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해병대전우회 이성용(해병 409) 회장

지난 8월 19일 장하정 취재본부장이 해병대 언론 역사상 최초로 해외전우회 방문 취재의 첫발을 내디뎠다. 8.19~26.까지 일주일간 동남아의 태국(방콕)-베트남(호지민)-캄보디아(프놈펜)의 전우회를 방문하였으며 이번에는 태국전우회를 먼저 소개한다. 9월 중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을 추가 취재할 계획이다. 보도를 통하여 해외전우들의 활동을 소개하며 국내전우들과 범세계적인 미래 지향적 교류를 활성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에 걸쳐 대한민국 해병대라는 이름으로 자부심을 갖고 활동하며 교민사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전우들을 찾아 소개하는 프로젝트에 장하정(예·중령) 취재본부장 겸 해외특파원의 노고를 치하하며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아무쪼록 본지 보도를 통해 해외 전우들이 국내 전우들과 호흡을 같이하며 전 세계 교민사회에서 대한민국해병대의 자긍심이 우뚝 서기를 기원한다. 이 같은 거보를 내딛는 동력의 원천은 무적해병신문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격려와 박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한민국해병대 파이팅!

태국해병대전우회는 이성용(해병 409) 회장을 중심으로 약 25명의 회원이 격월로 모임을 갖고 있다. 신문사 취재 자리에 많은 회원들이 오고 싶었지만 각자 생업에 종사하느라(특히 관광 분야) 임원들만 참석했다. 2018.8.20.(월) 오전, 이성용 회장 외에 정낙범(해병 248) 고문, 부회장 겸 파타야 지역 한인회장인 김동민(해병 474), 그리고 정연수(해병 846) 회원과 약 4시간 동안 대담을 나누었다. 특히 김동민 파타야 회장은 이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 차로 2시간 이상을 달려와 주었다. 점심 후에는 전우회 사무실로 이동하여 간단하게 차를 나누면서 얘기를 나눈 후 태국전우회 방문을 마쳤다. 태국 전우회의 환대에 해병대의 돈독한 정과 의리를 느꼈으며 지면을 빌려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14년 코브라골드 훈련 차 파타야 항에 기항한 해군 LST 함상에서 기념품 전달식. 왼쪽 3번째가 이성용 태국전우회 회장, 오른쪽 첫 번째가 김동민 부회장이다.

2014년 코브라골드 훈련 시 해병대 대대장 박승일 중령이 해병대원들 앞에서 이성용 태국해병대전우회장에게 감사패를 증정하고 있다.

태국 낙후 지역에 해병대 이름으로 학교 건축 사업 추진 계획
“죽을힘을 다해 일하자. 도전정신을 갖자” 해병대 전통 이어나가길…

▲ 기자(장하정 취재본부장) :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자리를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이 자리가 해외전우회를 소개하는 첫 번째 자리입니다. 이 자리에 오기 전까지는 ‘저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라며 다소 걱정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나 와서 보니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반갑게 맞이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정낙범 고문
제가 이곳 태국에 자리를 잡은 지 42년이 되는데, 이런 자리를 처음으로 가진다는 것이 매우 고무적입니다.
저는 서울대 재학 시 유신에 항거하는 데모를 하다가 해병대로(피신하려) 입대하였습니다.
군 복무 중 사령부가 해체되었는데, 당시 이병문 사령관은 “전역하는 해병들이여, 모두 돈을 많이 벌어 우리 해병대사령부를 다시 살리자”는 얘기를 했던 것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그래서 젊어서부터 악착같이 노력하여 현재는 태국을 비롯, 인근 주변국 건설 현장에 시멘트를 제공하는 사업을 하고 있으며 삶의 터전을 이룩했습니다.
특히 라오스에 100만 평의 농장을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 커피농장을 조성했습니다.
고산지대인 그곳에서 생산하는 커피 맛이 현재 시중의 어느 커피보다도 월등하다고 자부합니다.
그래서 태국의 우리 전우들과 함께 이곳에서 커피숍 체인점을 운영했으면 합니다.
상호는 ‘마린’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창업에 소요되는 자금을 지원할 의향도 가지고 있습니다.
조직이 잘되려면 경제력이 있어야 하는데 제가 총대를 메고 깃대를 꽂을 터이니 우리 함께 잘 살도록 추진했으면 좋겠습니다.

