생들이 정중하게 응답하기를 “차장이 돈 받는 앞문으로 타세요”하자, “이 ‘쉐키’들이 열라면 열 것이지 웬 잔말이 많아!” 한다.
“뭐야? 이 ‘쉐키’들이라니?” 이 판국에 가만히 있을 우리들이 아니었다. “해병대 맛 좀 볼래?” 전도봉 소위(사령관 역임)를 필두로 뛰쳐나간 서너 명의 동기생들이 그들 십여 명을 단숨에 때려눕히고 버스에 올라 귀대한다.
얼마 후 사단은 이때부터 벌어졌다. 피투성이로 귀대한 그들이 몽둥이와 각목으로 무장한 채 스리쿼터를 몰고 뒤 쫒아와 난투가 벌어졌는데, 그들의 숫자는 무려 40여 명이었다.
피를 본 우리 동기생들은 그날 밤, 즉시 긴급회의를 열고 보복을 결행한다. 동년 8월 8일 새벽, ‘35기식 엔테베 88작전’은 이렇게 시작됐다.
35기생 120명 전원은 경상남도 진해에서 구보로 출발, 김해비행장까지 온 밤을 지새워 달려가 그곳 공군 전투기지를 쑥대밭으로 초토화시키고 의기양양하게 돌아왔다.
이튿날 우리나라 전국의 조간신문 1면 톱기사는 온통 우리들 세상이었고, 대통령마저도 하도 기가 막혀 웃고 말았단다.
도대체 아군 장교들이 집단으로 아군 부대를 첫새벽에 기습공격을 감행하다니?
아마도 지금 세상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단연, 해외 토픽 감이었을 것이다. 이때 상대방은 공군사관학교 제14기에서 선발된 우수한 조종사들이었다.
50년 전으로 되돌아가 ‘다시 한 번 뭉치자!’의 해명이다. 그리고 그날의 이 형국이 바로 ‘질풍(疾風)’과 ‘노도(怒濤)’로 이날부터 이 단어는 우리의 상징이 되었다.
이 자리를 빌려 우리들로 인해 그때 불이익을 받으신 해병학교장 이영호 대령님(해간 1), 그리고 송재신 중대장님(해사 14)께 다시 한 번 충심으로 사과드린다(철모르던 젊은 패기, 용서해주세요…).
이때에 앞장섰던 동기생도 역시 김 전우와 김도삼(예·중령) 동기였다. 그의 역할은 비단 이것뿐만이 아니다.
일찍이 35기 제5대 동기회장(1983~1985)을 역임한 그는 어느 누구보다도 동기회와 예비역 활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계기가 있을 때마다 정성을 함께 해 동기회 발전에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다.
지난 5월말, 서울 용산 소재 국방부컨벤션센터에서 치른 임관 제50주년 기념문집 ‘질풍’ 출판기념식 때에도 열성을 다해 후원했는데, 정년퇴임 후 현직을 떠난 지 꽤 되는 터에 그처럼 물심양면으로 정성을 쏟기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 질풍과 노도
그는 또 문집 ‘질풍’ 편집위원장으로 행사 당일 배포 일정에 맞추느라 몇 날 몇 밤을 지새우는 열의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5년 전인 2011년, 임관 제45주년 기념 문집 ‘노도’ 편찬 때에도 행사집행위원장을 맡았던 그가 이번에 또다시 ‘질풍’ 편집책임을 맡게 된 것은 순전히 우리 동기생 모두의 열화 같은 강권에 따른 것이었다.
그도 처음엔 5년 전에 겪었던 고충 때문에 위원장직을 극구 사양했었다. 그러나 “김무일 말고는 이 어려운 과제를 누가 해낼까?”라며 억지로 떠맡기는 바람에 어렵사리 맡을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질풍’ 총 발행부수는 당초 1,000부를 발간했는데, 모군은 물론, 타군부대 정훈관련 부서와 단국대학교 해병학과를 비롯, 경운대·신성대·여주대 군사학과, 각 지역 국·공립도서관 등 여러 곳에서 요청이 쇄도해 500부를 증쇄, 1,500부를 배포했다.
