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우 총리, 늘 마오타이로 김일성 대접
통역 관계로 나는 과거에 이미 말한 대로 중국 지도자들과 김일성의 회견에 참석할 수 있는 행운을 가졌다.
내 기억으로는 김일성은 마오타이(茅台) 술을 매우 즐겼다.
※ 마오타이 술은 중국 구이저우(貴州)성의 런화이(仁懷)시 마오타이(茅台)에서 나오는 술로서 귀한 손님을 대접하는데 쓰인다 해서 영빈주(迎賓酒)라고도 불린다. 수수와 밀을 발효하여 증류한 백주(白酒)로 보통 알코올(酒精) 43도이다. 마신 후에도 머리가 아프지 않고 중국 사람이 즐기는 향을 지니고 있으며 보통 흰 도자기 병에 500ml를 담아 판매한다. 푸젠(福建)성 진먼다오(金門島)에서 나오는 고량(高粱·수수)주와 비교된다. <편집자 주>
1970년 10월 김일성이 비밀리에 베이징에 와서 양국의 관계를 복원하였다.
문화혁명 기간 동안에 두 나라의 관계는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고 김일성은 이 때문에 몇 년 간 베이징에 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방문을 중국 측은 매우 중시하여 저우언라이 총리가 친히 비행장에 가서 영접하였고, 같이 차를 타고 그가 머물 댜오위타이 영빈관 18호실까지 안내하였다.
그날 저녁 마오쩌둥 주석이 18호실에 와서 김과 장시간 만난 뒤 연회를 베풀고 환담했다.
내 기억으로는 마오 주석이 그를 위해 준비한 안주는 매우 풍성했으며 마실 술은 마오타이주(酒)였다.
마침 그의 방문 기간이 10월 10일 조선노동당 건립 25주년 기념일이 되어 저우 총리는 매우(十分)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으며 특별히 그날 저녁 인민대회당에서 성대한 연회를 열고 김일성의 방문과 조선 측의 중요한 축일을 경축했다.

■ 미중 관계 통보하고 마오타이 마셔
이런 활동은 본래 접대 일정에 설정되지 않은 것이어서 외교부는 사전에 준비한 연설 원고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인데 저우 총리가 즉석 연설로 술을 권하며 축하했다.
그날 연회에 올라 온 술은 총리의 지시에 의해 기왕에 김일성이 좋아한 마오타이주였다.
김일성이 마오타이 술을 좋아한 것에 대해 말하자면 저우 총리는 이미 매우 잘 알고 있었다.
일찍이 1958년 2월 저우 총리가 중국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하여 중공 지원군의 조선 철수 문제를 협의했다.
원만히 협의를 마치고 양측은 공동성명을 세계에 발표하여 조선의 영원한 평화를 위하여 그 해 안으로 중공군이 조선에서 철수하기로 하였음을 밝혔다.
이 방문 기간에 저우 총리는 여러 차례 김일성을 만나 함께 식사와 술을 마시는 자리가 있었다.
한 원로 동지의 회고에 의하면 한 번은 지원군 주둔 사령부에서 식사를 했는데 두 사람은 양국의 우호를 돈독히 하는 정담을 나누고 기분이 좋아 의기투합하여 밤새 마오타이 술을 마셨다.
그 후로 김일성이 중국에 올 때마다 저우는 마오타이 술을 준비해 두었다.
1972년 4월 15일은 김일성이 60세 환갑이었고 당시 중·조 양국은 관례적으로 최고 지도자의 생일을 맞을 때마다 서로 연회를 베풀어 축하했기 때문에 저우 총리는 중국 정부를 대표하여 인민대회당 연회실에서 성대한 축하연을 열어 조선 측 외빈들을 초대하였다.
그때 연회장에 준비한 술은 김이 좋아하는 마오타이 술이었고 저우 총리는 나이가 74세의 고령이었지만 변함없이 마오타이 술로 손님들과 술잔을 서로 마주치면서 축배를 들고 김일성의 생일을 축하하였다. <계속>

▲ 박 실 초역 / 전 국회사무총장, 대한민국헌정회 이사, 본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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