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리직 전투를 증언하는 해병 2기생 원로들<앞줄 좌측부터> 윤주성 사무국장, 권영수 동기회장, 신현우, 정희용<뒷줄 좌측부터> 김성배, 신연철, 안재두, 최정호, 허영철                               사진 = 박흥배 보도국장

1949년 4월 15일 해병대가 창설된 지 1년 후에 제주도에 주둔하여 4·3사건 후 민심수습과 한라산 공비 토벌작전을 수행하던 중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불법남침으로 제주도에서 3·4기 학도병을 모집, 1개 연대로 편성하여 인천상륙작전을 비롯하여 서울 수복작전을 수행했다.
그 이전 8월에는 김성은부대가 진동리지구작전과 통영상륙작전을 수행하면서 북한이 의도했던 부산 공략을 분쇄하였고, 마가릿 히킨스 미 종군기자가 ‘귀신 잡는 해병대’라고 타전하면서 대한민국 해병대의 위용이 세계만방에 알려졌다.
해병 2기생들에게 진동리지구전투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신동설 발행인】

■ 6·25전쟁 최초의 전사자 강덕호 해병 2기생
우리들 2기생들만 진동리지구전투에 참전했습니다. 2·3·7중대가 참전했어요.
그 당시 해병대 병력이라곤 1·2기생 합해서 900여명이었는데 2기생들이 참전한 겁니다.
강덕호 동기는 마포에 살다가 해병대에 들어왔어요. 덕호는 30미리 기관포 사수였습니다.
어머니는 마포시장에서 노점상을 하셨고, 여동생이 있었는데 그 여동생이 어머니를 모시고 있었답니다.
덕호는 돈만 생기면 어머니와 여동생에게 뭘 사주겠다고 쓰지 않았어요.
진동리지구전투 직전에 마산 인근에 주둔했던 미 통신대가 인민군들의 습격을 받아 12명의 미군들이 칼로 난자당하는 일이 있었어요.
그놈들은 총을 안 쓰고 대검으로만 기습했던 겁니다.
우리 해병대가 그놈들을 향해 공격을 했지요.
그날 안개가 자욱해서 사계가 잘 안 보일 때였어요.
우리는 통신대를 재탈환하고 주위를 살펴보는데 미군들이 손을 들고 살려달라고 하더군요.
“We KMC" 하니까 벌떡 일어나서 다리를 붙들고 울더군요.
그때 인민군 수색대가 도망가면서 저격수가 기관포 사수인 강덕호 동기를 조준 사격하는 바람에 첫 번째 전사자가 됐습니다.

■ 최고의 지휘관 김성은 부대장
뭐니 뭐니 해도 최고의 지휘관은 김성은 부대장이었어요. 그분이 맡았던 작전은 백전백승이었습니다.
김성은 부대장님에게는 뭔가 있었던 같았습니다. 저희들이 지휘관을 잘 만났지요.
(김성은 장군 회고록에서 보면 작전이 있을 때는 하나님에게 승리하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다고 했다.)

■ 진동리지구전투에서 총상 당한 신영철 노병
나는 30미리 기관포 사수였습니다.
그날 진동리로 진격하라는 명령을 받고 무거운 장비를 들고 반나절쯤 걸려서 올라갔습니다.
진주서 후퇴하여 오니까 김성은 부대장이 2천 원씩 나눠주며 마음대로 먹으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3명이 합하여 6천 원을 들고 술 한 잔 먹으려고 막 시작하는데 헌병들이 마이크를 들고 시내를 다니면서 “해병대는 즉시 원대 복귀하라”고 방송하는 겁니다.
그렇게 출동을 해서 통영으로 다시 들어간 겁니다.
김광식 2중대장(대위)이 앞서고 이병문 소대장(소위)이 뒤에서 오면서 (진동리로) 쉬면서 가다가 “여기에 자리 잡아라”고 하더군요.
그분들이 아마 그곳이 지리적으로 요충지임을 알고 눈독을 드렸던 것 같았어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대낮에 인민군들의 행렬이 내려오는 겁니다.
그냥 갈겨 댔지요. 그러다가 내 옆구리에 총상을 입었어요.
죽지 않으려고 그냥 달려서 뛰어 내려오는데 언덕과 낭떠러지에서 구르면서 어떻게 내려왔는지 모르겠는데 5분도 안 걸린 것 같았어요.

■ 해병대 전통 세워간 해병 2기생
해병 2기는 해군 14기생으로 입대하여 훈련소에서 대기상태에서 육전대(해병대)로 지원했습니다.
1차 지원자 439명이 제2중대·제3중대·제6중대로 편성되어 훈련을 받던 중 2개월 후 제7중대 병력이 추가로 편성된 것이지요.
현재 살아있는 회원이 34명인데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10여 명 정도 됩니다.
우리 동기생 중 신현우 동기가 태극무공훈장 다음인 을지무공훈장을 받았습니다.
우리 2기생들 80%가 현재 국립묘지에 묻혀 있습니다.
조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쳐 희생한 동기들을 추모하며, 동시에 ‘귀신 잡는 해병대’ 전통을 만들어 냈기에 자랑스럽습니다.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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