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세(해병 214기) 전국동기회 추진위원장

이길세 전우는 해병 214기 전국동기회 추진위원장이다.
몇몇 동기들이 모여 “이길세가 회장해라. 아니면 총무라도 해줘라”고 하여 해병 214기 전국동기회 추진위원장을 맡았다.
이렇게 하여 모인 동기생이 42명이고 그들은 네 달에 한 번씩 모여서 친목을 도모한다.
금년 하반기 모임은 11월 5일 온양에서 만남을 가졌었다.
해병 214기 동기회는 회장, 총무 직책 대신 추진위원장 직책이 회무(會務)를 관장하고 있다.
이길세 노병은 동기회 추진위원장 외에 서울보훈유공자회 회장을 맡고 있다.
서울 광진구 상이군인 중 해병대 출신들이 노병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일이 계기가 되어 유공자회를 결성한 것이다.
지금까지 10년간 매월 만나서 식사를 하며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회원 11명이 늘그막에 서로 의지하며 노년을 지내는 조직이다.
그 외 이길세 노병이 맡은 직책이 총 11개다. 모두가 봉사직이다.
봉사를 하기란 쉽지 않은 것인데 자신이 맡은 직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이 노병은 69년 전에 서울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다니던 중 사친회비(육성회비)를 못 내자 집으로 쫒겨 오곤 했었다(그때는 모두 그랬었다).
가난했던 이길세 소년은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종로 거리를 방황하다가 조직의 꼬마로 들어가 서서히 불량소년으로 변화되었다.
이것을 본 선배가 “너는 본심이 착한 아이니까 이곳을 빠져나가서 공부를 해라”고 충고하여 신문 배달을 시키며 야간재건학교에 입학시켜주었다. 그러다 기술을 배우라고 하여 그 길로 꼬마 생활을 청산하고 철공소에 취직하여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야학(중등교육)을 다녔다.
중 1년 과정을 마쳤을 때가 나이 스물이었다.
‘군에 다녀와서 공부를 마저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1969년 5월 해병 214기로 입대하였다.
그리고 월남 청룡부대로 파월되어 매복 및 각종 작전에서 빡빡 기다가 귀국하여 만기 제대했다.
제대 후 군에 가기 전 했던 철공 일을 계속하여 30년 동안 한길을 걸어왔다.
열심히 일하며 살아온 결과 가정 경제가 안정되자 이번에는 더 힘든 일이 닥쳤다.
아들 둘을 낳았는데 1급 지체장애를 앓았던 작은 아들은 스물일곱 살 되던 해에 좋은 세상으로 떠났다.
큰아들마저 인지 능력이 부족한 2급 장애로 살고 있다. 금년 42살인데 도무지 계산 능력이 없어서 어디에 취직도 못하고 집에 있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자신들 부부의 선대가 아무 이상 없는 걸로 봐서 고엽제로 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가 고엽제 경도에서 7급을 거쳐 지금은 스텐트를 삽입해 6급2항이라는 사실이 뒷받침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법에 2세 고엽제는 단 세 가지 병명(척추이분증, 하지마비척추병변, 말초신경병) 외에는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 그 혜택을 못 받고 있다.
하지만 이길세 노병은 자신의 이름대로 세상을 이기는 법을 터득하여 실천 중이다.
자신의 여생을 남을 위해 봉사하며 마음을 다스려야겠다고 생각하자 지식을 터득하여 자격증을 따야겠다고 결심했다.
‘내 자식만 돌볼게 아니라 남의 자식들도 내가 볼보는 생을 살아야겠다.’
60살 되던 해인 2008년 성인과정 2년제 중·고등학교에 입학하여 4년 만에 고졸학위를 이수하고 2013년 12월 수능시험을 봐서 전문대학에 당당히 합격하여 전문학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리곤 다시 대학 3학년에 편입하여 현재 남서울대학 사회복지학 4학년에 재학 중이다.
“내년이면 칠십인데 공부가 잘됩니까?” 질문에 “책을 열면 알겠는데 덮으면 도무지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했다.
“동급생들이 어릴 텐데 공부하기 괜찮습니까?” 질문에는 “전문대학 때는 손주뻘 되는 동급생들이 형님 오빠 하며 따랐습니다. 대학에서는 나이 든 분들이 많이 있어서 서로 의지가 됩니다.” 이렇게 답하는 이길세 노병을 만난 기자는 저절로 존경심이 우러났다.
자신의 아픈 삶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그 운명을 남을 위한 베풂으로 살아가는 따뜻한 마음이 강함을 따뜻하게 녹이는 해병대정신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끝으로 무엇이 소원인가 묻자 “아내(김영순·65세)가 10년 이상 뒷바라지를 해주며 학교에 다니게 도와준 것이 너무 감사합니다. ‘장한 아내상’을 추천해서 상을 받게 하고픈 것이 저의 할 일인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상인군경회 서울시지부장(○○○)께서 금일봉을 주시며 위로를 해주셔서 힘이 났습니다.”고 말했다.
종로 꼬마가 오늘의 승리자가 되어 해병대로 자랑스럽게 살고 있는 것에 두 손 모아 박수를 보낸다.

■ 보고싶다 동기들아 모이자! 11월 5일 온양에서 행사를 가진 해병 214기 동기회. 관련 문의는 이길세 추진위원장(010-8251-4521)에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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