▲ 이성용 회장
저는 이곳에서 골프와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선배님의 그런 마음을 고맙게 생각하고요, 점차 실질적으로 한번 추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는 쉬엄쉬엄 일하면서 전우회 후배들에게도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 정낙범 고문
그러겠습니다. 아무래도 젊은 후배들에게 전화를 하다보면 이것저것 잔소리도 할 텐데 이해해주기 바랍니다.
고국을 떠나오면 돈을 벌어 고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그렇지만 자기가 있는 곳에서 뼈를 묻어야 한다는 각오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은 나의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말입니다. 그것이 바로 해병대정신 아니겠습니까?
“죽을힘을 다해 일하자. 도전정신을 갖자”는 말인데 때로는 노병의 잔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귀담아 듣기 바랍니다.
군 생활 중 월남전에서 팔다리가 잘린 채 귀국한 선배들을 많이 보았는데 그 선배들은 그런 자신의 처지에도 불구하고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무언가를 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생사의 고비를 넘겨서인지 눈동자는 항상 번뜩였는데 그때의 눈빛은 내가 사회에서 실패와 좌절감을 느낄 때마다, 특히 고국을 떠나 이곳에서 너무나 힘들어서 주저앉고 싶었을 때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어 주었습니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선배님들의 모습은 반백년이 지나도록 내 삶의 정신적 지주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요즘 후배 젊은이들은 지나치게 편하고 자기한테 유리한 대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선배들이 만약 그랬더라면 오늘날과 같은 해병대 전통이 생겨 날 수 있었겠나 생각하며 내가 해병대가 된 것이 너무도 감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 이성용 회장
선배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 이곳엔 더 많은 전우들이 있을 것입니다.
해병대전우회는 전 세계 어디에서든 있다는 것을 알 텐데 의지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저희도 이곳 교민 잡지에 게재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지금 도착한 김동민 부회장은 파타야 지역 한인회장을 겸하고 있습니다.
파타야 지역에서는 한국 관광객이 많아 여러 부분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고, 특히 한국인과 관련된 지역 내의 각종 사고에 대해 대사관의 영사 업무를 거의 도맡다시피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습니다.

태국 육군 제21연대에서 개최한 6·25전쟁 참전 기념식 장면

태국해병대전우회원들

▲ 김동민 부회장
저는 계원예고를 졸업하고 청주대 연극영화과를 다녔습니다.
고교 시절에 남학생이 30%밖에 안 됐었는데 해병대 출신인 수학선생님이 저를 해병대 감으로 눈여겨 두셨던 모양입니다.
그 선생님 덕분에 저는 지금의 영원한 해병이 되었는데, 다시 생각해 봐도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현역으로 오래 근무한 기자에게 묻습니다.
과거에 비해 오늘날 해병대 후배들은 분명히 정신 자세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월남전에서 우리 청룡부대는 매우 용맹했던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습니다.
그런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해병대는 태생적으로 조금 거친 면이 있어야 하는데 과거에는 해병학교 출신의 간부가 많았지만, 정규 교육과정을 거친 사관학교 출신 장교가 해병대에 너무 많아서 반듯한 모습만 강조하다 보니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아닐까요?

