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훌륭한 소대장이 있었다
이범진 전우(병 220)는 대전 거주 월남참전 고엽제 등외 판정자다.
1971년 청룡부대 2대대 5중대 2소대 일병으로 고노이작전에 투입되어 생사의 문턱을 넘은 사나이다.
그런데 이범진을 비롯한 2소대원들은 고엽제 피해를 가장 적게 받은 사람들로 세상에 알려졌다.
그 이유는 고엽제 살포 비행기가 뜨면 소대장은 작전하다가 말고 “모두 우비 입어!”라고 명령을 내렸다.
당시엔 “더워죽겠는데 왜 우비를 입느냐”며 너무 더워서 때론 소대장을 욕하며 원망했다.
그 소대장님 덕분에 이 전우가 70줄에 들어도 고엽제 증상이 미미하여 등외자로 판정되어 약만 타먹어도 된다.
■ 이범진 전우가 봉사왕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전우는 이병 때 특수교육대로 가서 월남전에 투입된 말단 졸병 시절에 “적을 죽여야 내가 산다”는 처절한 전쟁 속에서 오직 명령에 죽고 살아야 했다.
죽음을 넘긴 인간은 성숙해지기 마련이다.
아마도 오늘의 이범진 회장이 있게 한 첫 단추가 그때였을 것이다.
본시 심성이 착한 이 전우는 군에서 제대한 후부터 툭하면 헌혈을 해왔다.
헌혈증서가 수북이 모였을 때 해병대전우회와 자원봉사단체에 300여 매를 기부했다.
■ 두 번째 단추는 무엇일까?
2005년 인도네시아 반다아체 쓰나미 사건이 일어나 온 세계를 경악케 한 사건이 있었다.
길이 2.5km의 거대한 쓰나미가 도시를 덮쳐 40만 시민 중 절반 이상이 사망이나 행방불명이 생긴 사건이었다.
해병대전우회는 인도네시아 긴급구호 작전을 위해 지원자를 모집했다.
그런데 여간 용기가 없으면 지원이 어려운 지경이었다.
왜냐하면 그곳엔 시체들이 썩어 각종 전염병이 돌았기에 죽음을 각오하는 용기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 전우는 책상 서랍에 유서를 써놓고 쓰나미 현장으로 달려갔다.
아내에게는 백두대간 등산을 다녀오겠다는 거짓말을 남긴 채 훌쩍 떠났다.
이 전우를 포함한 해병대전우 구호팀 10여 명이 도착한 현장은 처참하고 열악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인도적 차원에서 자신을 던진 봉사를 한 이 전우는 그때부터 봉사가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알게 되었다.
■ 봉사를 위해 13종 자격증 취득
이 전우가 봉사를 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다.
봉사를 자기 인생의 중요한 여정표로 짜놓은 사람이다.
즉 생업을 위한 자격증 2개 외 봉사 목적으로 필요한 13종의 전문자격증을 취득하여 산과 물, 그리고 화재 현장과 긴급소생술까지 프로급 자격을 갖췄다.
무선종사자(1995), 굴삭기운전기능사(1998), 수렵면허1종시험합격증(2000), 스쿠버다이버자격증(2001), 응급처치법강사(2003), 동력수상레저기구조조정면허증2급(2003), 방화관리사(2004), 위험물안전관리사(2004), 방역소독사(2007), 해기사면허증(2007), 방재안전관리사(2007), 요양보호사1급(2010), 재난심리적지지프로그램강사(2011).
산이 무너지면 굴삭기를 운전하여 구조 활동을 하고 전염병이 돌때는 방역 활동을 하고 위험물이나 화재 시는 전문 지식이 동원되고 빠진 자에게는 물속에 뛰어 들어가서 구조 후 심폐소생을 시키는 등 언제 어느 상황에서도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만능 인간이다.
■ 봉사자의 보람
“봉사를 안 해본 사람을 모릅니다. 해보면 성취감이 생기고 내 마음이 편해집니다. 반다아체 쓰나미 현장을 다녀와서는 봉사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되더군요”
그래선지 2006년 쓰나미 현장 봉사 이후 5개의 자격증을 더 취득한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외 생계 유지 수단으로 조원기능사2급(1986)이 있고, 현재 청림조경·청미환경 사업체를 경영하고 있는 중이다.
이 전우는 대전시와 국가안전기관과 단체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사로 손꼽힌다.
각종 봉사단장과 단체 고문, 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무려 34회로 이력서 두 장을 꽉 채우고 있다.
‘2012년 행정자치부 대한민국 자원봉사 대상’을 비롯한 각종 표창과 공로패 등 수십 개가 있다.
그중에서도 비영리민간단체 유산회(遊山會) 회장 직함을 가장 많이 쓴다.
비영리민간단체 인가 요건은 100명 이상의 회원이 있어야 한다.
유산회는 심산계곡과 절벽 밑 등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곳에 널려있는 쓰레기와 오염 물질 등을 수거하는 봉사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국민안전처 국민안전현장관찰단원으로 봉사하고 있기도 하다.
관찰단의 역할은 곳곳의 안전 위험을 발견하여 안전처로 보고해주는 일이다.
일종의 국민안전 암행반이라고 할 수 있다.
지자체에서 관행적으로 잘 안 되는 것도 이 전우가 보고하면 중앙부처를 통해 즉시 시정된다.
■ 아내의 내조에 감사하다
아들 이광조가 해병 1168기 수색대 출신이다.
지금 국가를 보는 관점이 세대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어 불만이란다.
그래서 “무적해병신문을 보면 아버지가 왜 군복을 입고 태극기집회에 나가는지 이유를 알 것이다”고 말하며 매주 서울 태극기집회에 올라오고 있다.
평생 동안 시간만 되면 밖으로 나가는 자신을 보고 후배들이 “왜 내쫒지 않고 사세요”하고 아내에게 농담을 하면 “나보고 과부 되라고 말하는 거예요”라며 남편이 자랑스럽다고 한단다.
그런 내조가 있었기에 오늘의 이범진 봉사왕이 있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해병대전우의 특별한 모습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이 전우는 지금도 사회봉사 활동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중이다.
남을 위해 살고 있는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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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산회는 산 속 깊은 곳까지 들어가 심산계곡 및 절벽 등에서 자연환경 정화활동을 실시한다. |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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