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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삼각주 전적지 순례약자에 대한 배려와 도움에 감사하며
전적지 순례를 실시한 대한민국6·25참전국가유공자회 아산시지회

■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떠난 전적지 순례
대한민국6·25참전국가유공자회 아산시지회는 해마다 아산시청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아 전적지 순례를 한다.
작년에는 부산의 유엔묘지를 참배했고, 올해는 잊혀져가는 6·25전쟁의 처절했던 격전지, ‘철의 삼각주’라고 하는 철원·금화·평강을 순례 답사키로 했다.
지난 11월 10일 오전 7시 30분 아침 일찍 온양역전에 집합한 우리는 시에서 시장을 대신해 전송 나온 부시장과 유용일 복지과장, 이선화 팀장, 최연진 담당직원 등의 걱정스러운 전송을 받으며, 전영준 아산시지회장을 필두로 70여 명이 1호차(도우미 이경숙), 2호차(도우미 김인숙)에 분승하여 출발했다.
젊어서야 전선의 고지를 펄펄 날며 용감히 싸웠던 전사이자 호국 영웅들이었지만, 이제는 85세 중반을 넘고 90세를 넘어선 고령들이라 모두 지팡이에 의지하고도 보행을 힘들어 한다.
크게 지장이 없는 회원들로 선발을 했지만, 이번에는 불편한 몸이어도 자기가 싸웠던 전적지를 꼭 가보고 싶어 하는 이들이 있어서 힘들 때 옆에서 부축해서라도 동행키로 했다.
이런 회원들을 멀리까지 보내는 시청 담당자들이야 오직 걱정이 되었겠는가.
무사히 다녀오기를 기원하는 간절하고 애틋한 마음이 얼굴에 나타나 있었다.
우리는 안다. 그들의 마음가짐을.
노인들이 흔히 그렇듯 운전기사들은 알뜰한 배려로 중간 중간 화장실 때문에 쉬어 가면서 운행을 했다.

■ 진정한 봉사정신 보여준 도우미들
그런데 2호차에 처음부터 걱정이 되었던 한 회원(버스 문턱을 올라가지 못하는 체력 때문)이 도우미의 도움을 받아 화장실의 용무를 보러 갈 때도 그렇고 올 때도 그렇고, 두 발짝 가다 주저앉고 세 발짝 겨우 옮기고 도로 주저앉고 했다.
마침 때 맞춰서 비가 쏟아지는데 버스까지의 거리는 멀고, 보다 못 한 운전기사들까지 쫓아갔지만 도리가 없었다.
이때 2호차 도우미가 선뜻 등을 대어 들쳐 업고 1호차 도우미는 뒤에서 받쳐주고 빗속을 뛰기 시작해 버스까지 왔다.
거의 100m 거리를 달려 버스 문턱에 앉혀 놓고 ‘휘이-’ 한숨을 쉬는 홍조 띤 그의 얼굴은 아름다웠다.
나는 수고했다고 말은 하면서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감동을 받았다.
모두가 박수를 치면서 치하를 했는데 자기 부모도 업고 뛰지 못 할 요즘 세상에 도우미를 나왔다고 해서 그렇게 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진정한 봉사정신이 아니고서는 아무나 할 수가 없는 일이다.
작년에 부산 유엔묘지 방문 때도 이 두 명의 도움을 받았는데, 차내에서 잔심부름을 하면서 노인을 배려하고, 친구처럼 다정하게 다독여 주는 마음 씀씀이를 보면서 가슴 뿌듯하게 느꼈다.
금년에도 진행 회의에서 이 두 명에게 부탁을 드리기로 했었다.
나는 이들을 ‘봉사왕’이라고 부르고 싶다.

■ 자부심과 긍지로 살아가는 국가유공자들
우리는 철원의 삼각주전쟁기념관에서 사진 촬영도 하고 잠시 쉰 뒤에 금화를 향해서 출발했는데, 금화에서는 예상했던 비가 갑자기 쏟아지는데 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삼각주전투에 참전했던 분들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먼저 가신님들의 눈물인가!
장장 열 시간 반의 강행에 모두들 지쳤지만 무사히 돌아오게 된 것은 여러분들의 깊은 배려 덕택이며 올 해도 어려운 행사를 무사히 마치게 되었다.
말로는 건강한 모습으로 내년 행사에도 꼭 참석해 달라고 했지만, 글쎄… 몇 분이나 참석하게 될 지!
해마다 줄어드는 회원들의 숫자를 보면서 안녕이 걱정된다.
참전했던 모든 이들이 국가에서 소집을 했든 지원을 했든 몇 십 년 후에 돌아올 수도 있는 어떤 대가를 바라고 참전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
오직 풍전등화와 같은 조국의 위기 앞에 생사를 초월하여 이 강토를 지켜온 참전용사들이다.
물론 국가를 위했던 많은 분들이 있지만, 6·25전쟁을 치른 참전용사들이 없었다면 과연 대한민국이라는 이 나라가 있을 수 있었을까…
뭐라고 말 할 필요도 없이 보훈의 형평성을 곱씹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어렵게 살 때는 국가재정이 어려우니까 그렇다고 해도, 지금은 세계에서 몇째 안 가는 경제 대국이 되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어렵게 살고 있는 참전 회원들을 보면 그런 말들이 피부에 와 닿지를 않는다.
국가에 대한 섭섭함이 마음 밑바닥에 깔린다.
그래도 우리는 이 나라의 국민으로서 할 일을 했다는 자부심과 긍지로, 비록 지팡이에 의지하면서도 전우들과의 모임을 갖고 안부를 걱정하며 살아간다.
시의 배려에 감사하며, 전우회원들의 건투를 빈다.

허기출 (해병 29기) 대한민국6·25참전국가유공자회 아산시지회 운영위원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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