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의 강물은 덧없이 흘러 어느덧 새로운 한해를 맞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금년 1월은 우리 예비역 회원들의 대화에 광장인 ‘海江會’가 창립된 지 어언 스물두 돌을 맞는 뜻 깊은 해 이기도 합니다.

우리 ‘海江會’는 1992년 1월, 서울 강남지역에 연고를 둔 예비역 회원들의 화합과 단결을 근간으로 하여 초대 차수정 회장님의 제안으로 설립 되었지만, 지금은 지역을 초월하여 전국구로 확대해 뜻을 함께하는 160여 명의 회원들이 함께하는 봉사와 친목단체로 성장,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 설립취지는 우리 모두의 단합된 마음을 하나로 모아 회원 간의 상부상조와 상호 친목을 도모하는 한편, 우리의 이웃과 모군 발전은 물론이거니와 더 나아가서 지역사회의 공익사업을 위해 봉사하자는 뜻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지난 22년 동안 이 뜻 깊은 모임을 이끌어 오신 대표는 차수정 회장님을 비롯해 김형천, (故)정행원, 유남규, 김태문, 박정수, 황철민, 김희, 이재돈, 권혁조, 박건조, 이정윤, 그리고 한상칠 회장을 거쳐 2011년에 본인이 대표회원으로 봉사하여 왔습니다.

당(唐)나라의 시인 이태백은 ‘산중문답(山中問答)’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을 남겼습니다.

언제나 푸르고 한적한 산과 강변에 머무는 이유를 굳이 묻는다면, “나는 이곳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옛 벗들과 더불어 여생을 설계하며 추억에 잘길 때 심신이 그지없이 편해지기 때문…”이라 하였답니다.

우리의 영원한 마음에 고향인 ‘海江號’는 오늘, 3年여의 긴 항햇길을 무사히 끝내고 목적지인 ‘왔던 곳’으로 되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유난히도 길었던 이 항햇길을 안전하고 보람되게 이끌어주신 역대 회장님들과 선·후배 회원 여러분에게 충심으로 감사드리며 하직인사를 드립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세월의 흐름 속에 언젠가는 사라지게 마련이지만, 지나간 추억들은 언제나 아름답게 영원히 빛날 것이다!’

영국의 극작가이며 화가인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의 말입니다.

이제 정들었던 ‘海江號’의 조타를 끝내고 하선을 준비하는 오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궂은 날에나 맑은 날에도 변함없이 성원해주신 회원 여러분들의 지나온 발자취를 문득 떠올려 보았습니다.

매월 함께했던 정기월례회는 물론, 창립 제 20주년 기념식 날 서울 반포동 소재 ‘팔레스호텔’에서 울려 퍼지던 ‘해강회 찬가’가 아직도 귓가를 울리는 듯 합니다.

아울러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 전시되어있는 ‘천안함’ 안보 견학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제철, 현대오일뱅크와 서산간척지 等의 산업 현장 시찰의 기억이 아직도 새롭습니다.

그런가 하면 사회복지시설인 ‘주람동산’을 비롯한 관련 모군 유관단체와의 유대와 지원, 매 월례회에 초청된 대내외 초청인사의 유익한 특강과 안동지역의 ‘팸 투어’ 행사, 그리고 창립 기념문집 발간 등의 문화 행사는 앞으로도 우리 ‘海江會’의 발전에 더더욱 견고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사려 됩니다.

“분분한 낙엽…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쌓여 지금은 떠나야 할 때…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떠나는 이의 뒷모습, 그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이형기 시인의 ‘落花’ 중에서)”

바람은 스쳐 지나갈 뿐 그 소리를 남기지 않으며, 기러기는 차가운 연못을 떠나도 그 그림자를 남기지 않는다고 했던가요?

다시 한 번 바람이 스치는 듯한 겸허한 마음으로 회원 여러분들과 함께 했던 지난 나날들을 행복했던 보람으로 여기며 가슴속에 오래토록 묻어 기억하겠습니다.

아울러 본인과 고락을 함께했던 서형덕 사무총장, 박연백 부회장을 위시한 20, 21, 22代 집행부 임원 여러분들과 물심양면으로 후원을 아끼지 않으신 선후배 회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만리장강(萬里長江)의 앞 물결도 언젠가는 뒷 물결에 떠밀려 바다로 向해 흘러가는 법!

끝으로 ‘법고창신(法古創新)!’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창조를 이룰 후임 김명환 회장에게 축하와 더불어 행운과 건승이 항상 함께하심을 어줍잖게 당부 드립니다.

“황혼에 핀 五色무지개, 영원히 아름다운 은빛 노을로! 赤松千歲 靑石萬歲! 海兵隊 海江會 萬萬歲!”

회장 이임에 즈음하여,

응봉산이 바라보이는 목림삼방(木林森房)에서

竹林齋 金武一 餘不備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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