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문 노병                                                                          【사진 = 박흥배 보도국장】

■ 그들은 스님일 뿐이다
장영문(해병 149·부사관 49) 노병의 두 아들은 스님이다.
1964년경 포항 1사단에 군승(軍僧) 제도가 생겼고 사단 내에 ‘해종사’ 사찰을 짓고 있었다.
장 노병은 사찰 옆에 위치한 수송반에 근무했을 때였다.
자연히 사찰 건축을 도와주면서 스님과 가까워졌다.
당시 큰아들(장성호)이 유치원에 다닐 때였고 사찰 스님은 방위병이었는데, 그때부터 애들이 스님과 교류했다.
방학이 되면 애들이 절에 갔다. 고등학교 때는 졸업장도 안 받은 채 절에서 살았다.
형의 영향을 받은 막내는 해병대 제대 후 2일 후에 절에 들어갔다.
일부러 보내려고 해도 되지 않는데 부모가 보기에도 이상하였다.
“우리 부부는 ‘너희들에겐 그 길이 좋을 것 같다. 불교에 귀의하는 것이 곧 인간의 완성을 지향하니까… 너희들에게 잘된 일이다’고 가는 길을 축하해줬습니다.”
장 노병은 ‘인간은 결국 오늘과 내일을 걱정하며 살다가 결국은 빈손으로 가지 않은가?’고 생각했다며 “내 아들이라고 고집하지 않고 부처 앞으로 보낸다고 생각하니 지금은 마음이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그들은 스님일 뿐이다”며 자식도 자신의 무소유임을 말하는 장영문 노병의 얼굴에 자애와 평화의 모습이 활짝 피어올랐다.

■ 장영문 노병의 살아온 길
월남전 파병되어 귀국하니 제대가 5개월 누락됐다.
귀국하자 제대 누락 5개월 치 5만 원을 제대비로 주는 것으로 셋방을 얻었다.
그 후 67년 10월 부사관 47기로 재입대하여 월남에 재파월됐다.
그러니까 사병으로 한 번, 부사관으로 한 번, 이렇게 두 번 파월을 했다.
장 노병은 그때 당시 드물었던 운전면허증과 자동차정비사자격증이 있어서 군 생활을 수송반에서 전문직으로 근무했었다.
제대 후 개인택시 자격을 받아 순탄하게 생활을 살아갔다.
옛날에는 개인택시면허 프리미엄이 서울 1억 원 이상, 지방 5천만 원 이상으로 팔고 사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수입 역시 중령 봉급보다 많았다고 한다.
장 노병은 아등바등 살려고 하지 않는 풍성한 마음을 가졌기에 자신보다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더 시간을 바쳤다.
고엽제가 밝혀지지 않았던 초창기인 80년대에 해병고엽제전우회에 찾아서 고엽제전우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했다.
그래서 고엽제 번호가 35번으로 서열이 꽤 높다.
이형규 당시 회장이 “보훈병원에 나가서 고엽제전우들을 도와주세요”하여 포항에서 고엽제전우들을 태우고 매일같이 대구보훈병원에 태워오고 갔다.
지금도 대구보훈병원에 가면 고엽제전우회 경북도지부 지도부장으로 봉사하는 장영문 노병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신동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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