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해병대전우회원들

고대원 회장

베트남해병대전우회는 단일 전우회로 운영되다가 현재는 베트남해병대전우회연합회가 구성된 후 하노이와 호찌민이 각각 전우회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에 방문한 호찌민해병대전우회는 현지에서 건설업 및 부동산 컨설팅 사업을 하는 고대원(부 172) 회장을 중심으로 약 20~25명의 회원들이 월례 모임을 가지면서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현지에 약 80~100명의 전우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어 더 많은 전우가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월례회에 나오는 회원은 대개 200~400자 기수이며 무적해병신문사의 취재 방문에 고참 전우들이 특히 관심을 가졌다.
이번 취재에는 고대원 회장 외에 류재목(해병 229) 해병대전우회중앙회 부총재, 그리고 김선만(해병 211) 고문이 함께 하면서 현지 정착을 위해 노력한 소중한 경험담과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해주었다.

베트남, 국가 개발 위해 온 나라 들썩 ‘기회의 나라’
한-베 감정 차이, 꾸준한 노력으로 서로의 진심 이해해…

▲ 기자(장하정 해외특파원)
바쁘실 텐데도 이렇게 자리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국을 떠나 이곳에서 정착하시면서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소중한 경험담을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 류재묵
아시다시피 우리는 자라면서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끼니부터 생존위협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그래서 노력을 해야 살 수 있다는 생존법칙에 익숙했습니다.
특히 해병대에 가서는 그 어려운 훈련과 군 생활을 이겨내는데 필요한 해병대정신을 익혔습니다.
저는 군 생활 중 ‘가장 성실한 것만이 최선의 요령이다’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이런 생각이 ‘오늘날의 나를 있게 한 근본이다’라는 생각에 해병대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이곳에 와보니 ‘과연 세계는 넓다’는 것에 제가 해나갈 일들이 보이더군요. 아마도 그런 점에서 젊은 후배님들이 이곳을 온다면 많은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이곳 베트남은 국가 개발을 위해 온 나라가 들썩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고대원
저는 1984년 김포 제2사단에 하사로 시작하여 사령부 근무까지 7년 동안 복무한 후 전역하였습니다.
보병 병과였으나 정훈 계통에서 근무한 것을 계기로 전역 후 광고 계통에서 일했습니다. 그 후(2005) 베트남에 진출하여 현재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제가 잘 나가다가 갑자기 실패에 닥쳤을 때는 ‘희망’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며 이겨냅니다. 부사관 교육훈련 때 인간의 한계점에 다다라 더 이상 버틸 수 없었을 때마다 ‘희망’이라는 단어를 떠 올리며 극복하면서 터득했던 해병대정신이었습니다.
당시 훈련소대장이 “이제 거의 다 왔다. 저기가 목표다”라고 하였을 때, ‘이제 곧 끝나는구나’ 하면서 체득한 희망이라는 단어는 제 삶의 커다란 지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제 아들이 해병대를 나왔는데 지금은 이런 정신이 많이 없어지지 않았나 하는 우려가 들더군요. 그러면서도 해병대의 자존감을 갖고 있는 것이 고맙기도 합니다.

▲ 기자
시대적 여건 상 과거 선배들처럼 극한 상황을 극복하게 하는 훈련을 시키는 것은 제한됩니다. 그렇지만 제가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말은, 지금도 해병대는 타군에 비해 더 강한 소속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출장 중임에도 참석해 준 김선만 고문께 감사드립니다. 월남전 참전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 김선만
저는 1969년도에 청룡부대 제2대대 제6중대로 파병되었는데, 당시 우리 중대방석(기지)은 짜꾹성당이 보이는 조그마한 언덕에 있었습니다.
그곳은 과거 프랑스가 베트남을 식민지로 삼고 있을 때 프랑스군이 주둔하면서 쌓아둔 건축물(지휘소나 관측소로 추정됨)이 지금도 정상에 있습니다.
우리 중대는 그곳에 주둔하면서 마을 우물에서 길어다가 사용했던 관계로 주민에게 전투식량과 어린이들에게 용돈도 주는 등 관계가 좋았습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1969년 12월 23일, 중대방석에서 내려가 오른쪽으로 조금 가다보면 자큐성당이 아닌 조그마한 성당이 있었어요.
그곳에서 폭탄이 터졌고 마을에서 부상자를 후송시켜 달라고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중대에서는 소대에서 3명씩을 차출하여 그쪽으로 보냈는데 나도 당시  현장에 달려갔습니다.
그곳에 도착하고 보니 말 그대로 생지옥이 되어 있더군요. 수십 명이 숨지거나 부상당한 채 쓰러져 비명을 지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피가 줄줄 흐르는 부상자들을 직접 들쳐 메고 기지로 옮겨 헬기로 후송시켰습니다.
아직도 그 당시 비참했던 모습이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베트남 학생들에게 장학금 전달하는 전우회원들

베트남 방문 취재 현장. 고대원(左) 호찌민전우회장, 류재목(右) 중앙회 부총재와 장하정 본지 해외특파원.

