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필자가 신문사를 개업하자, 최초로 ‘부산 158기 정순표’ 이름으로 발전을 축하하는 화분이이 배달됐다.
그 후 그는 매년 신문사에서 발행하는 달력과 다이어리를 꼭 구입했다.
3년 전에는 부인으로부터 남편이 항해 중에 연락이 왔다며 없어지기 전에 달력과 다이어리를 확보해 달라는 전갈을 하곤 했다.
금년에는 다이어리 발송 착오로 늦었더니 화를 내며 왜 안 보내느냐고 질책을 하다가 너무 수고가 많다며 미안해하기도 했다.
그만큼 신문을 사랑하고 격려해주는 감사한 사람이다.
정순표 전우는 1964년 10월 해병 158기로 입대하여 다음해 9월 청룡부대로 월남전선에 투입됐다가 늦게 귀국하는 바람에 동기생들보다 5개월을 더 복무하고 제대했다.
만약에 추가로 복무하는 그 사이에 희생됐으면 국가가 어떻게 보상해줄 것이며 국민들이 그 희생을 알아주겠는가? 생각하니 아찔해지는 순간이다.
그 시절엔 국가의 명령이면 자신을 양보했던 때였음을 지금의 젊은이들이 알아야 한다.
당시 파병 용사들에게 월남에 가면 베트콩들이 물에 독약을 타기 때문에 수통 2개를 양 옆에 차고 그 속엔 미제 맥주로 채워진다고 하여 맥주 먹는 기대가 컸다고 했다.
막상 가보니 무슨 맥주를….
이렇게 사선을 넘은 정순표 노병은 정기적으로 살포되는 고엽제를 안 당한 것이 감사하다며 해병대로 살고 있는 것에 긍지를 느끼고 있다.
그러니까 해병대전우신문에 푹 빠질 수밖에 없단다.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해병대전우신문 구독을 권유한다.
“영원한 해병이라고 말만 하지 말고 해병대 전통과 긍지를 심어주는 신문을 봐라. 소주 한 병 값밖에 안 되는데 부담도 없지 않노?” 한단다.
제대 후 평생을 항해사로 배를 타고 있단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 외국에 장기간은 안 가고 건조되는 선박 시운전 요원 항해사로 싱가포르, 대만 등 가까운 곳을 한 바퀴 도는 일만 하고 있다고 했다.
재향군인회 괴정동회장과 사하구동회 총무를 맡는 등 봉사하는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노병이다.
부산 취재 중 뒤늦게 신문에 소개하는 시초 독자를 너무 홀대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으로 작별을 했다.
손을 잡으며 식사하고 가라는 형님 같은 인정이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주었다.
정순표 노병 파이팅!

정순표 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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