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원 노병이 요양원에 들어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문안 인사를 갔다.

정양원 노병

항상 신문 발전을 위해 협조하여 주는 감사한 선배님 중 한 분이기 때문이다.
신문사 창간 기념식에 꼭 참석할 노병들이 여러분 있었는데 모두가 노환이거나 거동이 불편한 분들이었다.
정양원 노병은 대구에 거주하다가 부인이 척추를 다쳐 거동 불편으로 집안 살림이 불가능하여 부득이 요양원으로 옮겨온 것이다.
때문에 이날 감사패를 만들어 방문 전달한 것이다.
정 노병은 “무적해병신문은 나를 이기게 해주는 신문입니다. 신문이 오면 몇 번씩 정독하여 외우다시피 하고 있어요. 해병대 돌아가는 사정을 신문을 통해 알고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요.”라며 기자의 손을 꼭 잡아줬다.
정양원 노병은 황해도 은율군 정진원 장로의 장남으로 출생했다.
1951년(17세) 중3 재학 중 인민군에 끌려가다 동네 어른이 “끌려가면 죽으니 나를 따르라”며 유엔군 폭격을 틈타 도망 나와 황해도 구월산으로 피신했다가 서울로 남하했다.
그러던 중 해병대 모집에 응시하여 500명 모집에 3,000명이 몰려 6대 1의 관문을 뚫고 해병 7기로 입대했다.

오산근 전 편집고문과 함께 감사패를 보고 있는 정양원 노병

훈련이 끝나자 도솔산지구전투에 참가, 지원자들 40명 중에 끼어 도솔산으로 갔다.
도솔산 전장 현장은 시체들의 썩은 냄새와 참혹한 모습뿐이었다.
신앙심이 강한 그는 “하나님 여기서 3일만 살게 해주세요. 너무 배가 고파요. 그러니 3일간만 밥을 실컷 먹게 해주세요”며 마지막 3일간을 밥을 먹게 해달라고 했다.
기도가 끝나자 김경홍 중위가 지나가면서 “저 놈 죽기 아까운 놈인데 이 놈 데려다 3일간만 있게 해!”라는 응답을 받았다.

하나님의 응답에 힘이 솟은 정양원 졸병은 그 후 어찌된 영문인지 1차 작전 보다는 훨씬 전사 확률이 적은 2차 작전에만 투입돼 전쟁 중에 목숨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의 일생은 항상 기도와 신앙심으로 지탱해왔다고 말하고 있는 정양원 노병의 눈가에 행복했던 82년간이 보였다.

동석했던 황해도 동향인 오산근 소년전차병 1기 노병의 눈가에 하루빨리 남북통일이 되어 고향 땅을 함께 가고픈 소망이 보이는 따뜻한 시간이었다.
부디 건강하게 천수를 다하시길 기원하며 요양원을 나섰다.

신동설 발행인  sds155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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