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상남도 도지사에게 면담 요청한지 하루 만에 회답이 왔다. 보통 소도시 시장에게 요청해도 3일 이상 걸리는데, 하루 만에 회신이 왔다는 것은 그만큼 홍준표 도지사가 해병대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바쁘신 일정을 할애하셔서 면담 시간을 허락해 줘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도지사님과 해병대와는 언제부터 인연을 맺었습니까?

  2002년 당 전략기획본부장 당시 이회창 대통령후보 대선공약을 책임지고 만든 사람이 저였습니다.
  나는 국군을 4군(육, 해, 공군 외에 해병특전사령부) 체계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야 북한 특수8군단과 대적할 수 있는 체제가 될 것입니다.
  해병대사령부와 육군특전사령부를 통합해서 해병대특전사령부로 편성, 육군대장을 사령관으로 하고 1차장에 해병대중장, 2차장에 육군중장을 보하여 작전지휘를 독립적으로 할 수 있게 했습니다.
  특전사는 산악전을 맡고 해병대는 상륙전을 담당해서 북한 특수8군단을 묶어놓자는 의도였지요.
  육군 특전사는 부사관 위주였고, 해병대는 의무병역자들 위주였으니 해병대는 자연히 전문성이 떨어지는 군대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해병대도 부사관 위주로 편성하여 처우도 개선해주고 사기를 높여 전문성을 가진 강병으로 육성하자는 복안이었습니다.
  그런데 대선에서 졌으니 모두 허사가 되어 버렸죠.

- 도지사님은 오래전에 명예해병으로 되셨습니다. 언제 되셨습니까?

  대선이 끝나자 백인회의 강경서 단장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만장일치로 나를 명예해병으로 추대한다고 해서 감사한 마음으로 엉겁결에 명예해병이 되었습니다.
  용산에 있는 미 해병대 행사에 초청되어 사열식에 참석했는데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 옆에 나를 앉히고 당시 국방부장관(윤광웅)은 나 다음으로 자리가 배치되었더군요.
  그래서 국방장관에게 “내가 어떻게 당신보다 먼저 앉느냐”고 미안해 하니까, “해병대 행사니까 그런 것이니 이해한다”고 하더군요.
  명예해병으로 대접받았다는 것이 감사한 일입니다.

  둘째 아드님이 해병대 입대함으로써 도지사님은 해병대 가족으로 되셨군요. 축하의 말씀을 뒤늦게나마 ‘해병대전우신문’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둘째 아들(정현)이 해병 975기로 나왔습니다.
  아들이 해병대 팬티를 줘서 입었습니다.
  얘가 제대하고 복학하기까지 전 공백 기간에 미국과 일본 등 배낭여행을 다녀왔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해병대 팬티만 입고 길에서 조깅한다고 뛰어다니니까 “몇 기냐?”며 물으며 반가워 하더라며 해병대 팬티의 위력을 알라고 하며 선물해줬습니다.
  골프 모임에 갈 때는 해병대 모자를 쓰고 갑니다. 그래야 더 강하게 보이기도 하고 힘이 나니까요.
  국회 한나라당 대표로 있을 때는 강 단장이 준 해병대복장과 모자를 사무실에 항상 비치하고 있었습니다. 

- 도지사님은 완전한 해병대 전우가 된 것입니다. 해병대 예비역들 중에서 해병대 팬티를 갖고 있는 사람이 흔하지 않은데 말입니다. 아드님이 해병대 입대하기가 어려웠었다고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둘째 정현이가 어릴 적에 차에 치어 발목 부상으로 인해 발목에 쇠를 박고 다녀서 병역면제 대상이었는데 엄마하고 병원에 가서 쇠를 뺐습니다. 그래서 신검 2급 판정을 받았지요.
  육군 수송병으로 가려고 신청하니까(1종 면허, 정비사자격증 취득자, 대형면허 등 취득자였음) 받아주질 않더군요.
  그래서 여러 방면으로 군대 갈 방법이 없나 고민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해병대에 간신히 들어가서 훈련받고 김포 2사단 8연대로 배치됐습니다.

- ‘해병대 진짜사나이 홍정현’을 면회 가신 일화를 부탁합니다.

