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주 노병

■ 내면과 겉모습을 완전 교체하다
황인주(해병 115기) 노병을 만났다.
특색 있는 의상을 입고 있는 모습이 돋보이는데다가 만면에 넘치는 미소와 평화로움이 엿보였다.
“실례지만 돋보이는 의상을 입는 이유라도 있습니까?”고 너무 궁금해서 물었다.
“제가 옛날에 아주 못되게 살아서 아버지가 운명하시기 전에 식구들 앞에서 ‘인주에게는 한 푼도 유산을 주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부친이 작고하신 후 어머니는 매일 같이 제가 잘되기만을 기도하셨습니다. 어머니의 기도대로 제가 해병대를 제대하고 인간개조가 되어 성실한 사람으로 거듭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당신의 생신날에 형님들 앞에서 ‘이제는 인주에게도 유산을 물려줘야겠다’고 선언하셨죠. 하지만 저는 “어머니! 형님! 괜찮습니다. 저는 자력으로 살겠습니다”고 말하며 유산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어머니의 기도 덕분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나의 내면 뿐 아니라 겉모습도 새로워야겠다는 각오로 새 의상을 입기 시작했습니다.”고 담담하게 자신을 드러냈다.

■ 땅속에서도 해병대와 놀겠다
황 노병은 해병대전우회중앙회 부총재, 해병대전우회 가족추모공원 ㈜드리밍 대표이사/회장의 직함을 갖고 있다.
“저는 최선을 다해 중앙회 부총재직을 수행 나갈 계획입니다”고 말하며 자신이 세운 해병대전우회 가족추모공원(이하 ‘해병대공원’으로 표기)을 법인화하여 공익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저는 해병대였기에 새사람으로 태어난 것입니다. 즉 인간개조가 된 것입니다. 저는 그 정신으로 사회생활을 해왔고, 지금 이 시간에도 그 길을 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렇기에 죽어서도 해병대와 놀고 싶습니다. 같이 묻혀 있어야 저녁때면 ‘야, 나와라 함께 놀자’고 말할 것 아니겠습니까?”
“무슨 계획인지 구체적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고 묻자 이사들에게 이익 배당은 물론 해병대전우들이 이용 시 타 공원묘지 가격의 25~30% 인하된 금액으로 제공하여 실질적인 혜택이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경기도 양평에 32만 평 넓이의 추모공원은 20만 기의 묘가 조성될 예정이며, 나머지 공간은 해병대전우들의 각종 모임 장소로 제공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해병대전우 충혼광장을 조성하여 전우가족들의 쉼터를 제공하려 한다.
물론 교통의 편리성과 자연 경관의 어우러짐이 조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 “너는 이미 헌병으로 찍어놨다” 박순재 헌병 상사가…
황인주 노병은 1961년 해병 115기로 들어갔다.
그 당시(1950년 말) 태권도는 수박도회무덕관이 창시였다.
마포 수박도회 이강익 관장, 용산수박도회 정창용 관장, YMCA수박도 오세준 사범 등 손으로 꼽을 정도의 스승이 있었고, 유단심사를 받으려면 보통 2~3년이 걸려야 했기 때문에 당시의 유단자는 꽤 고수들이라 할 수 있다.
황인주 청년은 입대 전에 태권도 2단(수박도회무덕관)으로 단련되어 각종 정치 집단에 해결사(정치깡패)로 관여했었다.
최고 수장 이정재 회장을 보좌하는 유지광 밑에서 세상에 무서울 것 없이 지낸 청년이었다.
당시에는 정치깡패가 공인된 것이기에 부끄러울 것이 없는 직업이기도 했다.
한참을 지내다보니 군 입대 기간을 놓쳤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정신이 번쩍 드는 순간 해병대로 지원 입대했다.
동기생들이 실제 나이보다 아래였다. 옛날에는 호적을 늦게 올리는 부모님들이 많았다.
어쨌든 입대하여 신병교육이 끝나는 즈음에 5·16군사혁명이 일어났다.
그리고는 서울헌병감실에서 황인주가 태권도 공인 2단임을 알고 헌병 병과로 이미 명령을 내려 영천 헌병학교 12기 훈련을 마치고 서울헌병대에서 근무하였다.
지금이야 태권도 유단자들이 많지만 그때는 115기 동기생 중 불과 열 명도 안 되는 숫자밖에 없었다.
서울 헌병대 박순재 상사는 “너는 이미 헌병대로 찍어 놨었다”고 말할 정도의 실력자였었다.
“훈련과 헌병대 교육 중에 ‘빳다’는 얼마나 맞았습니까?”고 질문하자 “말도 마십쇼. 내가 八자 걸음을 걷는다고 얼마나 맞았는지 모르겠어요” 답하며 역시 해병대가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황인주 노병은 해병대에 간 것이 인생을 바꿔 놨다고 토로했다.
자신의 거만한 걸음걸이를 교정함으로 정신이 겸손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관을 180도로 바꿔 놓았다. 그리고 자신을 이끌어준 헌병대가 감사했다.
2001년 회현동 헌병대들의 모임 준비 1년여 시간 끝에 2002년 헌병대전우회 발족식을 갖고 故 박순재 상사를 회장으로 모셨다.

■ 가족사와 새로운 인생
황인주는 온양온천 동네의 부유한 집안에서 7남매 중 3남으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자존심과 벌어진 체격이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운동이란 운동은 모두 하기 시작하다가 드디어 마포 수박도회무덕관장 이강익 관장을 스승으로 모시게 되는 인연을 가졌다.
비호처럼 나는 실력과 태권도에 걸맞지 않는 우람한 체격으로 그와 대적하려는 타인들이 비실비실 피하기 시작하자 건달의 세계로 들어가게 됐다. 이름하여 정치깡패가 된 것이다.
완고한 아버지는 이런 아들을 볼 수가 없었다. 옛날에는 운동을 하면 깡패가 된다는 고정관념 때문이기에 그랬다.
그리고 생활전선으로 뛰었다. 황인주 노병에게는 김현옥 전 서울특별시장이 인생의 스승 역할을 했다.
“자네 건축을 하게나! 남자가 하는 사업으로 제일이다”고 권하였다.
그 말을 받들어 건축 사업에 뛰어들어 상승 가도를 달렸다.
어느 정도 경제기반이 잡히자 뚝도시장 지하에 야간학교를 세워 불우한 청소년들 교육에 앞장서고, 파출소도 지어주는 등 선행을 하기 시작했다.
그 모든 원동력이 어머니의 기도에 대한 보답이었다.
청담동 조그만 교회 앞에 울타리 없는 집을 지어 어머니가 교회 안에서 살 수 있게 효도를 했다.
중앙회에서 추진하는 베트남 장학사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나에 대한 복은 하늘에 있는 것일 뿐이고 부모님 재산 한 톨도 안 받고 살아온 지금의 삶에 감사합니다”고 노병은 말하고 있다. 【취재：신동설 발행인, 사진：박흥배 보도국장】 

해병대전우회 총재단 회의 기념촬영

해병대전우회 회관건립 후원사업 업무협약식

황인주(右) 노병의 해병대 현역 당시 모습

해병 헌병전우회 창립 발기인대회 당시 모습(2002년)

해병대전우회 이호연 총재(앞줄 右)와 함께 한 황인주 부총재(앞줄 右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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