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 78세 고령 때 관례 깨고 비밀리 북한 방문
김일성 초청, 전용열차에 동승해 고향 방문하기도…
“중국도 서울올림픽에 참가하지 않을 이유 없다”결론

덩샤오핑과 김일성
덩샤오핑 동지와 김일성은 보통 관계가 아니었다.
1982년 덩샤오핑 동지가 78세의 고령이 되었을 때 그의 말을 빌리면“나는 이미 외국 방문 등의 임무를 다 마쳤다”고 했지만, 관례를 깨고 김일성의 초청에 응해 4월에 열차를 타고 비
밀리에 조선을 방문했다.
이 때 후야오방(胡耀邦) 동지를 동반하였다.
김일성과 회담하면서 김일성이 다음에 중국을 방문하면 자신의 고향인 쓰촨(四川)성을 한 번 찾아보라고 초청하였다.
같은 해 9월 김일성 주석이 공식으로 중국을 방문하자 덩샤오핑은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연회를 베풀었을뿐만 아니라 그와 함께 전용열차에 동승하여 청두(成都, 쓰촨성 성도)를 방
문하였다.
베이징에서 기차를 타고 먼 거리를 가며 이들 두 사람은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으며 중국 내 상황과 두 나라 관계에서 국제 문제에 이르기까지 의견을 교환했다.
청두에서 덩은 시당국 주최 김일성 환영 집회에도 참석하여 연설하였다.
1983년 9월 김일성이 다시 중국을 방문했을 때 샤오핑 동지는 다롄(大連)에까지 가서 그와 만났다.
잊을 수 없는 것은 샤오핑 동지와 김일성의 회담에서는 매번 제기되는 문제는 정황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지만 깊이 들어가면 중국의 관점을 명백히 함으로써 김일성의 찬성을 얻어내곤
하였다.

올림픽 문제 논의
1987년 김일성 주석이 공식적으로 중국을 방문했을 때 우리나라 지도자들과의 회담 도중에 중국과 북조선의 공동관심사외에 남조선과 올림픽을 공동으로 개최하는 문제와 우리가 그
에 원조를 제공하는 문제가 제기되었는바 이건 일찍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
샤오핑 동지는 이런 전문적 문제를 김일성과의 댜오위타이 회담 석상에서 논의하며 그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는 올림픽을 개최하는 문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며 비용도 많이 들고, 안전문제도 따르는 등 복잡한 일로서 더군다나 내년에 있을 일이어서 시간도 허락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련은 이미 한번 올림픽을 보이콧 하여 서울올림픽에 대해서는 보아하니 다시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도 서울올림픽에 참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우리는 개방을 말하는데 경제상으로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개방할 필요가 있다.
샤오핑 동지는 말은 많지 않았으나 이치에 매우 들어맞는 것이어서 김일성도 들은 후 동의를 표시했다. 1986년 중국은 대규모의 체육대표단을 서울 아시아올림픽대회에 파견한데 이어 1988년에 역시 대규모 선수단을 보내 서울올림픽대회에 참가했다.

▲ 박 실 초역 / 전 국회사무총장, 대한민국헌정회 이사, 본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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