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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은 죽지 않는다”살아있는 해군의 전설, 최영섭(예·해군대령) 노병
최영섭 노병
최 노병의 동생 최웅섭 해포회 명예회장.

지난 6월 25일 열린 6·25전쟁 70주년 기념행사에서 힘찬 모습으로 ‘6·25의 노래’를 제창한 노병이 화제다.
주인공은 바로 최영섭(예·해군대령) 노병이다.
92살 고령의 최 노병은 이날 해군 예비역 대표로 행사에 참여했다.
부석종 해군참모총장과 함께 무대에 오른 그는 지팡이를 짚은 모습이었지만 누구보다 절도 있게 거수경례 했다.
그리고 ‘6·25의 노래’를 부를 때는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위아래로 힘차게 흔들었다.
정신이 살아있는 그의 모습은 TV 중계를 통해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대한민국 해군의 살아있는 전설인 최 노병은 최웅섭(해간 18) 해병대포병전우회 명예회장의 친형인 해병가족이다.
■ 군함 위해 성금 모아… 이승만 대통령 ‘감격’
강원도 평강에서 태어난 최 노병은 광복 이후 북한 공산당을 피해 온 가족이 월남했다.
그는 ‘두 번 다시 나라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바다를 지켜야 한다’는 결심으로 1947년 9월 해군사관학교 3기로 입교했고, 해군소위 임관 4개월 만에 6·25전쟁을 맞았다.
당시 우리 해군은 전쟁 직전까지 포 달린 군함이 한 척도 없었다.
일본이 버리고 가거나 미군이 쓰던 작은 소해정 몇 척이 해군 자산의 전부였던 것이다.
국비가 턱없이 부족했던 시절, 군함을 사기 위해 해군 장병이 월급을 내고, 해군 가족들이 바자와 뜨개질로 돈을 벌어 성금 18,000달러를 모았다.
이승만 대통령은 초대 해군참모총장 손원일 제독에게 이 성금을 받고 감격하며 45,000달러를 지원해 미국에서 백두산함(PC-701)을 구입할 수 있었다.

■ 6·25전쟁 최초 해전·승전 ‘대한해협해전’
최 노병은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전투함 백두산함의 갑판사관이었다.
전쟁 발발 하루 뒤인 6월 26일 부산 동북쪽으로 기습 침투하던 북한 무장 선박을 격침하는 작전에 그는 참전했다.
북한군 최소 600명이 승선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함정을 격침하며 대승을 거둔 이 전투는 6·25전쟁 최초의 해전이자 승전인 ‘대한해협해전’이었다.
부산항은 당시 한국에 군수 보급품과 증원 병력을 투입할 수 있는 유일한 항구로, 이날의 승리는 전략적으로 결정적인 사건으로 평가 받고 있다.

■ 조국 수호 위해 최선 다한 지난 70년
최 노병은 이후 덕적도·영흥도 탈환작전, 인천상륙작전, 대청도·소청도 탈환작전 등 6·25전쟁 주요 전투에 참전하며 해군의 역사와 함께 했다.
최 노병은 금성충무무공훈장 등 무공훈장 4개를 수훈하고 1968년 전역했다.
사회에 나와서도 안보 강연을 다니며 전사자 유족 찾기 운동을 펼치는 등 조국수호를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또한 6·25전쟁에서 전사한 부하 동상을 각 모교에 세우고, 해양소년단 고문으로 활동하며 후세대를 위한 교육에도 힘썼다.
특히 작년에는 인천상륙작전 성공을 위한 교란 작전이었던 장사상륙작전에서 전사한 문산호 선원들에게 69년 만에 무공훈장을 수여하는데 일조했다.

■ 동생, 아들, 손자까지… 줄줄이 ‘군인정신’
최 노병은 ‘군인 가문’으로 유명하다. 삼형제 중 맏인 그의 아래 동생 최웅섭 해포회 명예회장 뿐 아니라 막냇동생(최호섭)은 해군부사관으로 평생 동안 봉직했다.
아들 넷 중 큰아들은 해군 대위, 둘째는 육군 중위, 셋째는 공군 대위, 막내는 육군 소위로 복무했으며, 이중 최재형 감사원장이 둘째 아들이다.
손자 1명은 해병대 중위, 2명은 육군, 1명은 해군으로 복무했다.
최 노병의 강인한 군인정신이 형제 뿐 아니라 자손에게 대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 “국민 행복의 울타리는 국가”
최 노병은 “온 국민의 힘으로 지켜온 나라를 계속 합심하여 지켜나가야 한다”며 “6·25전쟁 당시 아무런 준비도 없었던 우리나라를 지킬 수 있었던 건 온 국민이 합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금이 6·25전쟁 이래 대한민국 최대 안보위기 상황”이라며 “한번 무너진 조국은 다시 오지 않으며 국민들은 이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국민 행복의 울타리는 국가’라는 점을 우리 국민이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6·25전쟁 70주년 기념행사에서 최영섭(右) 노병이 부석종 해군참모총장과 함께 ‘6·25의 노래’를 힘차게 부르고 있다. 【MBC 방송 캡쳐】
작년 6월 거행된 장사상륙작전 문산호 전사자 서훈식에서 차량 사열하는 최(中) 노병.

 

고명석 기자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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