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분쟁과 관련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동아시아 국제 정세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따른 현황과 전망을 국제정치학 박사 김현기 해병대전략연구소 부소장과의 대담을 통해 분석했다.

김현기 해병대전략연구소 부소장

-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남중국해 분쟁에 따른 한반도 주변 정세를 알아보기 위해 김현기 해병대전략연구소 부소장님을 모셨습니다. 먼저 현재 남중국해 분쟁 현황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남중국해는 한국·일본·중국의 석유 수송량 약 80~90%(한국 90%) 등이 통과하는 전략적 수송로입니다.
중국이 2013년부터 남중국해에 있는 스프래틀리 제도(Spratly Islands)에서 실효적으로 점령하고 있는 7개 암초에 인공섬을 조성하기 시작함으로써 이를 미국이 중대한 도발로 간주해 대응하면서 긴장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 남중국해 분쟁에 따른 어떤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나요?

남중국해 문제는 분쟁 당사국들만의 문제뿐만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아·태 국가들의 경제 및 안보와도 직결된 사안으로 기존 해양 질서의 현상 유지에 변화를 미칠 수 있습니다.
향후 남중국해에서의 미·중 갈등과 해양영유권 분쟁이 보다 격화될 전망입니다.

- 그렇다면 현재 해양영유권 분쟁 상황은 어떻습니까?

스프래틀리 제도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이는 중국·베트남·필리핀 등이 주장하는 영해기선이 모두 겹치는 지역입니다.
중국은 남중국해 해역 거의 전부를 포괄하는 U자형 구단선(九段線)을 자국의 영해기선으로 주장하고 있으며, 베트남 또한 남중국해 상당 부분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가 주장하는 해역에 현재 분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제도(諸島)와 무인도들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스프래틀리 제도 외의 남중국해 분쟁 대상 지역도 있습니까?

파라셀 제도(Paracel Islands), 메이클즈필드 퇴(堆)(Macclesfield Bank), 스카보로 쇼울(Scarborough Shoal) 등이 있으며, 이 외에도 남중국해 북쪽에 프라타스 군도(Pratas Islands)가 있는데 해양영유권 분쟁 대상은 아니며 현재 타이완이 실효 지배하고 있습니다.

- 현재 실효 지배 현황은 어떻습니까?

메이클즈필드 퇴는 중국이 실효 점령하고 있고, 스카보로 쇼울은 필리핀이 실효 지배하고 있었으나 2012년 중국이 무력으로 진출해 중국이 점령(필리핀이 유엔 국제상설 중제재판소에 제소하여  2016년 7월 승소함)했습니다.
파라셀 제도는 1974년 남베트남 패망 직전 중국이 무력으로 점유한 이후 실효 지배(베트남이 자국 영유권 주장, 잠재적 분쟁지역)하고 있습니다.
현재 주된 마찰을 빚고 있는 국가는 중국과 베트남, 그리고 필리핀이며 국제 해양 안보 질서 유지의 필요성과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하여 미국이 직접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 남중국해 분쟁의 역사적 과정을 좀 더 상세히 말씀해주십시오.

1930년대는 제국주의 강탈전이 아시아에서 격화되는 시기로, 군국주의 일본이 인도차이나를 식민지화하고, 프랑스가 파라셀과 스프래틀리 제도를 둘러싸고 경쟁을 벌였던 것이 남중국해를 둘러싼 국가 간 마찰의 시작입니다.
일본은 1939년 동남아로 팽창해가면서 남중국해 제해권을 장악할 필요성에 기반해 스프래틀리 제도의 가장 큰 섬인 이투 아바(Itu Aba)를 잠수함과 해군 기지로 사용하게 됩니다.
중국 또한 남중국해 해역에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한 권리를 주장했습니다.
특히 중화민국 국민당 정부가 1935년 중국남해도서도(中國南海島嶼圖)를 편찬하면서 남중국해 도서들이 자국 소유라고 표시합니다.
이는 이 지역이 남중국해 제해권 장악에 전략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동남아 국가들의 개입과 미국과의 충돌 등으로 그간 소극적이던 중국은 공세적 태도로 전환하게 됩니다.

- 남중국해 분쟁이 발발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이해 당사국의 역사적 정체성, 해양 영토 주권 등의 문제였지만, 점차 해양 방어 같은 군사 안보 문제가 추가됐습니다.
특히 현대 산업화 사회에서 전략적 에너지 자원인 석유와 천연가스 등을 둘러싼 경제적 이해가 관여하며 주권, 군사 안보, 경제적 이해에 미·중 강대국이 벌이는 해양 안보 질서와 지·전략적 이해까지 가세함으로 사태가 복잡해졌습니다.

- 그렇다면 미·중 갈등에 대해선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중국은 미국 중심에서 탈피해 새로운 정치 및 경제 아키텍처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해양으로 팽창해 나가고자 하는 중국의 대외 정책으로 전략적 경쟁 구도와 지역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동·남중국해 대한 제해권을 놓고 미·중 간 가열이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 중국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현재의 해양 안보 질서라고 하는 국제 공공재 하에서 항행의 자유를 포함하는 제반 권리를 침해받은 국가는 중국을 포함해 없다는 점을 밝히고 있습니다.
현재 남중국해 도서들을 둘러싸고 현상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분쟁의 실질적 배경에는 해양대국화를 지향하는 중국이 남중국해 제해권을 확보함으로써 미국으로부터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략적 이해가 깔려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남중국해 분쟁에 따른 주변 국가의 대응은 어떠합니까?

현재 남중국해 해양영유권 분쟁 당사국들은 정당성과 명분을 위해 분쟁 도서에 대한 자국의 역사적 권원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카이로 선언과 포츠담 선언,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 등 2차 세계대전 종전 전후의 국제적 선언 및 조약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이 조약들을 자국의 이익에 맞게 부정하기도 하고, 현대 국제해양법의 조항을 자국의 이익에 맞게 해석하고 대응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국이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남중국해 문제가 단순한 영유권 분쟁이면 한국은 당사자가 아니지만, 해상교통로 확보와 경제적 국가 이익이 어느 정도 어떻게 관여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한국은 서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은 없지만, 중국의 불법 조업 문제는 물론 이어도 논쟁 등이 상존하므로 이에 대한 준비와 남중국해 문제도 예의주시해야 하겠습니다.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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