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30기는 1953년 7월 27일 휴전 조인식 날이 입대일이다. 그래서 휴전군대라고 칭한다.
해병 30기는 총 한 방 안 쏘고 6·25참전용사와 국가유공자가 된 것이다.
그러니까 전사자가 한 명도 없는 휴전 1기로 통하기도 한다.
한원식 노병은 지원 입대하였기 때문에 징집영장을 받고 들어온 동기생들보다 나이가 2~3살 적다.
교육을 마치고 실무에 배속된 곳이 방첩수사대였다.
병역 의무를 마치고 제대하자 방첩대 문관으로 오라고 해서 2년간 방첩대 생활을 더했다.
워낙 품성이 남에게 폐를 안 끼치는 양반 가문이었던 한 노병은 좋은 자리를 박차고 나와 개인 사업(토목공사업)을 시작했다.
윗사람들과 주위의 신임이 두터웠던 한원식 노병은 승승장구 번창일로를 걸었다.
청주공항 건설 당시엔 중장비 20대를 갖고 토목공사를 했을 정도였으니까….
당시는 중장비를 한 대만 가졌어도 부자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였다.
“아뿔싸!” 건설업은 수명이 길 수 없는 경제 구조인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때는 모든 사업이 어음으로 통했고, 그중 건설업계는 부도율이 제일 심했던 업종이니 그만큼 견딘 것만 해도 사업을 잘했다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여하간 부도로 인하여 회사를 그만 두어야 했다.
지금은 대구에서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노년에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 대단한 일이다.
한 노병은 항상 해병대 복장을 하고 다닌다.
길에서 현역 후배들이 경례를 힘차게 붙일 때가 가장 살맛난다고 했다.
“나이가 들었어도 기가 살지 않습니까? 어딜 가도 해병대 복장 때문에 한 수 더 얻고 있어요. 복장을 하고 다니니까 마음도 정자세고, 행동도 정자세가 되더군요” 말하며 해병대 복장 예찬론을 폈다.
한 노병이 힘찬 기백으로 살고 있는 것은 해병대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 해병대정신이 흐트러질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항상 해병대 복장으로 무장하고 다니니까….
한원식 노병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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