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의 불굴의 의지와 정신력 등
인간의 기본인 예의를 배우게 된
해병대로부터 저의 모든 것을 바꿔 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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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장님을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우선 해병대 소개를 부탁하겠습니다.
1973년 해병학교에 입학하여 1974년 5월 해군(상륙) 소위로 임관하여 1985년 7월 31일 소령으로 예편했습니다.
현역 시절에는 해병대 1사단 72대대 6중대 3소대장, 신병훈련소 중대장, 63대대 10중대장, 2사단 헌병대 보안, 수사과장을 지낸 후 2사단정보 보안과장으로 근무하다가 예편했습니다.
수사과장 때는 신원배 장군이 헌병대장이셨고, 보안과장 때는 이상무 사령관이 헌병대장일 때 모셨습니다.
- 해병대를 간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저는 군에 갈 목적으로 병무청엘 갔었죠. 거기에서 멋있는 중위를 만났습니다. 너무 멋있어서 “무슨 군인입니까?”고 물으니 해병대 장교라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나도 해병대 장교가 되고 싶으니 안내를 해달라고 부탁해 시험을 봐서 합격했습니다.
- 해병사관 54기의 교육 받을 때 일화를 말해 주십시오.
우리 기수는 해병학교 입교 시엔 해병대로 들어갔다가 해군소위로 임관했습니다. 우리가 교육 중에 해병대사령부가 해체되는 바람에 마지막 기수가 된 겁니다.
처음 입교 시엔 138명이었으나 임관은 68명만 했죠. 138명의 입교자들은 38대 1의 관문을 뚫고 들어온 정예 멤버였는데, 그중에서 절반만 생존했으니 소수 정예 기수가 된 셈입니다.
그래서인지 우리기수들의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68명이 임관하여 소령이상 영관급이 54명이고 대령 진급자가 12명, 장군 배출 1명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갖게 된 기수가 된 겁니다.
다들 그러시겠지만 우리 기수만큼 단합이 잘된 기수는 드물 것입니다.
- 입교인원 대비 임관인원이 무려 절반도 안 된다면 너무한 것 아닙니까?
맞습니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봅니다. 해병대가 없어지니까 중대장, 구대장들의 교육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해졌습니다.
“해병대가 없어져도 너희들은 강해져야 한다.”
“해병대 마지막 기수로써 해병대의 맥을 이어간다는 긍지를 가져라.”
“후배들을 잘 이끌어라”
라고 하며 마치 유언과도 같은 비장한 말과 각오를 통해 해병대의 전통과 대를 잇는 역할을 우리들에게 바랐던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기수들은 밤에 빳다를 안 맞으면 그날의 교육이 안 끝났다는 정신으로 맞는 것을 오히려 기다리는 전대미문의 희한한 기수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 당시 중대장 해간 36기 임현택 대위, 제1구대장 해사 25기 정홍율 중위, 제2구대장 해간 47기 이강만 중위 선배님들을 영원히 잊을 수가 없습니다.
또 잊을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해병학교가 없어지고 해군 통제부안에 해군 OCS가 있었는데 해병학교에 해병대 김일성고지 전투, 짜빈동 전투 등 승전 기념석(記念石)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우리들이 파서 통제부 해군 OCS로 옮긴 후 “해병대의 넋을 이어라. 해병대의 전통을 이어라”하며 후배 기수들에게 인계했던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있습니다.
- 참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는 것 같습니다. 해병사관이 없어졌는데 그 후 기수들이 있었잖습니까?
이유는 이렇습니다. 해병학교가 없어지고 55기부터 해군OCS 기수로 명명되어 후배들이 들어왔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몇 기냐고 물으면 OCS몇 기라고 하기에 “자네들이 해병학교 55기라고 해라” 하여 해병사관의 명맥을 이어가게 했습니다.
해병대 초등군사반도 자연히 없어지다 보니 상무대 육군 초등군사반으로 위탁교육을 갔습니다. 거기서 해군 OCS 55기들과 함께 4개월간 교육을 받았죠.
우리 기수들은 이미 실무에 배치되어 선배들로부터 해병대가 무엇인줄 배우고 온 터라 후배들에게 그 전통을 알려줬습니다.
지금도 55기 기수들은 그때 정말 징그럽게 맞았다며 회상하며 웃곤 합니다.
- 회장님의 해병대 생활은 어땠습니까?
2사단 정보보안과장 때 대학원엘 다녔습니다. 장군이 되려면 많이 배워야겠다고 했는데 상관들의 질시로 군인의 길을 포기하고 전역하여 사회인으로 되기로 결심하고 전역원서를 냈습니다.
그때 임종린 참모장이신데 전역을 만류하다 말을 안 들으니까 저보고 그러더군요.
“한 소령! 개인을 미워해도 해병대는 미워하지 마라.”
이 말이 제가 해병대를 끝까지 사랑하게 된 좋은 충고의 말씀이었습니다.
- 한 회장님은 사회에 들어와서 성공한 분입니다. 그 비결은 무엇입니까?
해병대 덕분입니다. 제가 해병대에 가서 배운 것은 상관을 존경하고 부하를 사랑하는 깍듯한 예의입니다. 사회생활도 그 연장선상입니다.
해병대의 불굴의 의지와 정신력 등 인간의 기본인 예의를 배우게 된 해병대로부터 저의 모든 것을 바꿔 놨습니다.
심지어는 혈액형이 A형이어서 내성적이고 소심했던 나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인간으로 개조 시킨 것입니다.
또 “해병대 출신인데 그것 밖에 안 되나?” 하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더욱 분발하기도 했던 거죠.
