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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간 전우와 敵에게 술 한 잔 따릅니다

▲ 장주경(해병 213기)

청룡 3대대 9중대 1소대 근무

지난 2월 17일 밤 나는 무엇에 홀린 듯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50여년 전 월남전선에서 나는 야간 매복조의 선임조장으로 오후 7시 작전 투입 전 군장 검열을 받고 92매복대의 대원들과 매복지점 이동경로를 파악했다.
파월 후 첫 작전인 김광명 하사(분대장)와 나의 12기 후임 김재광(해병 225) 일병, 그리고 역시 첫 작전인 이병 2명 등 모두 5명이었다.
우리는 호이안 9중대와 3대대 사이의 개활지를 지나 물이 비치는 늪 지역을 한 명씩 포복으로 낮은 자세로 통과하여 매복호를 확보했다.
때는 정월대보름이 지나고 며칠 후였지만 달빛은 구름 속에 가려서 시계가 아주 나빴다.
신병 두 명을 전후로 청음초를 내보내고 크레모아를 설치하고 수류탄 실탄 핸드파라슛트를 사용이 용이하게 준비를 끝내고 엄폐·은폐했다.
긴장 속에 청음초 나갔던 두 명을 불러들여 마주 보며 180도 사주경계를 시키고 잠시 눈을 붙이고 있던 중 18일 새벽 “똑딱이가 하나”라고 중대상황실의 정명복 병장의 무전을 받고 1시에 근무 교대했다.
20여 분이 흐른 뒤 좌우 전후로 얕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경계를 하던 중 좌측 능선 끝 늪의 물 위로 어른거리는 물체를 발견해 주시했다.
“아! V.C다!” 확인하던 찰나 두 놈이 살금 자세를 낮추고, 뒤에 두 명이 또 나타나자 나는 김재광 일병 손에 수류탄을 쥐어 주고 크레모아 스위치 두 개를 움켜쥐었다.
두 명의 척후가 지나고 두 명, 또 3.4m 간격으로 두 명이 보이자 지체 없이 크레모아를 발사하고 신음하는 월맹정규군 하사를 향해 “김 일병 수류탄!” 외치고 멋지게 한 방 먹이자 누워 있던 김 분대장, 신병 두 명이 함께 조명탄을 쏘아 올리고 도망가는 적을 향해 집중 사격했다.
이로써 적 확인 사살 4명, AK47소총 1정, 로켓 1발, 의약품, 식량, 의류를 노획하는 전과를 올렸다.
이 전과로 김 분대장(수원이 고향)운 중사로 특진되어 귀국 휴가도 갔었는데 지금은 잘 지내고 계신지 궁금하고, 김재광 일병은 약 보름 후 전사하여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되어 있어 몇 차례 만나러 가서 묘비만 어루만지며 눈물짓곤 했다.
3번 묘역에 함께 잠든 우리 소대원들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몇 기인지 이름도 기억에 없는 첫 매복 작전을 나와 같이 했던 두 명의 후배 전우들은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귀국하여 잘 살고 있는지?
오늘, 먼저 간 전우들과 적이지만 나의 작전에 쓰러져간 영령들에게 술 한 잔씩 따르고 나도 한 잔 들이킨다.

월남에서 전우들과 함께.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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