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라 공자 ‘평원군’은 평소 선비를 후하게 대해 수천 명의 식객이 있었다.
어느 날 조나라가 진나라의 공격을 받아 위험에 빠지자, 조나라는 평원군을 보내 초나라에 도움을 청하도록 했다.
평원군은 식객과 제자 중 용맹하고 학식 있는 20명을 선발하여 가려고 했다.
마지막 한 명을 채우지 못하고 있을 때 ‘모수’라는 이가 스스로를 추천하며 앞으로 나왔다.
평원군은 “현명한 선비가 세상에 있는 것은 비유하자면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과 같아서 그 끝이 금세 드러나 보이는 법이오”라며 빈객으로 있은 지 3년이나 되었으나 들은 적 없는 모수의 청을 거절했다.
그러자 모수는 “저는 오늘에야 당신의 주머니 속에 넣어달라고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저를 좀 더 일찍 주머니 속에 있게 했더라면 그 끝만이 아니라 송곳 자루까지 밖으로 나왔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결국 모수는 일행에 가담하여 평원군과 함께 초나라로 가서 교섭에 큰 활약을 했다.
초나라 왕과 평원군 사이의 협상이 지지부진해 좀처럼 동맹이 맺어지지 않자, 모수가 개입해 초나라 왕을 설득한 것이다.
이로 인해 초나라 왕은 동맹을 결정, 구원병을 보내 조나라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낭중지추(囊中之錐)’는 이 고사에서 비롯했다.
주머니에 들어 있는 송곳은 아무리 감추어도 끝이 뾰족해 밖으로 튀어나오듯, ‘뛰어난 사람은 많은 사람 가운데 섞여 있어도 두각을 드러내기 마련’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낭중지추와 같은 인물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평소 자기 실력을 꾸준히 갈고 닦아야만 어느 순간, 기회가 왔을 때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한편, 유의어로는 닭 무리 중에 있는 한 마리 학이라는 뜻으로 많은 사람 중에 돋보이는 뛰어난 사람을 가리키는 ‘군계일학(群鷄一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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