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1여단이 실시한 은성작전을 참관하는 박정희(左) 의장에게 작전 설명하는 김성은 사령관.

혁명정부 시절 박정희(右) 의장과 김성은 국방부장관.

■ “해병대가 서울 진입? 그게 무슨 말인가?”
1961년 5월 16일 새벽 여섯 시경, 김성은 해병대사령관은 고길훈 해병대 부사령관으로부터 긴급히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사령관님, 김포 해병여단 일부 병력이 오늘 새벽, 탱크를 타고 한강을 건너 서울로 진입했습니다. 해병을 가득 실은 자동차 수십 대 행렬이 지나가는데 ‘나가자 해병대’ 군가 소리가 여기 사령부까지 들립니다.”
“해병대가 서울 진입? 그게 무슨 말인가?” 하며 정신이 번쩍 들어 급히 라디오를 켜자 혁명공약이 반복되며 방송되고 있었다.
김 사령관이 사령부에 도착하고 나서야 참모들의 보고를 통해 김포 해병 여단장 김윤근 준장이 해병대 1개 대대 병력과 전차중대를 끌고 나왔다는 것과 그 배후에는 예비역 김동하 소장이 있었다는 것을 보고받았다.
김 사령관은 군사위원회가 위치한 육군본부로 간 자리에서 심각한 모습으로 말을 나누고 있는 박정희 소장과 장도영 참모총장을 만났다.
“혁명군을 일단 복귀시키십시오. 장 총리에게 전후 사정을 이야기하고 박 소장에게도 아무 해가 없도록 하겠소. 모든 것을 내가 책임지고 수습하겠소.”
장 참모총장은 그렇게 박 소장을 설득하고 있었다.
“이제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총장께서 빨리 지지 성명을 해 주셔야 합니다.”

■ 죽음의 위기 벗어난 김성은 사령관
조그마한 체구의 박 소장에게서는 시퍼런 한기가 뻗치고 있었고, 쇳소리 같은 단단한 목소리가 총장실을 울렸는데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강철같이 단호한 모습이었다.
“우리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목숨 걸고 한강 다리를 건넜습니다. 안 되면 여기서 모두 죽을 각오를 한 사람들입니다.” 
박 소장은 죽음을 각오한 듯한 표정이었으며, 장 참모총장은 혁명 지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이에 초조해진 박 소장은 이번에는 김 사령관을 비롯해 해군·공군 총장에게 지지 성명을 부탁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육군 총장이 지지하지 않는데…”라며 난색을 표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그 다음날인 17일에도 재연됐다.
그날 오후 2시경 사령부로 돌아오기 위해 육군본부에서 나오려는 김 사령관을 1층 계단에서 내려가지 못하게 원충연 대령과 장경순 준장이 막았다.
이들에 의해 김 사령관은 영문도 모른 채 부속실로 끌려갔다가 한참을 머물렀다.
사실 이때 김 사령관은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빠져 이었다.
당시 육본을 방문한 군 수뇌부들의 불확실한 태도에 분노한 일부 혁명주체들이 이들이 나갈 때 정문 바리케이드에 설치한 기관총으로 쏘아 죽이려고 준비하고 있었으나, 이들의 적극적인 보호로 화를 면하게 됐던 것이다.

■ 김성은이 말하는 박정희 “국가 발전과 비전에 열정적이었다”
김성은 사령관은 박정희 대통령의 국가를 위한 순수한 열정과 동기가 대단했다고 말했다.
김 사령관은 “박 대통령은 틈만 나면 ‘뭔가 해야 한다. 이대로 있으면 가난하고 찌든 나라로밖에 남지 못한다. 언제까지 미국 원조에만 의지할 수 있는가? 미국 원조가 없으면 당장 죽을 나라, 이제 우리 민족도 깨어나야 한다. 가난은 우리의 숙명이 아니다. 뭐든지 해야 한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순 없다’고 열변을 쏟아냈다”고 했다.
초기 혁명정부 시 박 대통령은 군 수뇌부와 잦은 회동을 가지며 상호 신뢰를 쌓고, 깊은 대화를 많이 나눴는데, 이때 언제나 국가 재건과 경제 발전을 위한 강렬한 의욕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이후 김 사령관은 군사혁명위원회 위원, 국가재건최고회의 위원,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회장 등을 역임하고, 1963년 3월부터 1968년 2월까지 5년 동안 제15대 국방부장관으로 재임했다.
그의 재임 기간은 역대 대한민국 국방부장관 중 최장기 재임 장관인 동시에 현재까지 유일한 해병대 출신 장관이기도 하다.
특히 국방부장관 재임 시 베트남전 파병 등을 실행을 맡으며 박 대통령과 함께 국운을 책임지는 관계가 됐다.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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