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가까운 나라는 어디일까?

북한 주민들은 가장 가까운 나라로 미국 1명, 일본 1명, 남한 19명, 중국 76명, 러시아 1명, 유럽 2명으로 응답하여 남한(19명)보다 중국(76명)을 더 가까운 나라로 인식했다.
북한 당국의 사상학습으로 인한 결과일까, ‘철천지 원수’인 미국과 일본을 가까운 나라로 인식하는 북한 주민들은 당연히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앞서 내용을 보면 북한 주민들은 분명 남한의 경제적 발전상을 부러워했다.
남한 사람에 대해서도 거부감과 적개심 보다는 한민족이자 함께 살아가야 할 대상으로 인식했다.
통일이 되면 남한에 가서 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도 이야기했다.
그런데 정작 가장 가까운 나라로 절대다수가 중국을 선택한 결과를 보면 너무나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다.
남한에 대한 호감을 가진다 해도 정작 남한보다 중국을 훨씬 더 가까운 나라로 인식하고 있는 북한주민들이었다.
반세기가 넘는 분단의 시간은 우리를 그렇게 갈라놓았다.
한민족, 한동포라는 마음은 분명히 있지만 현실적으로 남한보다는 중국이 더 가까운 나라였다.
남한을 더 가깝다고 생각한 응답자들은 한겨레, 한민족이기 때문이라는 응답을 했다.
그나마 한민족이라는 끈끈한 이어짐도 100명 가운데 단 17명에 지나지 않았다.
무려 76명의 사람들이 남한보다 중국을 훨씬 더 가까운 나라로 인식했다.
그들은 한민족 보다는 지금 당장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는 중국을 훨씬 더 가까운 나라로 인식했다.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은 그저 한민족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의한 ‘이상’이라면, 중국은 경제적으로 없어서는 안될 ‘현실’이었던 것이다.
60대 여성은 “중국 없으면, 솔직히 우리 다 굶어죽고 얼어죽고 그러지요. 입는거 먹는거 다 중국에서 갖다 먹으니까.”라고 말했다.
북한주민이 중국을 가까운 나라로 인식한 것은 경제적 지원 때문이다.
중국에서 입는 거, 먹는 거 다 갖고 온다는 60대 여성의 증언은 북한과 중국의 관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듯 했다.
중국에서 투자와 지원을 많이 하고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는 점은 오히려 남한보다 훨씬 더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다.
40대 남성은 “중국에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잖아요.” 라고 말했는데, 한 동포로서 그저 부끄러운 마음만이 앞섰다. 【자료 제공 :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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