▲ 기자
해병대를 사랑하였고 최근까지 해병대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부회장 의견이 충분히 이해는 갑니다.
그러나 사관학교 출신 때문이라는 의견은 다소 과장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해사 출신 장교가 해병대에서 줄어든다면 해병대가 과거 선배들이 보여주었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저는 약 30년 동안 해병대원들과 함께 하면서 점차 변해가는 모습을 누구보다도 더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았습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었겠지만 과거에 비해 우리 해병대를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 바뀌었습니다.
과거에는 입대 전 성장과정을 통해 소속감, 단결심, 복종심 등이 많이 강조되었으므로 우리 해병대에 입대한 후에 그런 점들을 더욱 강화하는데 용이했던 사회적 분위기였다면, 지금의 분위기는 많이 다릅니다.
단체보다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고 훈련소에 입대한 신병이 그날 무슨 훈련을 했는지 인터넷을 통해 부모가 지켜보고 있는 세상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말은, 지금도 해병대원은 타군에 비해 더 강한 소속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 김동민 부회장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점은 공감합니다. 다음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우리 전우회는 코브라골드 훈련에 참가하는 후배들을 위해 나름대로 준비를 해서 환영식을 가졌습니다.
특별한 기금도 없어서 십시일반으로 모금하여 환영 플래카드를 준비하고 현역 후배들에게 줄 음식을 준비하였습니다.
특히 저는 파타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서 삼겹살 200인분을 준비해 놓고 후배들을 대접했습니다.
그런데 지난번 훈련 때에는 아예 연락이 안와 국내 정치사정으로 훈련에 참석하지 않은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직접 관계관에게 확인해 보니 출발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준비해 놓고 후배들 환영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완전히 무시를 당했습니다. 도대체 이것은 무슨 상황이며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겠습니까?

▲ 이성용 회장
제가 좀 더 소상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코브라 골드 훈련에 참가하는 해병대가 타고 온 해군 LST가 파타야 항에 입항하는데 이를 환영하기 위해서는 이곳 방콕에서 새벽 5~6시 사이에 출발해 달려가야 합니다.
나이가 70이 넘은 선배들이 새벽부터 함께 달려가 바람이 불어 제대로 잡고 있기도 어려웠던 10m 현수막을 손수 들고 서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입항하면 성공적인 훈련을 기원하며 해병대 후배들과 직접 한 자리에 모여 같이 먹을 수 있도록 떡과 위문품을 전달하였고 간부들은 별도로 초청해서 조촐하게 식사도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해병대 후배들은 관광도 별도로 시켜주었습니다.
그런데 2년 전에는 새벽에 달려가 환영 현수막을 들고 서 있는데 LST가 입항한 후에 아무도 나와 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간부는 고사하고 대원들조차 한 명도 나와 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새벽부터 달려간 우리는 몹시 서운하기도 하고 화가 났습니다.
과거에는 인공전화로 어디를 지나고 있고 언제쯤 도착한다고 계속 알려주곤 했는데 그때는 중간에 연락은 고사하고 그런 모습을 보였던 것이지요.
그리고 금년에는 아예 연락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태국 국방무관이 일부러 알려주지 않았나?’ 하고 오해도 했지만 확인해 보니 해병대끼리 연락해서 잘 알고 있는 줄 알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되자 이제 이런 것도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전진구(右) 해병대사령관이 태국해병대전우회를 방문해 이성용 전우회장에게 기념패를 증정하고 있다.

코브라골드 훈련에 참가한 해병대 주요 간부들을 만찬에 초대한 이성용 태국 전우회장과 회원들.

▲ 기자
그 당시 상황을 제대로 알 수 없기 때문에 뭐라고 말을 하는 것은 제한됩니다.
이런 점은 중앙회나 사령부와 협의하여 서로 간의 오해가 쌓이지 않도록 해주기 부탁합니다.
동석한 정연수 전우님은 무슨 일을 하고 계십니까?

