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구(해병 5기) 노병

경기 남양주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는 이현구(해병 5기) 노병을 찾아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봤다.
남양주에서 태어난 이현구 노병은 6·25전쟁으로 학교들이 모두 휴교를 해 학업을 할 수 없게 되자, 1950년 12월 20일 20세의 나이에 해병 5기로 지원 입대했다.
그 당시는 전쟁 중이라 경남 진해 경화국민학교(초등학교)에서 일주일간의 교육훈련을 받은 뒤 해병대 제1연대 3대대 9중대(중대장 강복구) 소총수로 배치되어, 1951년 1월 진해항에서 LST 상륙함을 타고 영덕 강구항으로 상륙하여 바로 전선으로 투입하게 됐다.

■ 해병대원으로 6·25전쟁 참전
부대는 울진·삼척·대관령에서 홍천 가리산으로 이동했다.
적은 대부분 38도선을 넘어 이북으로 도주했으나, 이때까지 도망치지 못한 인민군 제6사단 본부가 점령하고 있는 781고지를 재공격하기 시작했다.
적은 완강히 저항하였으나 제3대대는 격전을 거듭하면서 적병 22명을 사살하고 1명을 생포하며 동고지를 완전히 점령했다.
이 노병은 “신병으로 처음 전투에 참여하다 보니 어떻게 전투를 했는지도 모르게 지나간 것 같다”고 했다.
다음 전투로 1951년 6월 4일부터 20일까지 17일간 공산군이 고지 점령을 위해 이 일대를 점령하고 있는 미 제2사단을 압박했고, 미군은 이를 막지 못하고 후퇴했다.
미군을 대체하여 해병대 제1연대는 도솔산지구 공격을 감행했으나, 북한군의 반격이 완강하였고, 지형적으로 불리한 해병대는 유엔군의 포격지원과 공군지원을 받아가면서 일진일퇴 공방전을 전개했다.
결국 국군은 6월 19일 해병대를 중심으로 돌격작전을 감행하였고, 밤을 틈탄 돌격전과 육박전이 성공하여 승리를 거두었다.
이 전투로 우리 해병대는 ‘무적해병’이라는 휘호를 얻게 되었다.
중동부전선에서 서부전선으로 이동한 해병대는 장단·사천강지구전투에 투입됐다.
장단·사천강지구 전투는 6·25전쟁 당시 우리 해병대가 1952년 3월 17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1년 4개월 동안 중공군의 공세로부터 수도 서울을 지켜낸 빛나는 전투다.
해병대는 이 전투에서 776명이 전사하고 3,214명이 부상을 당했지만, 중공군에게 전사 14,017명, 부상 11,011명이라는 참패를 안겼다.
이 노병은 휴전 1개월 전 1953년 6월에 하사관 교류로 인해 전방에서 후방 진해 신병교육대로 전출되어 신병훈련교관으로 병 30기부터 74기까지 교육을 담당하다가 1957년 7월 23일 6년 7개월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하사로 전역했다.

■ 충실한 공직수행·봉사활동에 전념한 삶
전역 후 1958년 남양주에 있는 경기도 도유림사업소에서 6급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양주군청 산림과, 남양주 식수계장을 거쳐 가평군 식수계장 5급으로 27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1985년 4월 10일 정년퇴직을 하였다.
퇴직 후 가평에서 노인회 사무국장, 문화원 사무국장을 하다가 고향인 남양주로 이사 와서 남양주시해병대전우회 고문, 재향군인회 고문, 6·25참전유공자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불우한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남양주전우회 한 개 분회에 10만 원씩 7개 분회에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국에서 하는 해병대 기념행사 및 전승행사에 모두 참석을 하고 있다는 이 노병은 “5기 동기생 모임에도 참석하고 해병대전우회 발전을 위해 끝까지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해병대전우회가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전우회가 생기면서 봉사활동을 하므로 전국 어디서나 환영받는 전우회가 된 것이 해병대 선배로서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 노병은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으로 해병대 명예와 전통을 위해 정의롭게 위상을 높이는 데 매진해주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는 젊은 후배들이 전우회를 이끌어 나가 힘 있고 활기찬 전우회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해병대정신으로 가정 이끌어…
부인과 3남 2녀를 두고 있는 이 노병은 공직생활을 하면서 자식들에게 돈은 물려주지 못해도 공부는 시켜야 한다는 개념을 가지고 자식들을 잘 키워 지금 큰아들은 경찰공무원으로 퇴직을 하고 봉사단체인 ‘사랑 터’ 이사장을 하고 있으며, 둘째아들은 미국에 거주, 셋째아들은 금융업에 근무하고, 딸도 미국에 거주, 손자는 이지형(해병 916기) 해병대 출신으로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지금은 국방부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현구 노병의 일가는 해병대정신을 이어 받아 국가를 위해 일하는 공무원 가족으로 나라사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글 . 사진 = [박흥배 보도국장]

박흥배 기자  phb74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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