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 시절 속옷에 단독군장을 한 채 교육훈련 받는 모습

피 끓는 20대 젊은 나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팔각모와 빨간 명찰이 좋아서 군대 중의 군대인 해병대를 선택한 이들이 있었다.
해병대장교가 되기 위해 해병대사관후보생 제40기로 입대한 이들은 1967년 10월 23일 경남 진해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 세상에서 가장 매섭고 혹독한 교육과 지옥훈련을 이수하고 1968년 2월 10일 82명이 해병대소위로 임관했다.
같은 해 후반기에는 1차로 월남전 파병 이후 1972년 동기생 1차 전역 시까지 가는 곳마다 신화를 남긴 해병대장교로서 위용을 떨치다가, 1991년 동기생(대령)을 마지막으로 전원이 전역했다.
전역 후에는 산업일꾼으로 젊음을 바치며 “하면 된다”, “안 되면 될 때까지”의 신념으로 조국 근대화의 선봉장으로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다.
임관 동기는 82명 중 먼저 전사 및 작고한 동기생이 18명이며, 2명은 울진·삼척 무장공비 토벌작전과 월남 베리아작전 중 전사하고, 또 2명은 1사단과 2사단에서 군 복무 중 순직하였으며, 14명은 사고 및 지병으로 작고하고, 연락 안 되는 동기 16명 이외 현재는 48명이 동기회 회원으로 되어 있다.
해병대사관 40기 동기회는 회장 이성재, 부회장 류종해·박종선·서정원·안병순·이정신·이정휴·전덕구, 감사 김광운, 사무총장 이도성이 회장단으로 구성되어 동기회를 이끌어 가고 있다.
해병대사관 40기생들은 2018년 2월 10일 해병대장교로서 임관한 지 50주년을 맞았다.

■ 해병대장교가 되기까지
흔히 자신들의 기수가 제일 힘들게 교육훈련 과정을 겪었다고 하겠지만, 1967년의 겨울은 혹독한 한파 속에서 훈련 중 손톱이 갈라져 피가 나고 귀가 얼어 염증이 생기는 등 고통이 말할 수 없었다.
땀을 많이 흘리면 피를 적게 흘린다는 중대장의 구호 아래 교육훈련은 날이 갈수록 훈련의 강도는 높아졌다.
이는 적과 싸우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기량확보와 필승의 신념을 고양시키기 위함이었다.
훈련 과정에서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매일 밤 실시되는 특수훈련이 시작된 때였다.
그런데 이날은 어느 날보다 혹독한 한파 속에 칼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이었다.
자정이 넘어 피곤함에 지친 몸으로 곤히 잠든 시간에 팬티만 입고 철모, 탄띠, 착용하고 소총 메고 선착순 집합이란 소리가 들렸다.
자다 말고 추운 날씨에 집합한 우리 중 누군가 “붙어, 붙어”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사관후보생들의 눈은 한 동기에게 향하고 있었다.
그는 얼마나 급했는지 팬티를 입지 않고 나체의 몸으로 허리에 탄띠만 찬 채 정렬했던 것이다.

■ 죽고자 하면 반드시 살 것
그 후보생을 발견한 구대장이 “들어가서 팬티 입고 나와!”라는 불호령이 떨어졌고, 후보생들은 이제 단체 기합 받을 것이 걱정되어 숨소리조차 내지 못했던 웃지 못 할 일이었다.
이때 구대장의 “번호!”라는 호령이 떨어지고 “(몇 번 이하는) 앞으로 나와!”라고 했다.
앞으로 나온 후보생들은 엉덩이가 불이 나고 기합을 받게 되는데, 이는 임전무퇴의 정신력을 배양시키고 사즉필생으로 ‘죽고자 생각하면 반드시 살 것이라’는 각오로 교육훈련 과정을 이수하였던 것은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었다.
사관후보생의 계급장은 속이 비어있고 구멍 뚫린 소위 계급장을 달고 훈련을 받았다.
계급장은 피와 찌든 땀으로 얼룩지고 다져진 소금으로 구멍을 메우고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자만이 소위 계급장이 주어졌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젊은이들을 해병대장교로 만들기 위해 온갖 정성을 기울여준 중대장 김갑상 대위, 제1구대장 정용식 중위, 제2구대장 김영조 중위, 제3구대장 김영수 중위 등 이들이야말로 후보생들을 대한민국 해병대장교로 만들어준 공헌자들이었다.

