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해병신문

해병대특수수색대연합회, 동우회 회원 및 수색대 현역 장병들이 추모행사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5인의 해병’을 인터넷에 치면 1961년 김기덕 감독의 인상적인 데뷔작, 6·25전쟁 반공영화가 눈에 들어온다.
전장에 놓인 인간에게 초점을 둔 특수작전에 자원하는 ‘5인의 해병’을 중심으로, 한국 전쟁영화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당시 엄청난 인기를 누린 영화다.
이 영화는 서로 개성이 강한 5인의 해병 소대원이 팀을 이뤄 적진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장렬히 전사하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물론 영화와는 임무 수행 과정 등 차이가 있지만, 영화가 개봉되고 4년 후인 1965년 포항에서도 조국을 위해 한목숨 바친 5인의 해병이 등장했다.

■ 영원히 기억해야 할 ‘5인의 해병’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방석리 마을 해변에 직사각형 모양의 5인의 해병탑 하나가 바다를 향해 우뚝 서 있다.
해병대 1사단 1연대상륙단 수색중대 소속 故강대현 중위, 오중광 상병, 오경환 일병, 유문선 일병, 김규산 일병 등 5인의 해병은 1965년 12월 13일 상륙단이 진행한 훈련인 ‘해룡작전’에서 상륙훈련에 앞서 적 해안 수색정찰 임무를 맡게 됐다.
수송함에서 7인승 고무보트를 이용해 정찰조로 투입된 이들은 이날 오전 7시 15분께 가상 적 해안에 은밀하게 침투하던 중 포항시 북구 송라면 독석리 앞 해상에서 갑자기 불어온 돌풍과 험한 파도에 휩쓸려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해병대특수수색대연합회(회장 임명제, 해병 217)는 매년 현충일마다 전국 각 동우회 별로 참배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도 수도권의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비롯해 충청권은 국립대전현충원, 영남권은 포항 독석리 5인의 해병탑에서 추모 행사를 실시했다.
여기서는 매년 해병 1사단 수색대대가 주관하여 추모 행사를 하고 있다.

■ 선배님들의 업적 이어나갈 것
지난 6월 6일 현충일을 맞아 포항 독석리 상륙훈련장에 있는 5인의 해병 충혼탑에서 해병대특수수색대연합회 회원들은 강대현 대위의 동생 강대윤 유가족, 연합회 사무처장, 서울동우회장, 경북 및 경남권 동우회장과 회원, 1사단 수색대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하여 1965년 12월 12일 해룡작전 중 순직한 5인의 해병(중위 강대현외 4명)을 기리기 위한 5인의 해병묘비에서 참배했다.
회원들과 수색대 현역 장병들은 묘비 앞에서 먼저 가신 이들의 뜻을 기리며,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자유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배 해병들의 넋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임명제 회장은 “5인의 해병은 남들은 결코 해낼 수 없는 강인한 해병대정신을 창출하며 희생하신 특수수색대 하나의 역사”라며 “현역 여러분 역시 ‘수색대는 나라가 부르면 목숨을 바친다’는 마음으로 선택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수색대는 선·후배 간 끈끈한 전우애로 선·후배 결코 끊을 수 없는 쇠사슬로 묶여 있다”며 “앞으로도 영원히 여러분과 함께 하는 예비역 선배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색대대장 김현성 중령은 “시간이 지나고 사람은 바뀌어도 우리 수색대 정신과 마음은 변하지 않는 것을 느꼈다”며 “우리 후배들은 5인의 해병 선배님들의 업적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방문객 편의 위한 추념비 정비 필요해…
북구 송라면 방석리 해안가에 있는 추념비는 5인의 해병이 순직한 이듬해인 1966년 3월 포항지역 해병 전우들의 모금을 통해 세워졌다.
비석 앞쪽이 사유지로 경계벽으로 막아 행사를 하기가 불편해 추념비를 바닷가 쪽으로 옮겨서 비 앞에서 행사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건립된 지 올해로 52년을 넘긴 비석이지만 비교적 관리가 잘 돼 훼손된 흔적은 없다.
그러나 비석 주변이 밭과 주택으로 둘러싸여 처음 방문한 이들이 추념비가 세워져 있는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해병 추념비를 찾아오는 이들이 더욱 원활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해병대사령부 및 1사단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해병대특수수색대 경북 및 경남지역 동우회는 매년 5인의 해병 추모식 행사가 끝나면 행사장 근처 월포초등학교에서 가족들이 함께 참석하여 동우회별로 준비해온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현역 장병들과 체육활동을 하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
또한 이날 현장에서는 임명제 회장의 주관으로 각 동우회 회장들의 회장단 회의가 진행돼 모군 방문에 관한 안건으로 토의가 이뤄졌다. 【박흥배 보도국장】

▲ 5인의 해병 추념비

이 비의 전면에는 붉은 글씨로 ‘5인의 해병’이라고 쓰여 있으며, 그 아래에는 검은 글씨로 그들의 이름(故 대위 강대현, 병장 유중광, 상병 오경환, 상병 유문선, 상병 김규산)과 ‘순직한 곳’이라고 새겨져 있다. 뒷면에는 “해병 제1상륙사단 제1연대상륙단의 ‘해룡작전’ 훈련기간 중, 1965년 12월 13일 밤, 상륙해안정찰의 중임을 수행하던 수색대원은 격심한 돌풍과 거센 파도와 싸우면서 임무를 완수하고, 숭고한 해병정신을 발휘하여 이곳에 몸을 바쳤다”라고 적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