- 해병대 덕 본 것 있습니까?
당연하죠. 전역해서 5년간 형님이 식품회사를 하는데 같이 일했습니다.
당시 반포동 뉴코아 백화점이 대단했던 곳인데 우리 제품을 식품코너에 넣으려고 한 달 이상 쫒아 다니면서 담당자에게 사정을 할 때였습니다.
어느 날 위에 앉아있던 부장이 보자고 하더군요. 부장을 만나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었죠.
나를 보더니 고향, 학교 등 어딘가 만난 적이 있는 연결고리를 찾던 중 내가 “군대는 어디 나왔냐”고 물었죠.
그랬더니 벌떡 일어나더니 “필승!” 하며 “제가 297기 신병교육당시 중대장님 밑의 교육생입니다” 하며 이사실로 가자고 하더군요.
나는 신병교육을 297기, 299기, 301기의 중대장이었고 그때 신병들에게 혹독한 훈련을 시켰습니다.
옛날 선배들 교육이후로 추운 겨울에 진해 앞바다 물에 교육생들을 집어넣은 악명(?) 높은 중대장이었으니까요.
대대장한테 혼났지만 강한 해병대를 계승시키기 위해서 한 일이었습니다. 따라 올라가 만난 그 이사는 해병사관40기 선배님이었습니다.
297기 부장이 이사께 “제 신병교육 때 중대장이셨습니다.”고 하더군요.
그 분은 반갑다며 “뭐 때문에 왔느냐?”고 하며 사유를 듣더니 “내일 물건 갖고 들어와” 하더군요.
그 부장은 점장을 호출하더니 “옛날 중대장님인데 알아서 해”라고 하더군요.
그 이튿날 당장 4단에 1미터 길이의 매장 스페이스를 주며 판매케 했습니다. 백화점에서 30센티만 해도 대단한데 1미터라면 파격중의 파격이었습니다.
- 무슨 무용담을 듣는 것 같은 통쾌함을 갖게 하는 말씀입니다. 역시 해병대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회장님의 해병대 정신은 무엇입니까?
해병대에 미쳤다고나 할까요? 저희 처남 둘이 있는데 모두 해병대 갔다 왔습니다.
장인어른이 “왜 힘든 해병대에 가라고 하느냐”고 불만 섞인 말씀이 있었지만 큰 처남은 해병 545기고 작은 처남은 해병사관 78기로 모두 해병대 전우들입니다.
처남들은 ‘해병대’ 소리만 들어도 자다가 벌떡 일어날 정도로 해병대에 미친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저는 모든 업무를 해병대와 연관 지어 말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저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내가 해병대인줄 다 압니다.
해병대는 해병대만이 갖는 고유한 정신이 있다는 것을 일반인들은 모를 겁니다.
- 이제 해병사관 총동문회 얘기를 듣겠습니다. 회장이 되시면 어떤 일들을 하시겠습니까?
선대 회장님들이 이룩해 놓은 해병사관 총동문회의 업적을 계승 발전시키겠습니다.
소통과 화합의 선, 후배 관계를 이루기 위해 각 동기회장들 간의 정기적인 모임을 추진하겠습니다.
해병대의 역사와 함께 선후배간의 세대 차이는 할아버지와 손주뻘의 차이가 나지만 세대 간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이룰 수 있는 단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모군발전을 위한 지원과 해병대의 전통을 이어가는 총 동문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5월 30일이면 103기가 임관합니다.
제가 54기니까 중간 허리 기수가 된 것입니다. 저를 회장으로 선출한 이유도 아마 허리역할을 잘하라고 배려한 선후배님들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오늘 회장 취임식을 앞두고 바쁘심에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회장님을 뵙고 해병대의 역사와 하신 일들을 잘 듣고 배웠습니다.
겉모습은 선비 스타일인데 말씀과 행동은 강인한 해병대 장교의 모습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그것이 해병사관이 갖고 있는 리더의 길이고 자세라고 봅니다.
해병사관 총동문회장의 자리는 동문뿐만 아니라 해병대 예비역들을 잘 이끌어 줘야하는 코칭의 자리이기도 합니다.
해병과 장교는 현역 시에는 상관과 부하의 관계였지만 사회에서는 동등한 국민이며 같은 전우들입니다.
해병대는 충성심과 소속감과 명예를 중요시 합니다. 이러한 필요조건들을 잘 충진 하여 해병과 장교들의 협력과 상생의 고리가 잘 연결되도록 노력해 주시는 것도 잊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
임기동안 회장님의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한광열 그는 누구인가
1951년 대구에서 태어나서 중앙대학교 경영학과와 연세대 경제대학원을 수료했다.
군 경력은 해병사관 54기로 1974년 임관, 1985년 소령으로 예편했으며 최종 보직은 2사단 헌병 수사, 보안과장 및 정보보안과장을 지냈다.
민간 경력은 인천시 식품산업진흥회장, 강화군 경영자협의회장, 한국농수산 유통 공사 자문위원등 8개의 화려한 회장직을 맡고 있고, 금년 5월 29일 해병사관 총동문회장으로 취임했다.
사업으로는 한스코리아 쌀라면 식품제조 업체의 대표이사 회장이며, 잉여 농산물 쌀 가공을 하여 국내 농가의 복지향상과 외화 획득, 국민건강 식품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참신한 경영인이다.
2009년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한스코리아를 직접 방문하는 등 국가 미래 산업의 비전을 제시하는 업체로 부상했고, 그 결과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한회장이 참석하여 브리핑을 하는 등 국가 기간산업 동력의 로드맵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의 정의로운 해병대 정신은 식품제조 분야에서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하는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한 것이다.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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