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빈동전투 제52주년 전사자 추모 및 전승기념식 참석자들이 국립서울현충원 26묘역에서 경례하고 있다.

짜빈동전투전우회(회장 김기홍, 예·소장)

짜빈동전투는 해병대 청룡부대 11중대가 1967년 2월 15일 베트남 쾅나이성 손틴군 짜빈동 인근의 고지에서 2개 연대 규모의 월맹 정규군과 3시간여의 사투 끝에 아군 15명이 희생됐으나 적 243명을 사살하며 적을 물리친 우리 대한민국 해병대 청룡부대의 신화 같은 전투사 중의 하나다.
짜빈동전투는 고립된 1개 중대 규모가 연대 규모의 적에게 치명타를 가한 쾌거가 외국 언론에 의해 ‘신화를 남긴 해병대’라는 제목으로 보도돼 국위를 선양하는 데 크게 기여했고, 적들도 차후 한국군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게 됐을 정도였다고 알려졌다.
그 짜빈동전투의 고귀한 희생과 위대한 승리를 기리는 제52회 짜빈동전투 전승기념 추모식이 짜빈동전투전우회(회장 김기홍, 예·소장) 주관으로 지난 2월 15일 거행됐다.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된 이번 행사에는 이승도 해병대 2사단장, 차수정 장군, 박환인 장군, 이정린 전 국방차관, 패트릭 J. 헤머스만(소장) 주한 미 해병대사령관, 참전용사와 유가족, 초청 내빈, 해병대 장병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현충원 26번 묘역에서 먼저 전사자에 대한 경례, 묵념, 헌화 순으로 추도식을 하고, 현충관으로 이동해 전승기념식을 했다.
26묘역에서는 준비해온 음식과 술을 차려 놓은 유가족도 있었으며, 참전용사들은 동기와 소대원을 찾아 경건한 마음으로 경례하며 참배했다.
참전용사들은 “머나먼 이국의 하늘 아래서 전우들이 불꽃같이 산화한 지 벌써 반 백 년이 지났다”며 “그때 치열했던 전투 속에서 죽어가는 전우들이 아직도 생각나고, 죽어서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 기념식은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내빈소개, 장하정 본지 취재본부장의 전황 보고, 김기홍 짜빈동전투전우회장 기념사, 해병대사령관을 대신해서 이승도 해병대 2사단장의 축사, 박환인 장군 축사, 이정린 전 국방차관의 축사를 끝으로 모든 행사를 마무리했다.
추모식 및 기념식이 끝난 후에는 국립서울현충원 구내식당에서 감사 오찬이 있었다. 【박흥배 보도국장】

박환인 예·장군

이정린 전 국방차관

짜빈동전투 제52주년 전사자 추모 및 전승기념식 참석자들이 국립서울현충원 26묘역에서 기념촬영

짜빈동전투 제52주년 전사자 추모 및 전승기념식 참석자들이 국립서울현충원 26묘역에서 헌화

짜빈동전투 제52주년 전사자 추모 및 전승기념식 참석자들이 국립서울현충원 26묘역에서 헌화

짜빈동전투 제52주년 전사자 추모 및 전승기념식 참석자들이 국립서울현충원 26묘역에서 헌화

헌화하는 김기홍 회장

헌화하는 이승도 해병대 2사단장

짜빈동전투 제52주년 전사자 추모 및 전승기념식

짜빈동전투 제52주년 전사자 추모 및 전승기념식

짜빈동전투 제52주년 전사자 추모 및 전승기념식

짜빈동전투 제52주년 전사자 추모 및 전승기념식

고(故) 김세창 전우

■ 고(故) 김세창(해병대사관 33기) 당시 관측장교의 생존 당시 증언
48년 전인 1967년 2월 14일 월남 추라이 지역의 짜빈동 마을 북쪽 약 30m 높이 언덕에 청룡부대 11중대 전술기지 방석이 자리하고 있었다.
밤 11시 20분경 청음초 박기창 일병은 숲을 헤치는 소리를 들었다. 동시에 적이 철조망 파괴통으로 외곽 단선 철조망 일부를 파괴하는 동시에 폭음이 일어났다.
정경진 중대장은 중대원들에게 “군화 끈을 풀지 말고 취침하라. 언제 적이 올지 모르니 만반의 준비를 하라.” 명령을 내렸고 우리는 대비 태세로 들어갔다.
나는 적들이 요란하게 심리작전을 펴며 순순히 퇴각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어디로 갔을까?’ 생각했다.
짜빈동 앞에는 건천이 있었는데 거기에 숨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짜빈동 지형에 밝은 나는 머리에 그려져 있는 좌표대로 포사격 명령을 내렸다.
“중대 3발 효력사 발사! 좌로 200, 줄이기 하나 100 발사!”
이런 식으로 18발씩 정확하게 목표 지점을 향해 총 54발을 발사했던 것이다.
나중에 귀순자의 증언에 의하면 그때의 발사로 11중대 외곽에서 공격 준비를 하고 있었던 월맹정규군 1개 대대가 거의 괴멸됐고, 적 대대본부가 파괴되면서 월맹군 대대장이 전사했다고 했다.
1차 공격 후 2차 공격까지 4시간이 늦어진 것은 월맹군 후속 부대가 도착하는데 4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했다.
긴장되는 시간이 4시간여 흐른 뒤 적이 출몰했을 때 처음에는 아군이 때리는 줄 알았다.
나는 즉시 무전으로 “이 새끼들아 왜 때리는 거야? 빨리 중단해, 이 새끼야!” 외쳤다.
그런데 권혁연 중위(대대 작전보좌관)는 중포중대 본부장교는 “우린 안 쏘고 있습니다. 한 발도 안 쐈습니다.” 하는 것이다.
상황이 위급해지자 청룡 3대대장은 미군에 지원을 요청했다. 잔존 병력들은 중대에 침입한 적들과 치열한 교전과 육박전을 벌여야 했다.
나는 중대 화력 지점을 관측하고 있었는데 한 번에 포 유도를 할 수 없어서 점점 거리를 좁혀오면서 포사격 지점을 당겼다.
중대에는 6, 7, 8포대가 있었는데 나는 “전 포대를 동원해서 중대 외곽을 가까이 때려라!”고 지시했다.
나는 적의 화력이 집중된 2소대 위치에서 적의 총알이 철모를 뚫고 머리를 스쳐 의식을 잃고 긴급 후송됐다.
우리의 총공격에 이은 미 해병대의 항공 폭격으로 짜빈동전투 신화의 막이 내렸다.

박흥배 기자  phb74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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