▲ 정연수 전우
저는 태국에 여행을 왔던 것이 계기가 되어 태권도 도장을 운영해 볼 생각으로 준비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태국 사정으로 관원 모집이 어려워지자 다시 귀국하였다가 최근에 다시 돌아와 태권도 도장 운영을 다시 준비 중에 있습니다.
준비를 하면서 회장님을 비롯한 선배님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 기자
하고자 하는 사업이 반드시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잘 아시다시피 태국은 6·25전쟁 당시 육군 1개 대대와 해군 프리깃함 7척 및 수송선 1척, 그리고 공군에서는 수송기편대를 파병했습니다.
우리 신문사에서는 6·25전쟁 당시 해외에서 참전하신 용사를 초청하여 감사의 연회를 추진할 계획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태국에서 파병한 부대에 대해 알고 계신지요?

▲ 이성용 회장
예, 6·25전쟁에 태국 육군 제21연대에서 1개 대대를 파병하였습니다.
그래서 파병일을 기념해 그 부대에서 기념식을 거행하는데, 우리나라 대사님을 비롯, 재태국 한인회, 민주평통과 더불어 해병대전우회에서도 참석하고 있습니다.
당시 파병용사 중 5명 정도가 생존해 있는데 고령입니다.
초청행사를 하게 된다면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 될 것이고, 우리 태국해병대전우회의 위상도 더불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기자
기타 전우회의 활동이 있으시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 이성용 회장
저는 전우회 조직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나라의 예산을 쓰는 것도 아니고 단지 해병대를 전역했다는 것만으로 똘똘 뭉쳐서 각종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조직이 어디 있습니까?
태국해병대전우회가 중앙회에 79번째 해외전우회로 등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태국전우회뿐 만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있는 모든 해병대전우회가 더욱 발전해 나가길 바랍니다.
현재 이곳 태국의 북부 지역에는 많은 것이 낙후되어 있습니다.
특히 학교 시설이 낡고 노후 된 곳이 많아 우리 해병대전우회의 이름으로 학교를 건축하여 기증하는 사업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제가 이곳 고위 관료와 잘 아는데 그 친구로부터 땅을 제공해 주겠다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그곳에 블록으로 건물 올리고 동판으로 태극기와 우리 전우회 간판을 걸어 놓을 생각입니다.
건물만 완성되면 그 친구가 교사를 뽑아 파견해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 김동민 부회장
저는 집에서 버려진 개와 고양이를 데려다 키우고 있는데 이곳 태국에 버려진 동물이 너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버려진 동물을 돌보는 일을 추진해 나갈 생각입니다.

▲ 기자
본지가 태국전우회를 방문한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이곳 전우회의 소식과 더불어 귀감이 되는 여러 활동을 적극적으로 다른 곳에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앞으로 본지를 통해 태국전우회에 대해 알려드릴 일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끝으로 신문에 대한 충고의 말씀을 부탁합니다.

이구동성으로 : 먼 이곳까지 저희들을 위해서 왔다는 것에 감사를 드리며 감동을 가집니다.
이곳 교민사회에서도 이 사실을 알면 “역시 해병대는 다르구나” 하며 찬사를 보낼 것입니다.
아무쪼록 자랑스러운 무적해병신문을 통해 더욱 해병대가 발전되고 소통이 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나가는 말
식사 자리에서 일어나 전우회 사무실을 방문하였다. 창문에는 큼직한 해병대 표지가 그려져 있었고 사무실 안에 들어서자 회장 책상과 4인이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파가 놓여 져 있었고, 벽에는 전우회 회장 임명장, 해병대사령관 감사패를 비롯한 각종 감사패, 그리고 해병대 상륙작전 대형 사진과 함께 코브라골드 훈련에 참가한 후배들을 격려하는 사진과 이상훈 전 사령관이 방문하여 함께 찍은 사진들이 붙어져 있었다. 재 태국해병대전우회의 발전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태국 전우회 취재 시 참석한 회원. (우측 첫 번째부터) 김동민 부회장, 이성용 회장, 정낙범 고문, (좌측 첫 번째부터) 정연수 회원, 장하정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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