  정현이가 가까운 곳(김포사단)으로 배속 받아서 면회를 간다고 하니까 “아버지 오지 마십시오” 하는 거예요.
  그래도 가야겠다고 하니까 그러면 피자 40판과 콜라 100병을 갖고 오라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 부부가 피자와 콜라를 들고 면회 가서 대원들에게 주고 다녀왔는데 한 달 뒤에 이 놈이 없어진 겁니다.
  일 년 뒤 휴가 왔을 때 물어보니 포항으로 갔다는 겁니다.
  내무반 구타 사고가 있었는데 정현이가 고막이 터져서 아예 그 소대를 해체했다는 겁니다.
  당시 내 별명이 ‘야당 저격수’ 아닙니까? 저격수 아들이 구타 사고 피해자니까 당시 지휘관으로서는 보통일이 아닌 거죠.
  “왜 말 안했느냐?”고 하니까 병원에서 치료해서 괜찮다며 아버지한테 말해봤자 그날로 제대하는 것도 아닌데 나만 괴로울 일을 왜 하느냐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해병대는 원래 두들겨 맞으며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죽을 고생을 견디며 생활하니까 잘 뭉치는 것”이라고 오히려 나를 가르치더군요.
  그 말을 듣고 나는 아들이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평소 말만 들었던 해병대의 강한 이유를 알게 되었고 해병대의 팬이 됐습니다.

- 도지사님은 그 후 해병대를 보고 어떤 심경의 변화를 가지셨습니까?

  부모 마음은 다 같다고 봅니다. 어느 부모든 자식이 군에 있을 때는 군복 입은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아들 같고 마음이 찡할 겁니다.
  그런데 해병대는 더합니다. 군에 보냈을 때만 아니라 그 후에도 해병대만 보면 언제든지 내 자식들 같았습니다.
  당 대표 시절 어느 날 우리 부부가 신촌에서 젊은이들과 미팅이 있었는데 백령도에 근무하는 해병대원들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큰소리쳤습니다. “내 아들이 해병대 975기다” 하니까 환호가 터지더군요.
  나는 기분 좋은 마음으로 그날 식대를 모두 부담했습니다. 아마 오십만 원도 넘었을 겁니다.

- 해병대 아들 자랑을 부탁합니다.

  해병대를 갖다오더니 사람이 달라졌어요. 얘가 제대하자 “만 불만 주세요” 하더군요.
  그 돈으로 밴쿠버, 오타와, 미국 동부지역 로키산맥을 한 바퀴 배낭여행을 하고 오더니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았습니다.
  군에 가기 전에 2학년(고대)까지 학점이 2.0이었는데, 제대 후 3학년에 복학하여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더군요.
  졸업 때 학점이 4.2였고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지금 대리로 있습니다.
  주말이면 스키를 타러 가거나, 윈드서핑 동호회를 만들어서 후배들 데리고 다니며 인생 재미있게 살고 있습니다. 

- 도지사님이 보는 해병대는 무엇입니까?

  미 해병대는 대통령 경호와 해외 모든 대사관 경호를 담당하는 세계최강 군대입니다.
  우리나라 해병대는 고생하는데 비해서 대접이 미흡합니다. 그러나 생사를 넘는 지옥훈련을 이겨내는 군대이기에 의지력과 결속력과 애국심이 뛰어납니다.
  우리 경남도만 하더라도 20개 시·군 지역에 해병대전우회가 있고 재난, 구조, 구급활동을 하고 있어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 생각으로는 좀 더 많은 지원을 하고 싶으나 예산과 타 단체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더 이상 대우를 못하고 있습니다.
  진해에 해병대발상탑이 있고, 해병대 통영상륙작전의 성공으로 하마터면 부산이 함락되어 나라가 없어질 뻔한 위기를 해병대가 구원투수로 나서서 건졌습니다.
  진동리전투에서는 ‘귀신 잡는 해병대’라는 불후의 명칭을 해병대가 얻었습니다.
  통영에는 제4대 해병대사령관이자 우리나라 최장수 국방장관을 역임한 김성은 장군의 역사관이 있습니다.
  진해에는 해병대 정기의 발산지 천자봉이 있고, 해병대창설 1기생들부터 교육받았던 해병대 교육의 요람이 있는 곳이 경남 지역입니다.
  제가 명예해병으로 이 지역의 도지사라는 것이 자랑스럽고 영광스럽기 까지 합니다.
  제 아들이 해병대 출신 전우이기에 나도 해병대 가족입니다.
  해병대 이야기가 아닌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말들을 하고 싶었지만 ‘해병대전우신문’이기에 해병대 얘기만 했습니다. 공연히 해병대 편애한다는 소리 들을까 걱정됩니다.
  경남도민 여러분들의 사랑과 협조가 계셨기에 제가 도지사직을 행복한 마음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경남도민 여러분들의 가정에 금년한해에도 만복이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해병대 가족, 명예해병 도지사님을 만나서 영광입니다.
  많은 해병대 전우들은 도지사님이 해병대 같다고 합니다. 도지사님은 체중 미달(46kg)로 방위병 출신이지만 검사직으로 있을 때 조직폭력배, 슬롯머신, 마약사범 등 강력범들을 제압하여 소탕한 용감한 분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도정에서나 국가대사에서나 용감하고 소신 있는 리더십으로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시길 100만 해병대전우들은 응원할 것이며 성취하시길 부탁드립니다.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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