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해병 97기) 재미중가주해병대전우회장은 1987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김명수 회장(1940년생) 해병 97기 재미중가주해병대전우회장 중가주애국선열추모위원회장 대한민국 국회의장상 수상(강창희, 2014년)

처음에는 언어도 통하지 않고, 문화도 낯선 곳이라 힘들고 어려운 일이 많았다.
김 회장은 청소부로 일을 하며 미국 생활을 처음 시작했다.
그러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강한 해병대정신의 소유자 김 회장은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고 이끌어야 한다는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나갔다.
생전 처음 해보는 옷 장사, 잡화 장사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어려움을 돌파해 나가며 인생 승리의 고지를 점령했다.
그 뿐 아니라 해병대전우 이주자들을 돌보기도 하고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따뜻한 전우애를 발휘하기도 했다.

묘소 참배자들을 위해 전우회가 설치한 아리랑 쉼터

더 나아가 자신을 나아준 조국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알려 교민 사회에 나라사랑정신을 함양하는데도 앞장서게 했다.
김명수 노병의 국가관과 서번트 리더십이 알려지자 그를 따르는 해병대전우들은 그가 재미중가주해병대전우회장을 맡아 더 많은 일들을 하길 원했다.
1992년 2월 김 회장은 우연히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들리(Reedley)라는 곳을 방문하게 됐다.
그리고 그 지역의 공원묘지에 연고가 없는 한국인 이민 1세들의 묘소가 산재해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됐다.
김 회장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공원묘지를 방문했다.
묘소를 찾아 한글로 새겨진 비석들을 본 김 회장은 가슴이 뭉클해졌다.
이곳을 누가 관리하는지 알아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김 회장은 관리 사무실에서 묘소의 명단을 확인해 많은 이민 선조들이 이곳에 영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묘소에 헌화 봉사하는 전우회원들

이들은 미국으로 이주해 온 뒤 무더운 날씨 속에서 땀 흘려 번 돈으로 매달 독립 운동 자금으로 보냈던 진정한 애국자들이었던 것이다.
그들이 낸 기금이 독립운동 자금의 60%가량을 충당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김 회장은 지역 해병대전우회원들과 함께 3차례에 걸쳐 공원묘지 현지를 답사했다.
그리고 전우들과 의논 끝에 1년에 두 번 추모식을 올리기로 결정하고 그해(1992년)부터 현재까지 메모리얼 데이와 광복절에 추모식과 광복절 기념식을 거행하고 있다.
또한 이민사에 관심을 갖고 여러 자료를 조사하면서 추모 행사의 홍보와 유적지 보존 및 옛 선조들의 역사를 밝히기 위해 노력했다.
김 회장은 로스앤젤리스(LA) 전우들에 이 일을 알리고 논의를 함께 하며, 전우들이 서로 협조하고 힘을 합쳐 행사를 진행했다.
이후 이 사실은 국내외로 알려져 이민 역사 연구가들이 이곳에 들러 사실 관계를 조사해 가기도 했고, 한국의 독립기념관에서도 이곳을 방문해 김 회장에게 조언을 구하며 해외 독립 유적지 6군데를 지정한 정부 발간 책을 내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이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기까지 많은 전우들의 협조가 있었다”며 “특히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열성껏 일해 온 재미중가주해병대전우회전우회 이문석 수석부회장과 묵묵히 땀 흘린 모든 전우회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공원묘지의 애국지사 묘소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전우회와 함께 자비로 부담하며 담당하고 있다.

전우회 사무실에서 방문객들에게 이민 역사를 설명하는 김명수 회장

메모리얼 데이와 광복절에는 각 묘소에 헌화 및 태극기와 성조기를 설치하고 있으며, 묘소 참배자들을 위해 대리석 의자를 설치한 아리랑 쉼터 11개소를 만들었다.
대리석 의자에는 태극기, 해병대 마크, 우리나라 지도뿐 아니라 애국가, 아리랑, 봉선화, 광복절 노래, 고향생각 등 일제강점기 시절 선조들의 가슴에 담겼던 노랫말들을 새겨 놓았다.
아리랑 쉼터는 해병대전우들뿐 아니라 지역 교민들에게 휴식터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리들리 박물관에 민속관을 설치해 2001년부터 6년 동안 우리 민속품들을 전시하며 한국 문화를 홍보하기도 했다.
지난 2003년에는 이민 100주년 기념식과 100주년 기념 사진전을 ‘그 후 100년’이란 제목으로 열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이 공원묘지는 대한민국 역사 속에 가려진 독립 영웅들이 묻힌 곳인 만큼 반드시 오래도록 기억되어야 할 곳”이라며 “경건한 마음으로 머리 숙여 그들을 위로하고 참배하는 추모식은 우리 전우회의 영원한 사업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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