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3·4기생들은 83세부터 90세 전후까지의 연령대로 분포되어 있다. 그 이유는 6·25전쟁 당시17살이었던 중학생, 고등학교 1학년생들이 자원해 입대할 때 그들의 선생님이었던 교사들도 함께 지원을 했었기 때문이다. 현재 그들은 6·25전쟁이 발발한지 65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동기애와 전우애로 끈끈하게 뭉쳐있다. 이것이 해병대의 역사이고, 뿌리이다. 이번 제주도 특집을 취재하면서 해병 3·4기 동기회를 탐방하는 시간을 가졌다. 살아 있는 전쟁의 역사인 그들의 생생한 육성을 듣고 기록으로 옮기고자 하는 것이다. 이 뜻 깊은 취재를 통해 해병 3·4기가 영원히 기억되기를 바란다.

□ 송치선 해병 3·4기 동기회장
3·4기 해병대가 만들어진지 65년이 흘렀다.
65년 전의 제주도는 한반도 최남단의 섬으로 30만 명 이하의 인구가 사는 열악한 곳이었다.
제주도민 전체가 4.3사건으로 죽임을 당하며 힘들어 하고 있을 때인 1949년 12월 29일 소수의 해병대가 제주도로 들어왔다.
4.3사건 토벌대로 들어왔는데 6개월 만에 6·25가 났다.
“나라가 어렵다. 제주도에서 나라 살리는데 협조 합시다”는 구호가 나부끼고 있었다.
우리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중학생, 선생, 공무원, 청년들이 자원하여 입대한 사람이 3,000명의 해병 3·4기생이 된 것이다.
인구 30만도 안 되는 작은 섬에서 지식청년 3,000명이면 대단한 것이다.
우국충정이 강한 도민이었다.
4.3사건으로 제주도민들이 빨갱이가 됐다는 수치를 만회하기 위해 우리들은 제주시 산지항에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출정의 깃발을 올리고 출항한 날이 1950년 9월 1일이고, 그날을 기념하여 ‘제주특별자치도 해병대의 날’이 된 것이다.
3·4기생들 3,00명은 일개 연대 병력의 규모가 되어 도솔산전투에서 승리하여 무적해병 상승해병의 전통을 과 역사를 만든 것이다.
그 후부터 제주도의 위상이 높아졌다.

□ 김동학 직전회장
입대 동기는 중4년 때 6·25가 나자 신문은 연일보도 ‘서울은 적들의 손에 넘어갔다’, ‘혈서로 지원하는 애국청년들이 많다’ 등 연일 대서특필로 보도했다.
1950년 8월 5일, 우리도 그대로 있을 수 없다고 결의하고 한림중학교 125명이 지원 입대했다.
내가 그때 17살 때였다. 총이 없어서 훈련 못 받은 채 5대대 독립대대로 배속됐다.
당시 소대 선임하사가 우태영 선배였고, 지휘관은 11대 사령관이 되신 이동영 소대장이었다.
진해에서 1주일 군사훈련을 받고 전투에 투입되었다.

□ 양봉휴 부회장
기억이 희미하다. 김성은부대에 배속되어 진해에서 1, 2기가 빠져나가고 대신 배치되어 제2진으로 인천상륙작전에 투입된 후 서울탈환작전, 한강도하작전을 한 후 시내로 진입하는데 탱크 체인에 깔린 시체는 찾을 수 없고 피와 머리카락만 있었다.
가장 치열했던 전투는 장단지구전투였고 죽을 뻔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 김영환 전 회장
직전회장이다. 무공수훈자회 고문이다.
장학관과 교장으로 평생 교직에 있었다.
하사로 제대했으며 도솔산전투에서 오정근 9중대장의 휘하에 있었다가 나중에 강복구 중대장으로 교체됐는데, 그분도 그곳에서 전상을 입었다.
해병대 전사에 나오는 5대 작전은 모두 참가했다.

