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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던 해병대 상징(mascot) 진도견(호돌이) 아듀!
해병의 용맹성을 닮았던 진도견 ‘호돌이’

반려동물과 인간의 ‘인연’

이 글을 쓰는 지금, 나의 심정은 ‘인연’이 무엇인지 억장이 무너지 는 듯하다.

반려동물과 인간 사이가 그동안 사랑 때문에 가족을 잃은 듯, 무한 한 허탈감이 이렇게도 오래간단 말 인가? 워낙 호돌이를 좋아했기에 더욱 그렇다. 호돌이는 강아지 때 부터 영리하고 똑똑하며 나를 잘 따랐다.

태생이 겁이 많았지만, 현관 앞에 서 낯선 사람이 오면 잘 짖고 경계 가 분명하였다.

견주인 내가 자택에서 일터인 약 생농원까지 2.5Km 거리를 함께 차 에 동승하여 오고 가면서 3년을 훈 련도 시키고, 산짐승(너구리, 고라 니, 멧돼지 外)도 쫓고, 주위 사주 경계도 하며, 무더운 날씨에는 잠 시 둘이서 나무 그늘의 시원함을 만끽하며 오수도 즐겼다.

그러나 타인한테는 이상하리만 큼 겁(경계심)이 많다.

그런데 동종(犬)끼리는 함께 사 이좋게 지내자며 타협하는 습성도 있고, 상대가 으르렁대면 그렇다고 절대로 물러서지도 않는다(진도견 기질과 근성).

둘이서 인근 지역 나들이 여행도 하면 승용차 뒤편 트렁크에 탑승하 여 동행도 자주하곤 한다. 워낙 나 를 너무 따르기 때문에 습관화처럼 가족과 함께하는 기분이다. 열 번 탑승에 열 번 모두 트렁크 에서 운전석 뒷자리에 살며시 넘어 와 나의 귓가에 코로 숨소리를 내며 살갑게 반기며 꼬리를 친다(좀 더 가까이 내 곁에 있겠다는 것이다). 아무리 큰소리로 “안돼!” 야단을 쳐도 불변이다. 그만큼 충견에 한 주인만 따른다.

 

충성스럽고 영리한 견공(犬公)

농장에서도 업무 완료 후(퇴근 시) 차에 탑승 못할 시, 해 질 무렵 화가 나 집으로 향하는데(2.5Km), 어디선가 나의 차량 소리를 듣고 백미러에 비쳐지는 모습이 말이 뛰 듯이 바짝 따라붙어 힘차게 달리면 서 앞뒤로 경호하듯이 힐끗 쳐다보 면서 앞지름에 경주하듯 한두 번이 아니다(자유를 만끽하는 모습). 힘도 좋고, 성격도 좋고, 말도 잘 듣고, 충성심에 집도 잘 지키고, 속 썩인 일도 없다. 말만 서로 안 통했 지, 무언(無言) 속에 눈치 빠르고 영 리한 탓에 더욱더 친근감을 느낀다. “앉아, 일어서, 누워, 오른손, 왼 손, 엎드려, 이어, 안돼, 먹어, 하늘 보고 땅을 베개 삼아 잠자기” 등 말 도 잘 알아듣는다.

훈련에 훈련을 거듭한 결과 주위 사람들은 잘생겼다고 하며, 부럽고 흐뭇해한다. 그만큼 점잖고 호감이 가는 형이다.

다음은 우리 집사람의 말이다. 혼 자 모임이나 서울 나들이 시에는 묶어놓고 외출을 한다. 호돌이의 어미, 아비도 함께 지낸다. 복(福)이 많은 호돌이다.

나의 승용차가 사라질 때까지 국 도변까지(1.2km) 하염없이 바라본 다. 안 보일 때까지 자기 개집 지붕 위까지 다시 올라가 보이지 않나 한참을 시무룩한 표정으로 하루 종 일 기다림 속에, 밝은 표정은 온 데 간 데 없고 조용한 분위기를 만든 다는 것이다.

얼마나 나를 좋아하는지 개를 기른 지 20년 만에 이런 개는 처음이 다(서울부터 평창까지 20년 사육).

 

“나의 깊은 사랑에 200% 보답하는 개!”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전라도 임실까지 업무상 장거리 여행 시 처와 함께 동행도 하였다.

1박을 하여야 하는 여건이라 마 땅한 숙소가 없어 주차장 넓은 온 천 모텔에 숙소를 정하고, 호돌이 는 트렁크에서 혼자 짖지 말고 잘 자라고 훈시하며, 아침에 만나자 하니 알아듣는 듯 조용한 밤을 지 새웠다. 아침 일찍 일어나 호돌이 가 잘 있나 확인하고 트렁크를 열 면 반기는 모습이 가관이다. 목줄을 감은 채 너무 좋아 1m씩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제 처가 호돌이에게 조식 차 찐 계란과 먹거리를 주면 사정없이 받 아먹더니, 그사이 내가 모텔에서 쓰레기 비닐봉투를 비닐봉지에 담 아 20~30m 소각장 방향으로 가는 데 호돌이는 먹던 먹이도 뱉어 버 리고 나와 함께 가자며 뛰어오길 래 깜짝 놀란 처는 무슨 개가 나도 사랑했는데 그럴 수 있냐며 멍하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그만큼 나의 깊은 사랑에 200% 보답하는 개이니 어쩔 수가 없군!

 

갑작스러운 호돌이와의 이별

그러던 충견 호돌이가 갑작스러 운 죽음을 맞이하였다.

만 3년 1개월 4일 만에 나에게 깊 은 사랑의 상처만 남긴 채…(죽음 의 원인 : 타고난 심장이 아주 약한 심장사상충犬)

급성폐렴에 고열로 인한 폐에 물이 차, 저녁 일몰 후 자기 집이 아닌 물 흙구덩이에서 열을 식히고자 뒹 굴기에 끄집어내어 마른 수건으로 계속 닦아주었으나 밤새도록 연속 적인 행동에 달래어 집으로 인도하 여도… 아침 동틀 무렵까지 나를 바 라보며 숨 가쁘게 죽어가는 것이다. 급한 김에 심폐소생술을 시도하 였으나 이미 때는 늦어 핏물을 마 냥 토하며 죽어갔다(양동이 1/3양). “호돌아, 호돌아, 죽지 마, 죽지 마, 더 살아야지.” 나의 속마음을 달래며 동트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진다.

세 마리중 호돌이는 진짜 더 사 랑했는데… 이것도 호돌이의 운 명인지, 다음 생이 있다면 꼭 다시 만나자! 아침 햇살에 삽으로 묘지 를 파서 봉분도 씌우고 나무 비석 도 세웠다(호돌아 함께 즐거웠다. 2018.4.23.~2021.5.18.)

호돌아! 네 아비 복돌이도 10년 째 살아있는데… 너무 사랑하였으 니 나의 상처도 너무 크구나!

 

권영민(해병 189기)

● 약생농원 대표, 수필가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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