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사령관 취임식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중장 계급장을 공정식 신임사령관에게 달아주고 있다(1964.7.)

■ 박정희 “공 장군, 김포 여단을 맡아주시오”
5월 16일 새벽 김포에서 출동한 해병대 병력이 한강을 건넌 뒤 군사혁명위원회가 위치하고 있던 육군본부 건물에 자리 잡았다.
아침 6시경 김동하 장군은 박정희 장군과 의논한 끝에 그 당시 국방대학원에 다니고 있던 공정식 장군에게 전화를 걸어 급히 육본으로 출두하도록 기별했다.
김 장군과 박 장군이 공 장군을 부르게 되었던 것은 김포 주둔 병력 중 거사에 가담하지 않은 잔류병력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만약에 누군가가 그 잔류 병력을 혁명군의 진압에 투입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이들을 강박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심각한 우려를 해소코자 그들은 비어 있는 그 여단장 자리에 김윤근 장군과 해사 1기 동기인 공정식 장군을 앉히기로 뜻을 모았다.
공 장군이 출두를 하자 박 장군은 그에게 악수를 청하며 김포 여단을 맡아 달라고 했고, 요청을 받은 공 장군은 기꺼이 그 요청을 수락했다.
그런데 극비에 붙이라는 엄명에 따라 직속 상관인 김성은 해병대사령관에게 신고도 하지 않고 여단 본부에 도착했다.

■ 미 군단장·미 해군사령관 독촉 계속 묵살
공 장군은 여단 본부에 도착하자마자 그곳에 대기 중인 미 1군단 사령부에서 보낸 헬기를 타고 군단 사령부로 갔는데, 그를 대면하자마자 라이언 군단장은 자기의 명령 없이 서울로 무단 출동한 여단 병력을 당장에 원대로 복귀시키라고 명령했다.
그래서 그는 부대를 파악한 연후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변하고 여단본부로 돌아왔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그를 기다리고 있던 주한 미 해군사령관 프레시 제독이 1군단장으로부터 무슨 말을 들었느냐고 물어본 다음 그도 역시 같은 주문을 하기에 공 장군은 그에게도 같은 답변으로 난처한 입장을 일단 모면했다.
그 당시 김포 해병여단은 미 8군에 소속된 미 1군단장의 작전 통제를 받고 있었다.
이러한 명령을 받은 공 장군은 명령의 이행을 다그치는 미 군단장과 주한 미 해군사령관의 끈질긴 독촉을 5월 18일 장면 총리가 내각 총사퇴를 결의하고 퇴진할 때까지 계속 묵살함으로써 박정희 장군과 김동하 장관의 기대에 부응했다.
훗날 공정식 사령관은 “세계사에 유례없는 대한민국의 성공은 1961년 5월 16일 군사혁명을 원점으로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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