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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모두가 잠깐인 것을

‘순간’보다 더 짧은 시간이 아마도 ‘찰나’인 것 같습니다.
‘순간’은 눈 한 번 깜박할 사이인데 그보다 더 짧은 시간이 불교에서 말하는 ‘찰나(刹那)’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찰나주의’라는 말도 가끔 쓰이는데 “주어진 짧은 시간을 마음껏 즐기자”는 뜻으로 풀이가 됩니다.
인생이 일백년 살기 힘들지만 대개 칠십년 팔십년은 살아야 하는데 찰나주의는 이치에도 어긋나고 매우 비도덕적인 생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속도가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여겨지는 오늘의 현대사회에서는 찰나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축구나 야구 같은 인기 높은 운동의 선수들은 공을 차서 상대방 골문에 쏘아 넣거나 또는 야구 방망이로 ‘홈런’ 한 번 때리는 찰나적 쾌감에 뛰고 있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까?
물론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그런 순간의 환희가 수익과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에 찰나의 기쁨만으로 치부하기는 어렵지만 운동시합을 구경하는 그 많은 관중들에게 있어서 자기가 응원하는 팀이 승리하는 순간적 환희가 그 순간으로 끝나는 것이지 그 이상의 아무런 소득도 없는 것 아닙니까?
공인된 도박과 경마의 경우는 좀 다르지만 일반 운동시합에 있어서의 승리의 기쁨은 찰나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기계화된 현대 문명의 약점이 바로 이런 데 있다고 믿습니다.
찰나주의에 사로잡힌 현대인에게 깊은 철학이 있을 리 없고 기계 문명에 찌든 오늘에 사는 모든 사람이 너 나 할 것 없이 경솔하게 되는 것도 같습니다.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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