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영(해병 122기) 전우는 5.16군사혁명이 나던 해인 1961년 10월 해병대에 입대하여 1964년 4월까지 해병대 복무를 했다.
이 전우는 고등학교를 네 곳이나 다니다가 4년 만에 졸업을 했다.
조치원고등학교에 입학하여 하숙을 할 때 불량배들에게 하숙비와 학비를 털린 것이 계기가 되어 자신을 방어할 능력을 키워서 남에게 당하지 말고 살아야겠다는 각오로 운동을 시작했다.
청도관에 들어가 태권도를 배우고 권투를 배우는 등 강한 자신을 만들기 위해 불타는 투지를 키웠다.
그러자 불량배들의 유혹이 시작됐고 그들과 어울리며 싸움꾼으로 이름이 나기 시작했다.
싸움을 하다 보니 툭하면 정학과 퇴학을 당했고, 그러면 다시 다른 학교에 들어가는 등 방황을 하다 보니 학교를 네 곳이나 옮기며 간신히 졸업장을 받았다.
그렇게 다닌 학교가 조치원고, 천안공고, 청주 세광고, 대전 보문고였다.
고등학교 시절 싸움꾼으로 유명해졌고, 심지어는 조직들 간에 결투가 벌어질 때면 사례금을 받아가며 대리 싸움을 해줬단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나쁜 친구들과 손을 끊고 유지원(자유당 시절 국회 국방위원장, 연기군) 의원의 수양아들로 들어가서 비서 겸 집사 업무를 맡아 마음 잡고 성실히 일하며 인간적인 신용을 쌓았다.
1961년 5.16군사혁명이 일어나자 병역 기피자들을 검거하기 시작했다.
나이가 꽉 찬 이한영 전우는 당시 30대 1의 관문을 뚫고 해병대에 지원, 합격하여 122기로 들어간 것이다.
54년 전에 해병대 지원이 30대 1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겠으나 사실이란다.
왜냐하면 당국에서 병역 기피자들을 잡아들이자 모두들 복무 기한이 제일 짧았던 해병대로 몰렸지만, 해병 122기의 경우 280명만 모집했으니 자연히 경쟁률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연예인들은 해병대사령부에서 연예단을 조직하기 위해 유명인들을 대거 해병대로 받아들였다.
그 당시 국민들을 열광시켰던 대중가수 도미, 박경원, 남백송, 백야송, 윤일로 등과 코미디언 임희춘 등 쟁쟁하던 연예인들 10여 명이 해병 121기부터 123기 사이의 동기가 되었다.
이한영 전우는 입대 당시 태권도 3단이었다.
1961년 당시 군대에서 최초로 태권도 교육이 시작되었는데, 교관이 초단에 불과했을 때 훈련병 이한영 전우는 공인 3단의 고수였던 것이다.
훈련소는 그를 교관으로 발탁, 태권도 교육을 맡겼고 교육이 끝나자 헌병으로 발탁되어 제대할 때까지 헌병으로 있었다.
이한영 전우는 지금까지 50여 년의 사회생활을 자신의 입맛대로 살아온 행운의 인생을 살아왔다.
제대하자 곧바로 인천 동양화학에 입사했는데 다음날 납품업자들이 줄을 섰더란다.
‘왜 그런가?’ 알아보니 자신이 공장 건설의 자재 구매 담당이었다는 것이다.
매일 돈 봉투가 쌓이니 “이러다간 제 명대로 못 살겠구나….” 생각되어 회사를 그만두고 국방위원장 수양아들 당시 친했던 김재춘 당시 중정부장 관사를 찾았단다.
청년이 중정부장을 만난다니 밑에서 들어줄 리가 없었다.
수차례 찾아갔지만 안 되기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 “부장님께 꼭 전해주시오.” 부탁하자 잠시 후 들어오라고 하더란다.
정보부장이 마루까지 나오면서 반기며 “무엇을 원하느냐?”고 묻기에 “직장을 부탁합니다.”하여 인천외항 담당관을 맡았다.
그곳에서 10년을 근무한 후 강남구청 그린벨트담당 10년, 교통경찰 10년을 마치고 강남구청 공원녹지과를 다니다가 정년퇴직했다.
이 전우는 남들이 가기 어려운 곳만 골라 평균 10년씩 근무하다가 정년퇴직했다.
자신이 해병대라는 것을 퇴직 당시에 직장에서 알았단다.
그만큼 조용히 인생을 살았다는 증거다.
“그런데 어떻게 알게 됐느냐?”고 묻자 퇴직 무렵쯤 됐을 때 강남해병대전우회가 강남구청장실로 찾아와 격한 항의를 하더란다.
그때 이 전우가 나서서 “나, 해병 122기다. 나하고 얘기하자.”고 말하며 해결하는 과정을 본 구청 공무원들이 “역시 해병대는 다르다. 그렇게 사납던 해병대들이 선배가 나타나니까 조용해지더라.”며 이 전우를 다시 평가했다는 것이다.
물론 해병대의 충성심과 복종심도 충분히 알았을 것이지만….
지금은 대전 보문고 동창회 총무를 15년째 맡고 있으며, 강남해병대전우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해병대전우신문을 창간호부터 받아보고 있는 이한영 전우는 ‘신문을 통해서 해병대 소식을 보고 있는 것이 낙’이라며 신문사가 건강해야 해병대위상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덕담을 하며 기자의 손을 꼭 잡아줬다.

신동설 발행인  sds155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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