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북·미 관계 개선 위해 힘써
중국은 유엔에서 (북)조선의 투쟁을 지지했을 뿐만 아니라 또한 조선과 미국의 접촉을 타개하려고 부단히 애썼다.
1950년 조선전쟁의 폭발 후 조선과 미국은 서로 적대시하여 각 방면의 교류를 중단했다.
조선은 20세기 70년대에 ‘뉴욕타임즈’와 ‘워싱턴 포스트’지 기자들을 방문토록 조선에 초청하여 실제로 대미 관계를 부드럽게 하려는 조짐을 보였다.
특별히 1972년 키신저의 비밀 중국 방문을 통해 중국과의 관계가 부드러워진 것을 조선이 지지한 것도 이러한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이런 정황 이래 중국은 조미 관계를 완화하기 위해 조그만 힘을 보탰다.
72년 닉슨의 중국 방문 때 중국은 조선의 부탁을 받아 미국 측에 조선과의 접촉 가능성을 탐색한 바 있었다.
미국은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한 끝에 이 같은 고려를 전혀 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1973년 조선이 세계보건기구(WHO)에 가입한 후에 미국은 뉴욕에 북한의 유엔옵저버사무소 설치를 동의했다.
74년에는 북한의 옵저버가 워싱턴에서 열린 유엔관계회의에 참석하는 것도 허용했다.
77년 미국 카터 대통령의 한국 방문 때 미국과 남북한의 3개국 회의를 제안하기도 했으며, 조선이 남한과의 동등한 지위를 유지하는 것을 우려하여 동의하지 않음으로써 미국과의 직접 접촉 기회를 잃었다.
그 후 조선이 이 3자 회담을 재고하였으나 이번에는 미국이 다시 거절하였다.

■ 처음으로 마주친 한국 대표단
20세기 90년대에 이르러서야 미국과 조선은 비로소 접촉이 있었으나 이것은 그 뒤의 이야기 일뿐이다.
그때 유엔에서 겪었던 일은 내 경력으로는 의미 있는 일이었다.
유엔 제1위원회에서 조선 문제를 토의할 때 한국 대표단과 중국 대표단이 처음으로 가까운 거리에 함께 우연히 마주쳤다.
매번 회의가 열리 때 우리는 모두 한국 대표단 주변을 지나쳤고 그때 한국 대표단장은 박동진(朴東鎭) 대사로서 이미 외무부장관을 지낸 큰 체구에 머리칼은 성가시게 나았었다.
그때의 (우리)정책은 반대(방해)하는 것이어서 나는 그분과 대화할 수 없었고 심지어 정면으로 그들에게 눈길 한 번 줄 수도 없었다.
20년이 지나 내가 서울에서 외교 활동을 하는 중에 우연히 박 씨를 만나 그때의 일을 말하자 박동진 씨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고 말했으며 그 후로 우리 두 사람 모두 웃음을 금할 수 없었다.

■ 저우언라이와 마오쩌둥의 서거
나의 일생 중 가장 비통한 날이 두 번 있었는데 한 번은 저우언라이 총리가 돌아가신 날이고, 두 번째는 마오 주석의 서거일이며 지금까지 잊을 수가 없다.
저우 총리의 병환은 1972년 신체검사를 통해 나타났으며 내가 안 것은 74년 전기였다.
그는 이 일 년의 4, 5개월 사이에 외부 손님과의 회견을 줄였으며 그 후 병원에 입원하였다.
당시 나는 마음이 매우 괴로웠으며 불안했는데 이런 일이 있기 몇 년 동안 나는 자주 총리를 뵐 기회가 있었다.
때로는 그 분이 조선인 손님을 만나거나 어떤 때는 관련 여러 나라와 국제 활동을 하는 경우 나는 총리의 신체가 건강하며 정력이 넘쳐나는 느낌을 받아 병이 들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 때 이후 나는 저우 총리를 다시 만나볼 기회가 적었다. <계속>

▲ 박 실 초역 / 전 국회사무총장, 대한민국헌정회 이사, 본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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