평소 그는 언행이 무거워 지금까지도 몰랐었는데, 얼마 전 백범기념사업회의 최근 보도를 통해 그의 새로운 가계 면모를 알게 됐다.
그의 부친 김석길(金錫吉) 옹은 중국 상해임시정부와 만주 심양에서 백범김구 선생을 오랫동안 측근에서 도운 독립투사였으며, 원로 언론인(조선일보사 논설위원·주필, 동양·연합통신사 주간, 시사시보사 회장, KBS방송위원 등 역임)이었다.
그래서 그의 출생지는 중국 심양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반면에 그의 모친은 평생 동양화와 묵화, 그리고 수공예와 의상디자인 계통 등 예능 분야에서 후학을 가르쳐 김 전우의 부모님에 탤런트가 그의 DNA 속에 전수된 것이 아닌가 유추해 본다.
그는 서울사대부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이어서 연세대대학원, 고려대대학원, 서울대AMP과정을 이수하며 법률학과 상경계열 학과를 전공했으며, 학창시절에는 유도부와 산악부, 스키부 등에서 체력을 연마했다.
해병학교 35기로 임관 후에 김포여단 우일선(하성면 시암리·마조리) 중대와 강화부대 소속 말도 등 주저항선의 전방 소대장을 거쳐 주월청룡부대 수색중대 소대장을 1년 가까이 수행하면서 수없이 많은 사선을 넘나들었다.
일반 보병중대 소총소대장은 대략 5, 6개월 정도만 소속대대작전에 참가하면 소대장 임무를 끝냈지만, 수색중대는 여단 예하 4개대대 작전과 긴급, 구출작전에 교대로 배속되다보니, 거의 쉴 새도 없이 작전에 투입되곤 했다.
이때에 그와 함께 했던 중대장만도 4명(장덕·지순하·신종칠·서찬국 대위)였고, 이중에 두 분이 현충원에 고이 잠들고 있다.

■ 생과 사의 고빗길에서…
파월 참전 기간 동안에 참여했던 작전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베트남전사상 가장 치열했던 기록을 남긴 1968년 월맹정규군의 구정공세 때 적에게 크게 위협받던 청룡 제3대대 10중대(중대장 윤춘웅 대위)의 구출작전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빗발치는 적탄에 철모가 뚫리는 격전을 치르던 중에 흉부 관통상을 입은 중대장(지순하 대위)를 후송시킨 후, 동료 소대장(서정호·안국성 중위 등)들과 합심하여 잔여 부대를 이끌고 몇 날 몇 밤의 악전고투 끝에 적의 포위망을 뚫고 기적적으로 생환했기 때문이다.
그가 11개월째의 소대장 근무를 마무리할 무렵, 수색중대장으로 새로 부임한 서찬국 대위(해간 29기)는 전투실전을 모른 채 “우리 수색중대는 오늘부터 기동력을 발휘키 위해, 철모 대신 미 육군 특수부대처럼 베레모를 착용하고 전투에 임할 것이다”라고 호언장담할 때, 옆에서 듣다못한 포병 FO 이영세 중위(예·준장)의 한마디에 꼬리를 내렸다.
“중대장님! 모르시는 말씀입니다. 지난 구정공세 날, 철모가 아니었으면 이 자리에 김무일 중위가 없을 겁니다”라고….
이렇듯 생과 사의 위험한 고비를 수없이 넘긴 그는, 소대장 임무를 모범되게 마치고 청룡부대 의장대장으로 보직을 받아, 참전연합군과 함께 베트남 전역을 다니며 대내외 행사를 치르면서 모군의 위상과 국위를 선양하다가 1년 6개월 만에 귀국했다.
경력이 참작되었던지 다시 교육기지사령부 의장대장을 거쳐, 전역을 염두에 두고 육군정보학교에 입교하여 1년 남짓 전략정보과정을 이수한 뒤, 통상적인 수순에 따라 정부의 정보수집기관에 파견근무 절차를 밟던 중에 제5여단 참모장 최명기 대령(해간 3)의 내신으로 당시 대간첩작전의 주접근로인 김포반도 우일선(시암리·후평리·석탄리·전류리) 지역의 전방 보병중대장으로 보임, 1년간의 전방근무를 끝내고 김포헌병대를 거쳐 군 생활 마지막 종착역인 해군 서울지구헌병대 보안과장으로 부임했다.
