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수

▲ 홍종수
여기서 저 곳(격전지)의 그 현장이 내 눈에 보인다. 눈이 30cm정도 꽁꽁 얼어있는데 간신히 지뢰밭을 통과하여 밤새도록 올라갔는데도 목적지가 안 보였다. ‘여기서 죽으나 정상에서 죽으나 같다 그러니 올라가자’고 끝까지 올라갔다.

김상택

▲ 김상택
그 당시는 도솔산인 줄도 모르고 전투했는데 이제야 내가 그 도솔산에 온 것이다. 진해에서 수송기를 타고 한시간만에 도솔산에 내리자마자 철모와 무기를 지급받고 나니 한 시간전에 떠났던 윤화섭이가 벌써 부상당해서 내려오고 있는데 “김상택이, 너 몸 조심 해라”고 당부하는 것이 눈에 선하다. 진해에서 100명씩 타는 수송기에 타는데 나는 102번째라 다음번으로 타야했고 윤화섭이는 한 시간 전에 수송기로 날아온 동기생이었다.

김영호

▲ 김영호
이북에서 와서 고향 가는 것 밖에 생각이 안 났다. 진남포에 가족이 다 있는데 나 혼자만 월남해서 혈혈단신이 됐다. 지금도 자나 깨나 고향 가는 생각만 한다. 내 나이 89센데 언제 갈지 모르겠다.

김사준

▲ 김사준
뭐니 뭐니 해도 연고도 없이 총각으로 전사한 70명의 동기생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점점 희미해지는 기억 속에 그들을 생각하면서 세월이 이렇게 빨리 지나갈 줄 몰랐다. 나는 공직에 있다가 사업을 하고 있는데 내가 사는 삶의 연결선상에 항상 도솔산지구전투가 헛되 않았음을 생각하곤 한다. 그날의 생사를 건 사투가 일생동안 나를 정신적으로 지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형근

▲ 김현근
펀치볼에 왔다는 것이 감개무량하다. 저기 저 아래 동네에 물레방아가 있었고 노파가 한 분 살았다. 소 한 마리를 길렀는데 소를 사자고 돈을 주니 받지 않았다. 그래서 인민군 돈을 주니까 팔았다. 해가 쨍쨍 비치는 그 구름 밑에서 비가 왔다. 여름철이었는데 얼마나 추웠는지 몰랐다. 그때가 나이 17살이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감개가 무량할 뿐이다.

윤응엽

▲ 윤응엽
나는 김일성고지전투만 했다. 거기서 수색작전만 했었다. 여기 와 보니 옛날 생각이 들며 ‘내가 여기서 수색작전을 했구나!’ 하고 감회가 든다. 인민군과 몇 차례 교전 하면서 동기생 몇 명이 전사했다. 이름이 생각 안 나는 가장 가깝던 친구가 여기서 죽었다. 나는 중3때 소년병으로 입대해서 들어 왔기에 가장 나이가 어렸다. 지금 84세다.

박동규

▲ 박동규
밤에 백병전 할 때와 전우들이 부상당해 내려갈 때와 총탄이 날아오는데 “앞으로 가라” 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 나는 월남전 때 비둘기 제1차 해병대 원정군 지휘관으로 갔었던 장교 출신이다. 해병 7기로 입대하여 장교가 되었고 16년간 군 생활을 마치고 중령으로 예편했다.

차수정(6.25참전유공자회 부회장, 예 해병대소장)

▲ 차수정(6·25참전유공자회 부회장, 예·해병대소장)
나는 연천 장단지구 소대장이었다. 박동규와는 무학초등학교 동창생이다. 나는 7기생들이 도솔산에서 교전 중이었을 때 훈련소에 있었다. 무적해병신화를 창조한 도솔산지구전투 참전자가 아니지만 이곳을 와보니 감개무량하다. 그리고 노병들이 이곳에 찾아온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고 6·25참전유공자 입장에서 이곳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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