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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별장과 홍순이 2

이홍순 보아라!

너는 오늘부터 내가 제대하는 날까지 내 사촌 누나다.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이유는 묻지 마라. 혹시 해병대에서 너와 사귀자고 편지가 가면, “야 이 미친놈아, 나는 남자다” 하지 말고 공손하게 답장해줘라.

너희 집 주소 알려줬으니 네가 편지 보고 알아서 상황을 잘 판단하고 부디 건투와 건승을 빈다. 만약 이 모든 사실이 폭로되면 나는 발각과 동시에 동작동 국군묘지로 가니, 네가 진정 내 친구라면 우리 거리 동작동에서 절대 만나지 말자. 내가 너한테 좆도 방위 이홍순이라고 놀린 것 진심으로 사과한다.

-전방에서 조국을 지키는 둘도 없는 너의 친구 강민

이강민 (병263기)

동행 주필, 태산승강기(주) 대표

빨치산은 신이 났습니다. 홍순이가 보내온 답장을 보고 희희낙락 역시 대학생 문장력은 다르다며, 오늘부터 어느 놈이 이강민이 건드렸다가는 여기서 살아서 못 나간다고 소대에 지침까지 내려놓았습니다. 더욱 기막힌 것은 녀석이 죽으려고 환장했는지 아니면 눈에 콩깍지가 씌었는지 자기 모습이라고 사진 한 장을 턱 보내왔는데 그 사진때문에 지하 벙커 안 소대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이건 보통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아! 드디어 홍순이 이놈이 동네 친구 이강민이를 여기서 죽이는구나! 이놈이 동사무소 여자들과 시시덕거리더니 해병대 선임병 알기를 예비군 중대선임 정도로 비교하나보다 하고 분을 삼켰습니다.

녀석이 보내온 사진을 보고 나는 경악을 했습니다., 그 사진 속의 여자는 녀석이 지갑에 꼭 가지고 다니며 자기 스타일이라고 늘 엉큼하게 훔쳐보던 일본 여자 배우 사진이었습니다.

사건의 상상의 수준을 넘어 엉키게 되고 세상에 완전 범죄는 없기에 드ㅜ디어 터지고야 말 비극이 내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빨치산이 말년 휴가를 간다며 홍순씨를 만나고 온다는 것이었습니다.

며칠 후

선임이 휴가를 바치고 왔을 때 나는 죽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내 어깨까지 두드려주며 반가워했습니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습니다. 홍순이는 선임이 휴가 온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동네 해병대 출신 선배분들에게 도움을 청하여 만나 술을 한잔하면서 내가 홍순이 오빠인데 이미 약혼자가 있으니 포기하고 강민이 군대 생활을 좀 편하게 하라고 다른 여자를 소개해 주겠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전역한 지 40년의 세월이 흐르고 지금은 태국에서 한국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선배님께 이제야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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