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청년 이광수는 해방병단(해군의 전신)에 들어간다.
  들어간 이유가 심상치 않았다.
  즉 일본에 가서 모진 고생을 하고 들어와 보니 꿈에도 그리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이다.
  가까스로 어머니 묘를 수소문해 찾아보니 묘가 장마로 씻겨 내려가 그 자리에 비목(碑木)을 세우고 2년간 매일같이 찾아 예를 올리던 중 그곳이 어머니 묘가 아님을 알게 되자 ‘내가 불효를 저질렀구나!’고 비관하여 마산 앞바다에 투신하였다.
  눈을 떠보니 어느 식당 집 아랫목에 누워있더란다.
  그 주인이 마음을 잡고 이곳에서 일하며 같이 살자 하는 바람에 열심히 일하다가 일본에 있는 형님을 찾아 밀항선을 탔다.
  출항하자 곧바로 해방병단 경비정에 나포되어 곧장 유치장에 갇히게 됐다.
  당시 군기(헌병)대장이 “너는 나이도 어리고 할 일이 많은데 나라를 위해 일하 거라”고 권유하여 17살 되는 나이에 해방병단에 들어간 것이다.
  2년 후 중사로 진급되고 마침 해병대가 창설되어 상사(병조)로 진급하여 해병1기생 소대장을 맡았다.
  6.25가 나자 전투에 참가하여 인천상륙작전, 서울수복작전, 원산상륙작전, 흥남 장진호전투에 참가하여 끈질긴 목숨을 이어왔다.
  아마도 어머니에 대한 불효를 비관하여 자살하려다 살아난 것이 그의 생명을 끝까지 지켜준 모양이다.
  계속되는 전투로 소대장들이 손실되자 장교 충원을 위해 해병대사관 3기생을 모집하는데 지원하여 지휘관의 길로 들기 시작했다.
  소위 임관 후 해병대사관 4, 5, 6기 구대장을 거쳐 교관학교장, 상남훈련대장 등 해병대 인재 양성의 사도의 길을 걸었다.
  전쟁 중에는 별에 별 일화가 많은데 이광수 소위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해병대 군법회의에서 역사상 최초의 피고가 되었다.
  즉 김광식 대위, 김한수 중위, 이임상 소위, 김응호 소위와 함께 부산 모 식당에서 술자리를 하던 중 옆 방 칸막이를 넘어지게 하는 바람에 옆방 주객들과 한바탕 싸움이 붙었는데 하필이면 그들이 경찰간부, 자유당 간부, 경무대 비서관 등 천하를 주름잡던 실력자들이었단다.
  15년 중형을 선고받았는데 일선에서 사선을 넘으며 싸운 공로와 훈장 수여가 참작되어 일선으로 보내졌단다.
  진급 심사 때마다 전과가 노출되어 항상 뒤에 쳐졌다가 1961년 사면 복권으로 중령이 되었다.
  중령 당시 상남훈련대장으로 있던 중 1962년 경찰 특채가 있어 지원하여 합격, 총경이 되어 삼척경찰서장으로 취임했다.
  당시 33살 최연소 1급 서장이 된 것이다.
  삼척경찰서는 강원도 동부 지역의 유일한 경찰서였다.
  정의와 자유를 위해 살아온 해병대 중령 출신이니 당연한 결과였을 것이다.
  그 후 원주, 마산, 진해경찰서장을 지내고 박정희 대통령의 신임으로 청와대 경비대장으로 취임했다.
  그때는 전국에 경찰서가 몇 개 안 되는 시대여서 누가 잘하고 있는가를 대통령이 모두 알고 있었을 때였다.
  45살 되던 해에 경남경찰국(청)장으로 나가게 된다.
  이임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첫째, 반공업무에 집중하라. 둘째, 부하를 사랑하라. 셋째, 서민들을 아끼고 도와줘라” 하며 수장이 되면 남에게 욕먹어서는 안 된다고 손을 꼭 잡으며 봉투를 주더란다.
  열어 보니 상상도 못할 금액인 700만 원의 거금이었단다.
  요즘같이 연금도 없던 시대에 그 돈으로 자녀 6명을 잘 교육시켰고 지금도 살고 있다면서 박정희 대통령을 평생의 은인으로 모시고 있다고 했다.
  그 후 치안감으로 승진하여 해양경찰국(청)장으로 있다가 1981년 명퇴하여 현재 부산에 살고 있는 중이다.
  부산에 가면 장복회(해병대전우회)가 있다.
  이광수 회장은 장복회를 결성하여 회원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다.
  회원들이 작고하실 때까지 회장을 맡아달라고 하여 평생 회장을 맡고 있는 부산의 덕망 있는 해병대 노병이고 창설요원이다.
  이광수 회장은 충무무공훈장, 화랑무공훈장과 각종 기장 등 10여 개와 대통령표창을 비롯 24개의 표창을 받은 해병대의 살아있는 역사다.
  금년 민속절을 기해 부산에 거주하는 노병을 찾은 이유가 이같이 훌륭하신 노병을 잊지 말자는 깊은 뜻을 갖고 주위에 있는 해병대 노병들을 후배들이 잘 섬기자는 당부를 부탁하는 것이다.

이광수 회장은 충무무공훈장, 화랑무공훈장과 각종 기장 등 10여 개와 대통령표창을 비롯 24개의 표창을 받은 해병대의 살아있는 역사다.

신동설 발행인  sds155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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