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총회에 중국대표단 고문으로
1973년 제28차 국제연합(UN)총회에 제일 먼저 조선 문제가 외사일정에 올라 제1위원회가 토의에 들어갔다.
나는 업무상 중국대표단 고문의 한 사람으로 이 회의에 참가 차 뉴욕으로 갔다.
조선 문제는 유엔과 관련이 있는바 1960년 조선전쟁이 폭발하자 미국은 유엔의 깃발 아래 15개 국가를 규합하여 연합군을 조성, 출병하여 간여하였다.
그 후 미국의 조종 아래 ‘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회(UNKRA)’를 조성하여 조선의 내정에 간섭했다.
(북)조선은 이러한 미국에 대해 강렬히 반대했고 중국도 미국의 행위를 찬성하지 않아 중조 두 나라는 미국과 투쟁하였고 곧장 조선 문제를 유엔에 상정하여 정의를 신장하는 기회로 삼았다.
28차 유엔총회에 조선 문제가 상정된 것은 중조 양국이 오랫동안 공동으로 노력한 결과로 1971년에 중국이 유엔에 합법적인 의석을 회복하여 광범한 활동을 전개한 성과였다.
이번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중조양국 대표단은 여러 차례 의견을 교환했다.
그 후 중국은 알제리 등 34개국과 연합하여 총회 전날 ‘조선자주평화통일을 위한 유리한 조건’이란 제안을 하였는바 ‘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회’와 유엔군사령부를 해체하는데 목표를 두었으며 미국 등 27개국이 제출한 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회 연차보고안과 첨예하게 대결하였다.
쌍방의 제안을 토론하는데 중국의 노력으로 제1위원회는 한국과 (북)조선의 대표를 초청하여 토론에 참가시켰다.

■ 최초의 유엔총회 성과
(북)조선대표단이 베이징을 거쳐 가게 되어 나를 중국대표단 일정에 참가시켜 뉴욕에 가게 함으로써 중국과 조선대표단이 총회 기간 두루 의사소통을 통해 편리하도록 하였다.
나는 황급히 준비하여 유엔에 가 공작하였다.
중국이 유엔에 합법적 지위를 회복하여 대대적인 유효한 공작을 전개, 중조양국에 유리한 형세가 갈수록 더 유리하게 조성되었다.
미국은 이점을 보고 적극적인 대항을 피해 화해적인 정신에 의거하여 중국과 알제리 등이 제안한 안건에 수정안을 제안하였다.
이에 대해 중국과 조선은 고위층 협상을 통해 대항을 피하려는 미국 측을 감안하여 쌍방의 안건을 표결에 부의하지 않기로 한 황화(黃華) 중국대표의 절충안을 통과시키기로 ‘의견일치’를 보았다.
그 후 절충을 통해 양측은 이 문제를 다루지 않기로 했다.
1973년 11월 28일 제28차 유엔총회는 미국과 중국의 이 같은 협의에 따라 제1위원회에서 표결하지 않기로 의견일치를 보았다.
그리고 1972년 7월 4일 남북한이 발표한 공동선언(7.4선언)을 지지하여 국제연합한국통일부흥위원회(UNKRA)를 즉각 해산하기로 했다.
이것은 중국과 조선이 유엔에서 관련 국가들의 노력을 통해 얻은 최초의 성과가 되었다. <계속>

1973년 열린 제28차 국제연합(UN) 총회 모습

▲ 박 실 초역 / 전 국회사무총장, 대한민국헌정회 이사, 본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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