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단을 방문한 임경섭 장군(右2)이 전도봉(右1) 전 사령관, 김형진(해병학교 35, 左1) 목사, 김계환 1사단장과 함께기념촬영 하고 있다.

임경섭 장군

임경섭 장군은 1949년 5월 1일 해병 1기로 시작하여 1980년 소장 예편까지 31년간 해병-하사-소위를 모두 거친 해병대 역사의 신화적 존재다.
또 신앙심이 깊은 장로다. 그 신앙은 처절한 전투에서 자신의 생사를 오직 하나님께 맡겨야 하는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기독교를 부인하는 북한치하의 동포들에게 자유를 찾아주고 싶은 동포애가 그 신앙심을 더하여 주었다.
해병대가 신앙인이 많은 이유도 그만큼 생사의 고비를 많이 넘긴 군대임을 증명한다.

■ 혹독한 훈련 거친 해병 1기생
1949년 임경섭 청년은 해병 1기생으로 입대했다. 새로 창설된 해병 1기생의 훈련은 혹독했다.
6개월간 훈련과정에서 야구방망이로 약 3,200대를 맞았는데 하루 규정량이 30대였고 착한 일을 하면 10대씩 감해 줬는데도 그렇게 맞았다.
그 이유는 역사적으로 가장 강한 군대가 알렉산더 대왕의 스파르타군대, 히틀러의 유겐트, 일본 해군육전대, 미 해병대인데 신생 한국 해병대는 그중 가장 강한 군대가 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임경섭 1기생은 두뇌가 우수했기 때문에 해병대 내무 규정을 통째로 암기했다고 한다.
해병 1기생 지망자는 해군 13기생들 중 정신력과 체력이 강한 700명이 모였는데 그 중 300명만 선발하기 위해서는 “누구를 뽑느냐 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400명을 떨어뜨려야 하는가?”였기 때문에 시멘트벽을 맨발로 차서 피가 나와야 하는 용기를 보는 것이었다.
1949년 5월 1일 해병 1기생 선서식을 마치자 합격자들은 천자봉을 오전, 오후 매일 두 번씩 2시간 만에 구보했다.
지옥 훈련에서는 갯벌에 풀어놓고 일주일 동안 굶기면서 게, 갯지렁이 등을 먹으며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다.
그러다가 도망하면 그 능력 또한 대단하다 하여 탈영 처리하지 않았다.
물론 그 당시 도망자에 대한 법률 체계가 확고하지 않은 것이 그 이유지만….

■ ‘오직 해병대밖에 없다!’
임 장군은 경남 거창농고 2년, 18살 때 해군 13기로 입대, 검정고시로 고졸을 패스하고 전쟁 중에 대학을 나와 국방대학원과 동국대 행정대학원을 나왔다.
그는 1950년 1월 제주도에서 부사관학교 1기생으로 지원하여 그해 9월 인천상륙작전에서 중사로 참전, 부평고개에서 3.5인치 바주카포로 T34탱크를 잡은 최초의 해병대로 기록됐다.
그 뒤 마포나루를 건너 서울, 일산을 거쳐 의정부까지 전진하고 육군한테 인계하고 원산 흥남 함흥 등 종횡무진하는 동안 해병대 상사가 되어 서부전선까지 왔다.
그때 정전 협정 중이었는데 전선 상황이 어떠냐에 따라 발언권이 약해지고 강해지는 상황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남북통일은 이때다’ 생각하여 “대한민국은 정전협정에 참여할 수 없다”고 보이콧을 놓았지만 미국은 정전을 원했다.
하지만 정전 이후를 대비하여 치열한 땅 뺏기가 필요했기에 이승만 대통령은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군대는 오직 해병대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중동부전선에 있는 해병대를 전부 다 서부전선 해병 제1전투단을 옮겨와 장단·사천강지구 전투에서 파죽지세로 밀려오는 중공군의 인해전술을 막아내며 수도 서울을 지키게 한 것이다.

■ 부하 대원들을 아끼고 사랑한 상관
6·25전쟁 기간 중 해병대 격전장을 사병과 장교로서 두루 누비는 가운데 4개의 금성충무무공훈장을 받았던 임 장군은 특히 924고지 탈환작전 때는 전령이었던 강두숙 해병에 의해 목숨을 건진 일도 있었다.
11중대 1소대장으로 그 전투에 참가했던 그는 우군기(미 해병대)의 오폭 과정에서 포탄이 가까이 날아오는 위기를 겪었는데, 그 순간 부하 강 해병이 소대장인 임 장군을 급히 산병호 속으로 밀어 놓고 자기 몸으로 그 위를 덮은 것이다.
임 장군은 자신의 생명을 구하며 부상을 입고 후송당한 강 해병을 생각하며 이후 부하 대원들을 더욱 아끼고 사랑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그는 1952년 10월 31일 밤에 감행된 중공군의 제2차 추기공세 때 해병대(전투단의 우일선 대대·3대대)의 전초 중대장으로서 31·33·39진지 등 3개의 전초진지를 사수함으로써 중공군의 공세를 저지 파쇄한 왕년의 수훈갑 11중대장이었다.

■ 애군심과 충성심 강했던 장교
특히 1973년 10월 10일 해병대사령부가 해체되어 해군본부에 통폐합되기 직전 해병대사령부 방첩대장으로서 초대사령관 신현준 장군의 서찰을 받아 박정희 대통령에게 전달함으로써 자신이 사령관직에서 물러나게 된 이병문 사령관을 대신해서 박 대통령에게 건의하고자 했던 바를 건의하여 실현시킨 애군심과 충성심이 지극히 강한 장교였다.
사령부 해체 후 해군본부 정보국장 해병참모부장 등의 요직을 역임하고 79년 소장 계급으로 예편한 임 장군은 80년 2월 공산권에 대한 선교방송을 목적으로 설립(56년)된 극동방송 및 아세아방송국(73년에 설립)의 운영위원장으로 추대된 후 상당 기간 극동방송국의 국내 담당 부사장을 역임했다.
그 기간 중 기본임무를 수행하는 한편, 교회단체와 선교단체 또는 각 군 사관학교 등 여러 군부대에 대한 강연에도 시간을 할애하는 등 반공정신에 투철한 독실한 종교인(장로)으로서 선교활동을 위해 이바지한 공로가 큰 분으로 기억되고 있다.
미국 거주 후 조국에서 남은 여생을 마치려 귀국, 포항에서 거주하고 있는 중이다. 【신동설 발행인】

임경섭 장군이 현역 장교들의 안내로 모군 부대를 돌아보고 있다.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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