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적게 흘릴 수 있는 길은 훈련 때 땀을 많이 흘리는 것
시련과 역경 극복하고 최강 부대로 성장할 수 있어야…
국가와 민족 위해 전 장병이 일치단결하여 정진해야 한다

해병 1기생으로 선발된 300명이 덕산으로 이동한 것은 1949년 3월 28일이었으며, 그곳에서 입대식을 한 것은 그로부터 4일 뒤인 4월 1일이었다.
  덕산으로 이동한 1기생들은 입대식 날까지 자신들이 기거할 내무실 및 취사장, 창고로 쓰일 허술한 비행기 격납고와 실무 부서의 사무실 등을 정비하느라 고생했다.
  30여 명의 선발대가 먼저 도착해 사전 정비 작업과 보수 작업 등을 실시하기는 했었으나, 일본군이 쓰던 격납고나 해방 후 미군들이 세워서 사용해왔던 퀀셋 등의 건물이 워낙 낡고 부실한 상태였다.
  그래서 비가 줄기차게 내리는 날이면 빗물이 그대로 주룩주룩 새기도 할 정도로 아무리 손을 봐도 손을 댈 곳이 그대로 남아있는 실정이었다.
  그런대로 보금자리가 준비되고, 또 유일한 병기인 99식 소총을 비롯한 훈련복과 신발 등도 장만이 되자 곧 해병 1기 신병 입대식이 거행됐다.
  간소하기 짝이 없는 입대식이긴 했지만 그 입대식은 곧 해병대사(史)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신현준 사령관은 훈시를 통해 “해병 1기생들은 해병대의 주춧돌”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고난을 극복해서 훈련에 정진할 것”을 엄히 당부했다.
  4월 1일 해병 1기생 입대식을 거행한 해병대는 4월 5일을 기해 역사적인 창설기념식을 거행할 예정이었다.
  창설기념식을 우정 식수일(지금의 식목일)인 4월 5일로 정하려고 했던 까닭은 그 뜻을 보다 깊이 새기자는데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국방 당국의 사정으로 4월 5일에는 식을 거행할 수 없게 되어 창설기념식을 4월 15일로 연기해서 거행하게 됐다.
  그날은 삼라만상이 생동하는 화창한 봄날이었다.
  진해 동천에 우뚝 솟은 천자봉 언저리엔 아지랑이가 아물거리고 있었다.
  이날 해병대가 창설되는 덕산비행장 어귀에는 국방부장관 이범석 장군이 친필로 쓴 ‘해병대 사령부’의 입간판이 세워졌다.
  식전에 참석한 내빈들로는 국방부 측에서 신태영 제2국장이 장관 대리로 참석했고, 해군본부 및 통제부 측에서는 손원일 총참모장을 비롯해서 해병대 창설에 공이 컸던 여러 지휘관 및 참모들이 참석했다.
  또한 진해읍에서도 읍장을 비롯한 몇몇 유지들이 참석하였다.
  진해 읍내 유지들은 해병대 창설을 축하하며 장병들을 위해 음식물을 준비해 오기도 했다.
  이날 식장에는 신현준 사령관 이하 380명의 장병들이 참석하였는데, 380명 중 300명은 해병 1기생들이었고, 나머지 인원은 기간장병들이었다.
  창설기념식 훈시를 통해 초대 해병대 사령관 신현준 대령은 “장차 전쟁터에서 피를 적게 흘릴 수 있는 길은 오로지 훈련 때 땀을 많이 흘리는데 있다”며, “국가와 민족을 위해 그 어떤 시련과 역경도 극복하고 최강 부대로 성장될 수 있도록, 전 장병이 한 가족처럼 일치단결하여 정진해 줄 것”을 간곡히 당부하였다.
  신현준 사령관의 훈시는 함께 자리에 임한 모든 장병들이 결의를 더해 한 층 굳건히 가다듬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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