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고
친구야, 친구!
여행 중 구미시전우회원들과 선착장에서

■ 금혼식 기념여행 떠나다
코로나19로 인한 모처럼의 여행이다. 2박3일 일정으로 올해가 결혼한 지 50주년인 금혼식(金婚式) 기념여행이다.
이번 여행은 우리 문중 친족 중에 동갑내기 권영익과 동행하기로 했다.
영익은 친형제 이상의 끈끈한 정이 넘치는 친구로, 나와 개성은 좀 다르나 조용하고 성품이 어릴 적부터 온유하다.
그러나 서로 만나면 다정다감하기에 일맥상통하는 게 많다.
영익의 장점을 한 가지만 말하고 싶다.
여행 약속 3일 전, 장미꽃 50송이와 포도주가 우리 집으로 도착했다.
우리 부부 결혼 50주년을 미리 알고 그것도 나의 생일날에 맞추어 ‘축’ 우정의 꽃을 받아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하고 눈시울이 감동으로 적신다.
이렇게 자상하고 분위기를 띄울 줄 아는 친족의 친구다.
기분 좋은 아침! 그날의 그 순간은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 옛 선비들의 과거길, 문경새재
여행(2022.8.12.~8.14.)은 계획대로 시행됐다. 첫 도착지가 경북 문경새재 탐방이다.
조선 시대 선비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가던 길에서 담소를 나누며, 특히 안동권씨 문중의 선조들의 발자취도 그리며 옛 청취에 취해도 보았다.
문경에서는 제1경이라는 자부심의 관광 팻말이 의젓하게 서 있었다.
올여름은 비가 많이 와서인지 계곡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선조들의 청랑한 글 읽는 소리 같기도 하고, 세월을 낚는 풍류의 여유로운 음율 같기도 하며, 몸과 마음까지 느긋하고 편안하기만 하다.
석식은 문경시내에서 약속이 되어 있었다. 약속된 그녀는 평창(방림) 나의 약생농장 옆에서 새로운 산림경영농장을 개척‧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야산을 벌목하여 개간 및 전기, 샘물 인입, 농막을 짓게 되면서 인연이 된 것이다.
우연히 제 처와는 같은 성씨(연안차씨)다. 그러하니 더욱 반갑다.
“언니, 언니”, “형부, 형부”하며 잘 따른다. 내 처도 외딸이라 자매가 없었는데 서로가 끌리는 게 있는 것 같디.
그녀의 고향은 문경이기에 예약된 식당으로 안내되었다. 깔끔하고 육질이 좋은 고기가 안줏감으로 적격이었다.
오랫동안 소주 한두 잔에 주거니 받거니 환담을 나누며 하하 호호….
그녀의 삶에 대한 의욕도 대단했다. 농장에 농사도 짓고 요양보호사도 하며 노모도 모시고 산다.
간간이 억세게 튀어나오는 경상도 사투리가 한편으로는 “나, 열심히 살고 있어요”라고 암묵적인 투정 같기도 하다. 그러함에 사랑스러운 의자매 처제가 된 셈이다.

■ 반갑고 고마운 구미시전우회원들
다음날 2차 여행지는 해병대 1969년 현역 병장 시절 김포여단에서 인연을 맺은 구택회(부사관 40기) 선임. 지금은 세월이 흘러 동갑내기 친구다.
구택회는 호흡이 척척 잘 맞아 현역 시절부터 특유의 의리를 중시하는 사나이 중 사나이다.
현재는 구미시 모대학 노인복지행정과에서 근무, 강의도 하며 토‧일요일은 구미시해병대전우회에서 자원봉사도 하고 있다.
구미에 왔으니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도 꼭 방문하고 싶어서 약속 시간 1시간 전에 도착해 역사기록관을 두루두루 살펴보니 역시 검소하시고 청렴결백한 성품이 엿보인다.
초가집 옆 우물 샘터가 나의 어린 시절 동심의 세계에 접어들게 한다.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초석이 되신 위대한 대통령, 내가 가장 좋아하는 위인 중에 세종대왕, 김삿갓, 맥아더 장군, 그 다음이 박정희다.
또 핸드폰 벨이 울린다. 바쁘다 바뻐! 약속장소인 중식당으로 달려 찾아가니 친구가 미리 와있다.
서로 먼저랄 것도 없이 “필승!”하며 포옹을 했다. 옛 지난 정취의 추억어린 땀 냄새가 정겨웠다. 그간 서울, 포항 행사 및 평창 나의 자택도 찾아 밤이 새도록…
점심 식사 후 밀린 이야기는 접어두고 2차 스케줄이 있다기에 무조건 따라나섰다.
구미시전우회가 낙동강에서 시민들을 위해 하계인명구조 및 환경정화작업, 질서유지 등을 봉사하고 있다면서 선착장으로 안내되었다.
그곳에서 해병대 구명보트 겸 특수 제작된 선박에 승선하여 후배 해병들의 도움으로 구명조끼까지 입고 무더위 속에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감상, 왕복 1시간 남짓 전우회 사무실에 도착하니 20~30여 명의 전우회 회원들이 환대를 받았다.
이미 노병이 된 나… ‘아! 세월이 유수와 같이 빠르구나!’
따뜻한 차 한 잔에 다과까지 후배 예비역 해병들은 필승, 필승하며 단체로 인사받기 바빴다.
역시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다.
모두 구택회 친구가 기획한 우리 부부를 위한 금혼식 축하기념 선박여행이었다.

■ 인생의 동반자에게 감사…
구미시를 뒤로하고 여행 종착지인 대전까지 굵은 장대비를 뚫고 이동했다.
이곳에서 기다리는 친구는 해병대 189기 훈련소 동기, 동갑내기 이응복이다.
그동안 수년 동안 2~3회씩 동기회 모임에서 만나나, 개별 모임은 더욱 반갑다.
이 친구는 개성이 강하고 참신한 의리의 돌쇠다.
계룡시 이응복의 자택에서 반가운 해후를 한 뒤 저녁 만찬은 대전 유성 온천장 부근으로 자리를 옮겼다.
맛집 찾아 뜨거운 우정의 담소가 끝없이 이어진다.
모두 모여 지난 추억들의 이야기들! “얼씨구절씨구 지화자 좋다~”를 뒤로 한 채 온천 모텔에 숙소를 정하고 나니, 오십 년 전 신혼여행지가 유성관광호텔에서 모텔로 바뀐 것뿐이다.
결혼 50주년에 묘한 인연이라 생각되며 반 세기를 처와 함께 티격태격 다투고, 지지고 볶고 그래도 건강하게 인생의 동반자로 알콩달콩 살아왔으니 복된 삶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여행에 함께 즐거웠던 너도나도 동갑내기 삼총사 친구야, 친구!
고맙고 감사하네. 건강, 필승!

▲ 권영민(해병 189기) 010-5212-4539
약생농원 대표, 수필가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저작권자 © 무적해병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무적해병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