▲ 류재목
2005년에 선배들 몇 명이 뜻을 모아 당시 우리가 주둔했던 지역의 학생들에게 장학사업을 진행해 보자는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여기 김 고문과 현지에 다니면서 우리의 뜻을 밝혔는데 한국인과 만나는 것을 꺼렸습니다.
당시 그곳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 나이를 먹은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이 청룡부대와 싸웠던 사람들이라 아직도 감정이 수그러들지 않았던 것이지요.
특히 호이안재향군인회(전쟁 참전자 단체)는 반대가 가장 심했습니다. 약 3년 동안 계속 노력한 끝에 마침내 마음의 문을 약간 열어 주었습니다.
2008년, 현지 교육국에서 “우리에게 무엇을 해 줄 것이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우리가 호이안 여단본부 근처에 있는 학교에서 필요한 것을 기증하겠다고 했고, 그들이 낡은 책걸상 교체를 요구하기에 무려 21시간을 달려 그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당시 운동장이 물에 흥건히 잠겨있었는데, 그 와중에서 책걸상을 차에서 내려 옮기는데 학교에서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고 지켜만 보고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차를 타고 가서인지 우리들은 이미 녹초가 되었지만 우리 스스로 책걸상 하역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 있고 나서부터 이들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 기자
그야말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현지인들이 본심을 알아 줄때까지 노력하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 류재목
처음은 다소 어렵게 시작했지만 점차 우리의 진심을 이해하게 되었고 이제는 서로 지원을 받으려고 경쟁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제 이 장학사업은 우리 외교통상부에서도 승인한 공식사업이 되었고, 임재훈 총영사도 매년 행사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사업은 베트남 재향군인회가 공식적으로 베트남 정부에 보고하여 승인을 얻음으로써 공인된 사업이 되었습니다.
지난 2015년에는 처음으로 중앙회 총재(당시 이상로 총재)가 참석해 자리를 더욱 빛내주었고 올해에도 중앙회에서 간부들이 참석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초기에는 연 2만 달러 정도의 성금을 가지고 주로 책걸상과 같은 비품 위주로 지원을 하다가 점차 컴퓨터와 같은 전자제품을 요구하여 이를 지원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학교 내에서 지정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전달했습니다.
처음에는 성적 우수자로 하려고 하였으나 우리와 정서가 다소 다른 부분이 있어 학교에서 지정해 주는 학생을 대상으로 30명을 선발하여 학생당 1년 학비에 해당하는 1백만 동(우리나라 약 5만 원 상당)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7년도부터는 인제대학교와 서울 강서로타리 클럽에서도 뜻을 함께 하여 행사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 2018년 장학사업은 10월 12일에 실시했다.

▲ 기자
제가 이곳 전우회를 방문한 목적은 이곳 전우회를 소개하고 여러 활동을 적극적으로 국내우회 및 해외전우회에게도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앞으로 베트남 호찌민 전우회에 대해 홍보할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홍보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놀라운 성장 잠재력 지닌 ‘베트남’

■ 베트남은?
베트남은 동쪽으로 중국해를 접해 남북으로 길게 뻗어있는 국가로서 북으로는 중국, 서로는 라오스 및 캄보디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과거 중국으로부터 오랫동안 영향을 받았다.
근대에 들어 프랑스의 식민통치를 받다가 제1차 인도차이나 전쟁을 치르면서 1954년에 디엔비엔푸 전투에서 승리하여 프랑스 통치를 종식시켰고, 외세 배격을 위해 미국, 중국과도 전쟁을 치르면서 승리를 거두었다.
면적은 약 33만㎢이고 인구는 2017년 기준으로 볼 때 1억 명이 좀 못 미치는데 2020년대 중반에는 1억 명을 넘을 것이라고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과거 베트남에 파병하여 미군과 함께 북베트남군에 대항하여 싸웠으나 통일된 이후 1992년에 수교를 맺었고, 2001년도에는 포괄적 동반자 관계 공동선언을 발표한 후 2009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해 2020년까지 무역액 700억 달러를 달성하는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교민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베트남의 수도는 하노이며 공식 국호는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이다.

■ 오늘날의 베트남
베트남은 현재 기회의 땅으로 불리며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이는 나라이다.
특히 베트남은 우리에게 가 보고 싶은 관광지로 친숙하다. 수도 하노이 뿐 아니라 경제수도라 불리는 호치민, 다낭, 호이안 등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풍부한 관광 인프라로 세계인을 불러들이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베트남 공산당의 1당 독재가 지속되고 있지만, 1980년대 추진된 도이머이 정책(개방개혁 정책)으로 인해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체제를 수용하였다.
베트남은 현재 경제 엔진이 멈추지 않는 나라로 평가 받으며, 낮은 인건비와 정부의 강력한 투자 유치 정책을 앞세워 무섭게 질주 중이다.
“자고 나면 길이 뚫려 있고 새로운 공장이 들어서 있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큰 변화의 잠재력을 가진 오늘날의 베트남을 우리는 주목해 봐야 할 것이다.

눈부신 경제 발전을 하고 있는 베트남의 도시 야경

베트남의 아름다운 관광지 경관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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