■ 죽음으로 무장공비 격멸
구정부 동기생은 수색중대 소대장으로 근무 중 울진·삼척 지역에 무장공비가 침투하였다는 소식을 접하고 작전 투입되었다.
해병대 중에서도 주·야간 특수교육훈련을 다른 부대보다 더 많이 소화하는 수색대원이라 사기는 대단했다.
무장공비들은 유리한 지역을 선점하고 사계가 양호한 지점에 비트를 구축하고 산 정상으로 포위망을 좁혀 공격해 오는 수색 중대를 관찰하고, 탐색 작전을 지휘 통솔하던 소대장은 적의 저격수에게 목표가 되어 수발의 총성과 교전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 구정부 중위는 1968년 12월 20일 적의 총탄을 맞고 전사하였으나 적의 은거지를 발견하여 일망타진하게 되었다.
최초로 동기를 잃은 비운의 소식은 40기로 하여금 국가방위에 대한 투철함을 고취 시키는 계기를 만들었고, 젊은 꽃다운 나이에 전사하여 안타까웠고, 슬픔은 말할 수 없었다.

월남전에 소대장으로 참전한 소대장들

■ 자유와 세계평화 수호 위해 파월장병 되다
넘치는 기백으로 소부대 지휘관으로 역량을 쌓을 때 자유수호와 세계평화를 위해 1968년 10월에는 동기생 1차 월남파병이 시작되었다.
해병대 청룡부대의 일원으로 무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 월남 현지에 도착한 동기생들은 전쟁터에 온 것이 마음에 부담은 되었지만, 월남전 교육대에서 배운 전술을 바탕으로 즉각 현지교육을 답습하고 전투에 임했다.
주로 매복과 야간 기습공격을 감행하는 적들에게 대한민국 해병대의 강력한 정신력을 기반으로 전투마다 전승을 하는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1969년 11월 25일 양승수 동기가 베리아 전투에서 전사하게 됐다.
동기생들은 머나먼 이국땅에서 목숨을 달리한 양승수 동기를 평생 잊지 못할 전우애로 마음에 묻고 살아왔다. 지금부터 50년 전의 일이다.

■ 산업일꾼으로 경제발전에 기여
1972년 위관장교 시절 1차로 대부분의 동기가 전역했으며, 자기들의 전공을 찾아 대한민국의 산업일꾼으로서 해병대에서 배운 단결력·인내심·철두철미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정해진 목표를 향해 반드시 해내야 하고 ‘안 되면 될 때까지 한다’는 의지로 세상과 싸워 이겼다.
그 당시 불모지였던 석유화학공업·제철 공단·자동차산업 등에 진출하여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온갖 지혜와 시식을 동원하여 극복하고, 해병대 장교로서의 기풍을 잃지 않으면서 후회 없는 삶을 살아 오늘날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 산업일꾼으로 일익을 담당하였다.

■ 동기회 창립과 역사
제40기 동기들은 전역한 동기와 군에 몸담아있는 동기들이 주관이 되어 1979년 해병대사관 총동기회(청룡회)를 창립, 모임을 했고, 1980년 2월 10일 해병대사관 제40기 동기회를 결성했다.
1985년 해병대장교 가족명부를 발간을 주도, 최초의 해병대장교 명부를 만들었다.
1988년에는 임관 20주년 기념행사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졌으며, 1998년 1월에는 해병대사령부와 해병대 2사단을 방문하고, 2월 10일에는 해군회관(현 해군호텔)에서 임관 30주년 기념행사를 했다.
2006년에 해병대 청사포럼 창립을 주도했고, 2008년에 임관 40주년 기념행사를 서울 가든호텔에서 했으며, 올해 2월 10일 오후 임관 50주년 행사를 많은 동기가 참석한 가운데 명동 동보성에서 성대하게 열었다.

