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해병대는 창설 초기의 훈련과 공비토벌 및 6‧25전쟁기의 혈전을 통해 어떤 전설과 어떤 해병대정신을 가지고 대원 각자가 싸워 왔는가를 해병전투사를 통해 알아본다.

■ ‘해병대는 하나다’ 가족적 단결정신
우리 해병대는 1949년 4월 15일 진해 덕산비행장에서 창설 당시 본부 중대 및 소총 2개 중대에 불과한 소수 병력밖에 없었다.
당시 해병대는 사령관 이하 각자 상하 구별 없이 가족적 분위기 속에서 시작되었다. 글자 그대로 동고동락하였다.
시설도 변변치 못하고 보급도 불충분했음에도 대원들은 새 가정을 이루는 마음으로 물심양면으로 해병대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대원의 생일엔 사령관 이하 전 대원이 합석하여 축하해줬다.
대원들의 편지 내용을 파악하여 그들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는 노력과 함께 훈련에 임해서는 추상같은 엄격함의 잣대로 실시했다.
이 같은 가족적 정신은 대원뿐 아니라 민간인에 대해서도 같았다.

■ 애민정신
우리 해병대는 전투만 일상적으로 하는것이 아니라 ‘민군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 민간인을 극진히 대하여 해병대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당시 공산주의사상에 대해 무지했던 국민들을 계몽시켜 공산주의화를 방지했다.
진주주둔기(1949.8.~12.)에 해병대는 영화반과 강연반을 편성, 지방을 순회하며 대중계몽운동을 활발히 전개하는 한편 훈련의 여가를 이용, 추수를 도와주었다.
제주주둔기(1949.12~1950.9.)에도 강연반, 의무대를 각 부락에 파견하여 4‧3사건 이후 도민들의 군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시키려 했고, 공비들에게 희생당한 유가족을 찾아 위로해주는 일을 했다.
‘국민 없이는 전투도 없다’는 신념을 굳게 가지고 ‘민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소극적 태도에서 더 적극적으로 도민에게 원조 등 보호자의 모습을 보였다.

■ ‘안 되면 될 때까지’ 인내정신
어느 군이나 “인내정신을 가져라”며 훈련·훈시를 통해 강조하지만 해병대는 실생활을 통해 더욱 정착되었다.
해병대는 창설기부터 6‧25전쟁기까지 그 생활은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
우선 진주주둔기만 보더라도 보급과 숙소가 육군에 비해 상당히 빈약했다.
진해에서는 병사인 비행기 격납고에는 천정과 바람벽이 없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대원들이 박봉을 털어서 수리를 했다.
침구도 하나에 2~3명이 함께 자야 했고 식량이 부족하여 대원들이 바다에 들어가 해삼을 따 먹곤 했다.
제주도 몽금포 주둔 해병대는 물과 불도 없고 바람만 강하게 부는 곳에서 천막이 자주 쓰러지곤 했다.
부족한 식량을 메우느라 한라산에 올라 도민들과 함께 고사리를 뜯어 부식으로 충당했다.
신현준 사령관이 이 모습을 보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광경이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우리 해병대는 조금도 불평 없이 극복해냈다.
이 같이 빈한한 가정에서 온갖 난관을 극복하며 성장한 아이와 같았던 우리 해병대는 ‘안 되면 될 때까지’, ‘못하면 할 때까지’, ‘모르면 알 때까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도전정신’의 해병대로 정착되었다.
훈련은 실전과 같이 했기에 희생자가 발생해도 요동 없이 맹훈련을 강행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내야말로 우리 해병대의 강한 정신적 무기로 승화되었다.
‘해병대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는 자부심의 원천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1951.6. 도솔산지구전투에서 부대장 김대식 대령은 “인내만이 이 작전을 성공케 할 수 있다”며 인내를 유감없이 발휘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 인내는 해병대 7대 작전인 통영·경인·도솔산·김일성고지·장단지구·양도·짜빈동 작전에서 승리의 깃발을 올리게 했다.

■ ‘해병대는 후퇴라는 단어가 없다’ 임전무퇴정신
해병대는 상륙작전을 목적으로 하는 군대이므로 일단 적진에 상륙하면 배수진을 치고 싸우기에 임전무퇴정신은 필수사항이다.
우리 해병대는 세계 최강 미 해병대와 합동훈련을 통해 임전무퇴정신의 훈련 체계를 같이 하고 있다.
초창기 해병대 시절 김성은 대령은 주 1~2회 화랑5계 정신을 주입시키며 임전무퇴정신을 가슴에 새겨 넣게 했다.
그 결과 6‧25전쟁 시 지휘관이 작전상 후퇴 명령을 내리면 “해병대가 후퇴가 있습니까?”고 반문할 때가 많았다.
장진호전투에서 스미스 장군에게 기자가 후퇴하는 것인가 묻자 “후퇴라니, 다만 우리는 다른 방향으로 공격할 뿐이다(we’re just advancing in a different direction)”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짜빈동작전에서 청룡11중대는 월맹 정규군 1개 연대 병력이 쇄도했을 때 “피하라, 포 사격할 것이다”며 11중대 진지(방석)에 조준 포사격을 예고하자 “여기로 쏘십시오, 끝까지 사수할 것입니다”하며 죽음을 각오했던 임전무퇴정신이 세계전사에 ‘신화를 창조한 해병’의 칭호를 받게했다. 【신동설 발행인】

■ 화랑5계
事君以忠(사군이충) : 충성으로써 임금을 섬기어야 한다.
事親以孝(사친이효) : 효로써 부모를 섬기어야 한다.
交友以信(교우이신) : 믿음으로써 벗을 사귀어야 한다.
臨戰無退(임전무퇴) : 싸움에 나가서 물러남이 없어야 한다.
殺生有擇(살생유택) : 살아있는 것을 죽일 때에는 가림이 있어야 한다.
 

▲ 다음호 예고
해병대 단독작전
이리군산장항지구전투
고길훈부대 이야기
※ 자료 출처 : 해병전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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