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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의 ‘개그 쇼’각종 의혹 속 귀순한 ‘삼척항 북한 어선’ 사건
귀순한 북한 어선의 선원들. 4명 중 2명 중 북한 군복을 입고 있었다. 탈북한 어민이라고 보기 힘든 당당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지난 6월 15일 오전 강원도 삼척항에서 발견된 북한 어선에 대한 국방부의 각종 축소 의혹이 ‘개그 쇼’에 다름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북 어선이 최초 알려진 대로 삼척항까지 기관 고장으로 표류해 온 것이 아니라 귀순 목적으로 항해했던 게 확인되면서 국방부가 북한 눈치를 보며 사건을 축소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북 어선 관련 정황이 국방부의 최초 설명과 다른 사실이 속속 드러나 어이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 삼청항에 정박한 북한 어선
국방부 브리핑에 따르면 4명이 탄 북 어선은 지난 6월 9일 함경북도에서 출항해 10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북방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 무리에 합류했다.
이어 12일까지 위장 조업을 했고, 오후 9시쯤 NLL을 넘었다.
13일 오전 6시쯤 울릉도 인근 해상에서 정지했으며 오후 8시쯤엔 기상 악화로 표류했다.
이후 특정할 수 없는 시간에 최단거리 육지를 목표로 항해를 시작했고, 오후 9시쯤 삼척 동쪽 해상에서 엔진을 끈 상태로 대기했다.
날이 밝기를 기다린 이 어선은 15일 일출 이후 삼척항으로 출발해 오전 6시 20분 삼척항 방파제 인근 부두 끝부분에 접안했다는 것이다.

■ NLL 넘어오는 동안 전혀 몰랐다
해군과 해경은 북 어선이 NLL을 넘어 삼척항까지 항해해오는 동안 동태를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
동해상에서 미세한 흔적이 해안 감시 레이더에 잡혔으나 감시 요원들은 파도로 인한 반사파로 판단했다.
군의 해안선 감시용 영상감시체계가 삼척항으로 들어오는 소형 목선을 약 1초간 2회 포착했고, 삼척항에서 운용하는 해양수산청과 해경 CCTV도 어선을 식별했지만 조업을 마치고 귀항하는 우리 어선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북 어선이 NLL을 넘는 동안 이 부근에선 경비함 여러 척과 P-3C 해상 초계기가 경계 작전을 하고 있었다.
해경과 해군을 비롯해 육군에서도 레이더를 활용해 중첩 감시하는데도 발견하지 못한 것은 우리 군·경의 해상경계태세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밖에 볼 수 없는 사안이다.

■ 꼬리를 물고 이어진 거짓 발표
국방부는 북 어선이 해류에 떠밀려 표류해 내려온 것으로 최초 발표했다.
하지만 목선 발견 19분 뒤 군에 발송된 첫 해경 보고에는 “엔진을 가동해 움직였다”는 사실이 애초부터 명시돼 있는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또한 국방부는 당초 북 어선이 강원도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됐다고 발표해 삼척항 부두에 스스로 정박한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후 통일부 당국자는 언론 브리핑에서 “어선은 선장의 동의를 받아 폐기한 것으로 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군에 따르면 동해1함대에 어선은 보관 중인 것으로 밝혀져 이 역시 논란을 낳았다.

■ 최초 발견자는 군·경도 아닌 민간인
북 어선의 실체는 15일 오전 6시 50분쯤 부두에 산책을 나온 주민이 112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신고자는 차림새가 특이한 북한 선원을 발견하고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고, 북한 주민들은 “북한에서 왔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북한 선원들은 항에 정박한 뒤 내려서 약 30분 간 부두 곳곳을 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과정 속에 우리 주민과 대화도 했으며, “탈북해 서울에 살고 있는 이모와 통화할 수 있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는 말을 한 것이 밝혀졌다.
또한 4명 중 2명은 귀순 의사를 밝혀 남고, 2명은 돌아가겠다고 해 즉시 송환한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의문을 낳고 있다.
별다른 조사 없이 조기 송환한 부분이 석연치 않을뿐더러, 정황상 북으로 돌아가면 어려운 처지에 놓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 코미디 영화에나 나올 법한 사건
북 어선 파문으로 인해 정치권의 우려와 질타가 이어졌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북한 어선이 유유히 삼척항까지 내려왔지만 우리 군은 아무도 몰랐다”며 “경비는 완전 무방비 상태였는데 만약 어선에 무장공비가 타고 있었다면 어쩔 뻔 했나”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국방 무력화와 안보 해이를 야기한 9·19군사합의를 무효화하고, 우리 군의 경계 태세를 원상 복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코미디 영화에나 나올 법한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며 “더 심각한 문제는 군 당국이 경계에는 문제가 없었고 거짓브리핑으로 사실을 은폐하고 조작하려 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명석 팀장】

■ 북한 어선 관련 말 바꾼 정부 및 군 당국
발견 장소 : 삼척항 인근 → 삼척항 방파제
어선 처리 : 선장 동의 하에 폐기 → 해군 1함대 보관 중
최초 발견자 : 우리 측 어민 → 산책 나온 주민
표류 원인 : 기관 고장 → 기상 악화
기항 과정 : 파도에 떠밀려 표류 → 엔진 가동으로 접근
 

 

고명석 기자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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