돌이켜보면 모군에서 군기가 가장 ‘빡세다’는 수색대와 의장대, 그리고 헌병대에서 근무하는 동안, 어느 곳이 가장 기억에 남느냐는 어느 인터뷰 질문에 그는 의외에도 다음과 같이 답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강화도 서측방 40km 떨어진 절해고도(絶海孤島) 말도소대장 6개월이었다. 소대원들은 김포여단 전 부대에서 차출된 가장 문제된 사병들이나, 혹은 전과자들로 편성됐다. 아울러 인근 실미도 특수부대원들과의 합동훈련과 침투작전협조 등 지휘통솔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지만, 고락을 함께하며 정을 나누던 소대원들을 남겨둔 채 홀로 베트남전선으로 떠나던 날, 이들과의 작별 모습은 반세기가 흐른 지금에도 생생하게 떠오를 만큼 감동이 남는다”고 회고했다.

■ 현대그룹과의 만남
그는 본의 아니게 전역이 늦어진 마당에 멋지게 젊음을 불사르며 군에서 끝장을 보려고 했으나, 그토록 자랑스럽게 여기던 모군이 하루아침에 해군에 통폐합되자 “더 이상 군에 남을 의미는 사라졌다”라고 판단, 8년 가까이 정들었던 군복을 미련 없이 벗어던지고, 다른 동문들보다 거의 4, 5년 늦게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방산업체인 D사에 입사해 수출입 업무에 종사했다.
그리고 10여 년이 흘러 민주화의 열풍이 거세게 불던 1987년 봄, 노사분규에 휘말려 고전하던 현대그룹에 특채되어 현대·기아차그룹과 인연을 맺게 된다.
경력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생산 현장에서 근로자들과 숙식을 함께하며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 살벌한 노사 분규 현장을 안정시킴에 일조함으로써 탁월한 관리능력을 인정받아, 입사 10년 만에 부장에서 부사장까지 무려 다섯 단계를 뛰어 오르는 고속승진을 했다.
이어 IMF의 한파가 몰아치던 1998년 겨울, 구원투수의 막중한 임무를 띠고 현대그룹이 인수한, 당시 부도업체였던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장으로 부임한다.
그리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력투구하여 만년적자에 시달리던 생산공장을 단시일 내에 흑자로 전환, 어수선했던 생산현장을 정상화시키는 쾌거를 이룬다.
그러길 3년, 뒤이어 여세를 몰아, 역시 도산상태에 허덕이는 “한보철강을 인수하여 신속히 정상화시킬 것”이라는 정몽구 회장의 특명을 헌신적으로 수행, 한보철강의 현대제철 합병을 성공리에 달성함으로써 우리나라 최초의 민자투자의 종합일관제철소 설립의 주춧돌을 놓았다.
그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일약 현대제철 부회장으로 특진을 했는데, 그의 승진은 그룹 내에서 사장을 거치지 않고 막 바로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른 최초이며 유일한 기록을 남겼다.
그래서인지 현대그룹 내에서는 물론, 그를 아는 산업체 인사들과 언론계에서는 그를 가리켜 ‘전형적인 야전형 CEO’라고 불렀다.
이쯤에서 사족을 한 가지 더 든다면 현대차그룹의 신입사원 모집요강 내면에 가급적 해병대 출신자를 우대하라는 그룹 회장의 잠정적인 지시가 작용했는데, 십여 년 전의 그 지시사항이 지금까지도 유효하다는 사실이다.
이는 그룹 발전에 기여한 유인균 회장(해간 34)이나 혹은 김무일 부회장의 안 보이는 후광이 아닌가 하는 김인식 장군(사령관 역임)의 증언이다.

■ 해병혼은 저녁노을 속에 더욱 빛나리!
그는 각 근무지에 부임할 때마다 전 임직원의 화합과 단결을 위해 체력단련계획을 수립, 수천 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해병대 극기훈련을 체험케 하는 한편, 설악산과 지리산, 속리산과 한라산 등 고산(高山) 등반과 동계스키캠프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렇듯 구성원들의 단합과 기업의 활성화에 열정을 다한 그는, 우리나라 기업풍토의 여타 다른 CEO들보다 5, 6년 정도 더 장수한 뒤에 부회장 자리를 후배에게 물려주고 명예롭게 퇴임했다.