□ 김형근 부회장 
20년 동안 해병대전우회를 위해 무보수로 행정 업무를 해왔다.
전국에서 해병대전우회가 제일 먼저 생긴 곳이 제주도다. 그 당시 사무국장을 맡았었다.
3·4기 창립멤버였고 제주 해병혼탑 건립 멤버로 일했다.
입대 동기는 오현 중4년 때 6·25가 나서 130명이 돌격대 조직했다.
4학년 이상이 1개 대대를 만들어 육군 2연대로 갈려고 했으나 신현준 계엄사령관의 명령으로 해병대로 들어왔다.
입대 후 1대대 수색대에 배속되어 전쟁을 치렀다.
나이가 들어 전우회 활동을 하면서 4명의 회장을 보좌해서 일했다.
내가 살아있는 한 봉사한다는 일념으로 살고 있다.
회비 면제해준다고 해도 나는 거절했다.
내 것은 내가 내면서 일하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박영찬 부회장
1941년엔 초등 1년, 1947년엔 중1년이었다.
1948년 제주4.3사건이 났을 때가 중3때였고, 조금 있다가 6·25전쟁이 났다.
9월 1일부터 고1이 되는데 4학년 때인 8월 31일 입대했다.
결국은 고등학교 1학년에 올라가는 날에 출정한 것이다.
일정하에서 어렸을 때는 “너 커서 뭐가 될 것이냐?”, “천황폐하를 위해 탱크 몰고 미·영 전쟁에 나가 부수겠다”고 외었다.
4.3사건이 났을 때는 “남로당 죽여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교육을 받았으니 6·25전쟁이 나니까 아무 거리낌 없이 나라를 위해서 나갈 수 있었다.
힘들었던 전투는 연희고지에서 전투였다.
2박 3일간의 전투에서 적들이 시꺼멓게 타서 서서 죽은 모습을 보았다.
경기도청 수색할 때 그을음이 쌓여있었다.
그동안 낙농목장을 25년간 했다.
70세 때 그만두고 지금은 컴퓨터를 배워 노년의 고독함을 잊으려 한다.

□ 현애순 여해병회 총무
성산수산중학교 3년 때 여학생 3명이 여해병으로 입대했다.
훈련소에서 각개전투, M1소총, 칼빈총을 분해할 수 있는 훈련을 받았다.
여해병이 더 지독하게 훈련을 받았다.
지금도 각개전투를 하라면 할 수 있다.

□ 고순덕 여해병 회장
여해병 126명 중에서 53명이 생존했고 지금 제주도에 42명이 있다.
노령으로 거동이 불편해서 방에서 나오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당시 선생님들도 여해병으로 같이 나갔는데 동기생이지만 지금은 언니라고 부르고 있다.
김경숙 언니가 89세로 제일 많다.
6·25전쟁이 나자 아버님이 “오빠들과 같이 여자도 군에 간다”고 말씀했다.
군에 갈 때 아버지가 “군대는 죽어서 오는 곳이야” 하던 말씀이 지금도 생생하다.

□ 김석진 감사(86세, 직전회장)
4.3당시 군속으로 있었다가 1개 중대가 전멸하는 바람에 집으로 왔다.
당시 “100호에 한 사람씩 지원하라”고 하여 동네가 600호여서 6명이 출정했다.
6·25 첫 출정할 때 북제주 몽슬포에서 영제 99식 소총을 수령하고 배에 올랐다.
북으로 쳐 올라가서 작전 중 중공군 대공세 때 명산전투에서 파편 12개가 아직도 몸에 박혔다.
사는 데는 지장이 없으나 빼려고 하니까 뼈에 박혀서 못 뺀다고 했다.

(왼쪽 앞부터 시계 방향으로) 현애순 여해병 총무, 고순덕 여해병 회장, 김석진 감사, 송치선 회장, 김동학 직전회장, 양봉휴 부회장, 김형근 상임고문, 박영찬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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