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는 왜 명화인가? 그리고 명화를 보는 방법은 무엇에 기초하는 것인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보는 방법을 알아야 느낄 수 있으며 느낄 수 있어야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명화를 구분 짓는 잣대는 화가의 표현력, 스타일, 아이디어 등이 있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보는 이로 하여금 화가 자신의 그림 속 세계로 초대할 수 있는 흡입력, 즉 고유한 자기만의 세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것들이 모여 명화를 만들어낸 화가와 작품에 대한 지적인 이해와 감동을 돕기 위해 명화의 해설을 시작하려 한다.

명화 중에서도 명화, 레오나르도 다빈치 ‘최후의 만찬’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가 1495년부터 1497년에 걸쳐 완성한 그림으로 1495년 당시 도시 국가인 밀라노의 지배자였던 루도비코가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교회 식당의 벽화를 채우기 위해 의뢰하여 창작된 그림이다.
‘최후의 만찬’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죽기 전날, 열두 제자와 함께 만찬을 나누는 그림으로써 르네상스의 전성기는 이 작품의 장대한 구도와 함께 시작되었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화면의 조형성의 역점을 두어 대단히 수학적인 구도로 이루어져 있다.
3개의 창문, 4개의 무리를 이룬 12제자 등은 그리스도교의 삼위일체, 네 복음서, 그리고 새 예루살렘의 열두 문 등을 각각 상징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또 그림이 그려진 벽면은 마치 실제의 벽면이 이어지는 것처럼 환영 효과를 불러일으키며 원근법의 소실점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머리에 있다.
이 당시의 그림들은 그리스도의 후광을 많이 표현했는데, 이 작품에서는 사도들과 그리스도의 후광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유난히 밝은 창으로 후광을 대신했으며, 이는 다빈치가 과학적 사고에 바탕을 두고 그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예리하면서도 정확한 형식미, 숭고한 주제를 다루는 뛰어난 방식 등 이 작품은 르네상스 전성기의 가장 뛰어난 성과로 평가되며, 1980년 유네스코가 이 작품이 소장된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

□ 그림 해석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 전날 밤에 열두 제자들과 함께 이스라엘 성 안의 어느 민가 2층에서 유대민족의 명절인 유월절을 기념하기 위해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너희 중에 한 사람이 나를 배반할 것이다.”라는 말씀에 제자들이 당황하게 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바로 당황하는 제자들의 다양한 반응에 따른 감정과 몸짓을 정확한 원근법을 구사하며 입체적으로 표현해 냈다.
다음은 ‘최후의 만찬’ 속 12제자들의 반응과 몸짓을 해석한 것이다.
▲ 바돌로매 : 식탁에 두 손을 짚고 몸을 지탱해 서 있다.
▲ 야고보(세배대의 아들) : 요한의 큰형인 야고보는 베드로에게 손을 뻗어 세 사람과 다음 세 사람 그룹을 연결한다.
▲ 안드레 :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는 열 개의 손가락을 펴서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 베드로 : 베드로는 요한의 어깨를 잡고 누가 배신자인지 물어보는 듯 일어서 있고, 다른 손에 쥔 나이프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를 체포하려는 자의 한쪽 귀를 잘라낸 일을 암시한다.
▲ 가룟 유다 : 가룟 유다는 돈주머니를 움켜쥐고 있으며 유일하게 어두운 그늘에 앉아 있다.
▲ 요한 : 사도 요한이 여성적이며 어린 모습으로 묘사된 것은 기독교 성화의 일관된 전통이다.
▲ 도마 : 예수의 바로 왼편에 앉아서 손가락을 위로 가리키며 반문하고 있다. “배신자가 누구일까?”
▲ 야고보(알패오의 아들) : 팔을 벌리고 비극을 예감하듯이 공포에 쌓여 있다.
▲ 빌립 : 가슴에 두 손을 얹고 자신의 순결을 주장한다.
▲ 마태 : 옆의 두 동료에게 얼굴을 돌리고 그리스도 쪽으로 손을 뻗는다.
▲ 다대오 : 갑작스러운 사태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 시몬 : 위엄을 보이며 식탁 맨 끝에 앉아 있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생애
레오나르도는 1452년 이탈리아의 빈치라는 마을에서 사생아로 태어났다.
그 당시 이탈리아의 사생아들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폭은 넓지 않았으며 레오나르도 또한 그들 중 한 명에 속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가 어린 레오나르도의 데생을 보고는 그림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하여 레오나르도가 열다섯 살이 되던 해, 피렌체에 있는 안드레아 델 베로키오라는 화가 공방에 견습생으로 들여보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레오나르도는 스승과 함께 그림을 그리다가 스승이 그리다 만 그림 귀퉁이에 천사들을 그려넣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
스승은 이를 보고 크게 놀랐으며 충격을 받은 스승은 그 날 이후로 그림을 그리지 않고 조각에만 전념했다고 한다.
이에 훗날 레오나르도는 “스승을 능가하지 못하는 제자는 무능하다”라고 말했다.
공방시절 레오나르도는 스승인 베로키오 말고도 보티첼리를 비롯해 유명한 여러 예술가들을 곁에서 지켜보았지만, 그들을 따라하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방법을 개발에 나가기 시작했다.
나중에 레오나르도는 이렇게 주장했다.
“예술은 자연의 딸이다. 다른 예술가의 방식을 흉내 내지 말라. 그렇다면 예술은 자연의 딸이 아니라 자연의 손녀가 되고 말테니까.”
그 이후 레오나르도는 스무 살이 되던 해인 1472년에는 화가 조합의 정식 회원이 되었다.
레오나르도의 그림 실력은 누가 보더라도 최고의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결점이 있었다.
주문받은 일감을 끝까지 완성키시지 못하는 일이 잦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그린 것이 분명한 완성작의 수는 아무리 많이 잡아도 스무 점이 넘지 않는다.

최후의 만찬. 좌측부터 바돌로매, 야고보(세베대의 아들), 안드레, 베드로, 가룟 유다, 요한, 예수 그리스도, 도마, 야고보(알패오의 아들), 빌립, 마태, 다대오, 시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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