3차 사전행사 현충원 참배

2차 사전행사 강화제적평화전망대 방문

1차 사전행사 해병대장교 명예탑 방문

■ 임관 50주년 기념 사전행사
2018년 2월 10일 해병대사관 40기 소위 임관 50주년 기념행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행사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2017년 8월 1차 회의 이후 매월 1회씩 모여 행사 규모 및 절차 등의 계획을 세웠다.
본 행사를 뜻 깊게 하려고 본 행사 전에 식전행사를 1·2·3차로 나눠 동기회와 가족들이 1차 운영위원 전국순회 및 동기생 해병대장교 명예탑 방문, 2차 강화도 758OP 탐방 및 석모도 방문, 3차 국립서울현충원과 국립대전현충원에 참배 순으로 진행했다.

① 1차 운영위원 전국순회 및 해병대 장교 명예탑 방문
해병대사관 40기 동기회는 분기별로 1회 정례모임을 실시한다.
그러나 모임의 활성화를 위해 간혹 지방에서도 모이기도 했지만 대체로 서울에서 개최된다.
이러다 보니 자연히 수도권 외에 거주하는 동기들이 정례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운영위원들이 지역별로 나누어 찾아가도록 하여 지방에 있는 동기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 보람 있는 전국순회가 되었다.
해병대 교육훈련단의 장교 명예탑에는 16,716명의 명판이 설치되어 있다.
선배님들의 고귀한 해병대정신을 기리고 후배 장교들에게 책임과 희생정신을 심어주는 미래의 해병대를 향한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장소가 될 것이며, 해병대장교 명예탑은 해병대 전통과 명예를 계승 발전시키고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의 지표가 될 것이다.

② 2차 강화도 758OP 및 제적봉 평화전망대 탐방 및 석모도 방문
강화도 758OP 및 제적봉 평화전망대는 몇 년 전부터 강화군에서 일반인에게 안보교육 차원에서 초소 3층을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OP 앞 석탑에는 제적봉(制赤峰) 평화전망대라고 쓰여 있다.
제할제에 붉을적으로 북괴군을 궤멸시켜 버리라는 뜻으로 故 박정희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붉은 무리를 해병대가 박살내 제압하라는 뜻이다.
운영위원들은 해병대 2사단 정보처에 758OP장의 브리핑 허가를 받고 제적봉의 행정구역, 북측과의 거리 등의 설명을 듣고 동행한 가족들은 안보견학 효과가 기대치 이상이었다고 했다.
석모도는 석모대교 개통으로 자동차로 진입이 가능한 곳으로 보문사가 유명하며 해병대 부사관이 발견한 노천 온천수는 미네랄이 풍부하여 피부병에 특효라는 온천으로 유명한 곳으로, 이날은 방문객이 너무 많아 온천탕은 구경도 못 하고 족욕탕에서 발만 담그고 복귀하였다.

③ 3차 국립서울현충원 및 국립대전현충원 참배
마지막 식전행사로 먼저 세상을 떠난 동기들의 넋을 위로하는 의미에서 다른 행사보다 비중이 크고 뜻 깊은 발걸음이었다.
소위로 임관할 당시의 대통령이었던 故 박정희 대통령의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해군과 해병대장교가 묻혀있는 19묘역과 충혼당을 둘러 묵념을 하였다.
지방에 거주하는 동기들과 대전 유성스파텔에서 합류하여 대전현충원을 방문하고, 고홍식·오돈석 동기가 잠들어 있는 곳에서 박창근 동기(목사)는 “해병은 죽어서 말한다”는 조시를 낭독하여 동기들과 가족들이 감격의 눈시울을 젖게 했다.
그 외에도 장군묘역에서 역대 해병대 사령관 묘소도 참배하는 것으로 마지막 식전행사를 마무리했다. 글 = 【박흥배 보도국장】]

동기회 운영위원                                                                사진 = 【박흥배 보도국장】

박흥배 기자  phb74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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