그 후에도 그의 열정은 식질 않고 한양대·중앙대·홍익대 미술대학원 등에서 문예창작과 글쓰기, 그림 그리기에 정진,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지금까지 서양화, 사진 개인전 등 10여 회를 비롯, 수십 차례의 단체전, 연합전에 참여한 바 있으며, 현재 홍미회(弘美會), 팔라스(Pallas), 토루소(Toruso) 등 여러 문화예술단체를 이끌고 있는 한편, 국립중앙박물관, 예술의전당 후원회원, (사)문학저널문인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이웃에 봉사하고 있다.
‘황혼에 핀 오색 무지개’, ‘레만호(湖)에 노을이 진다’, ‘해란강(海蘭江)에 뜨는 별’, ‘질풍과 노도를 넘어’, ‘인생 한 수’ 등의 책도 저술했는데, 그 중에도 후진들을 위한 자기계발서 ‘인생 한 수’는 지금까지 3만여 권이 시판돼 베스트셀러로 기록되기도 했다.
아울러 정들었던 모군을 떠난 지 어언 40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도, 모군에 대한 지극한 충정은 변함이 없어 현직에 있을 때와 다름없이, 지금도 각급 전우회 활동과 예비역장교 친목모임인 해강회(海江會, since 1992) 활동 등에 적극 참여해 후배와 동료들로부터 많은 아낌과 존경을 받고 있다.
특히 서형덕 현 회장(해간 47, 예·대령)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해강회 회장으로 세 차례 연임을 하는 동안, 전임 집행부로부터 인계받은 천여만 원의 기금을 일약 대여섯 배 정도로 늘렸을 뿐만 아니라, 모임의 활성화, 산업시찰, 팜투어(Farm Tour) 등의 기회를 마련하여 회원은 물론 그 가족들로부터도 많은 찬사를 받기도 했다고 귀띔해준다.
서울 동작구 소재 국립서울현충원 파월전사자묘역을 찾으면 인근(43묘역)에서 월남전참전 시비(詩碑)를 만나게 된다. 이 시비를 세운 이도 바로 김 전우다.
그가 지은 시가 새겨진 이 오석(烏石)은 그가 충청남도 보령에서 직접 고를 만큼 정성이 담긴 시비다. 결코 적지 않은 건립비용 전액은 순전히 자비 부담이었다.
그가 이 시비를 세운 건 2005년이었는데, 이 해는 광복 60주년, 제50회 현충일, 국군 파월 50주년, 그리고 베트남 종전 제30주년이 되는 동년 6월 6일 현충일이었다.
그는 그 당시 “좌경정권에 의해 국군의 숭고한 월남전 참전 의미가 사정없이 폄훼되거나, 또는 세월이 갈수록 점점 잊혀져가는 현실이 안타까워 이 시비를 세웠노라”고 술회했다. 그 내용의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전략> 그동안 숱한 세월이 무심한 강물 흐르듯 흘렀습니다. 그대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사선을 넘던 옛 전우들끼리…. 이곳 양지바른 현충원 언덕에 둘러앉아 오늘도 그대들의 옛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그대들과의 다 못한 추억들을 되새기며 명복을 빌어 올립니다. 부디 천국에서 다시 만날 그날까지 편히 잠드소서…. <후략>”

끝으로 평소 김 전우와 상당히 자별한 지인인 최불암(崔佛巖) 선생은 어느 자리에선가 그를 비유하기를 “김무일의 책을 읽었다. 바다처럼 생각하고 산처럼 행동하는 그 사람의 이 옥서는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많은 귀감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며 일독을 권한다”라고 평가하면서, “김무일 작가의 인생에 종착역은 과연 어디쯤일지 도무지 짐작이 안 간다”라고 덧붙였다.
글쎄, 짐작이 안 가는 건 50년지기 동기생인 필자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에게 전해줄 말이 있다면 “브라보, 유어 라이프!(Bravo, Your Life!) 단 한 마디뿐이다. 【장수근 해병학교35기동기회 수석부회장, 서울신문사 국제부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