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특별 대담은 48년 전 짜빈동전투의 현황을 더듬으며 여러분들의 말을 첨부하는 형식으로 하겠습니다.
해병대 7대 작전으로 해병대 역사와 세계 전사에 길이 남는 전투였습니다.
당시 참전했던 당사자들이 노병으로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역사를 생생하게 증언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죽음을 이겨낸 그 순간은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의 증언은 곧 역사를 한 페이지 기록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조금 흐르면 이 같은 살아있는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참석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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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명의 그날, 밀림엔 안개가 유난히 자욱했다
48년 전인 1967년 2월 14일 월남 추라이 지역의 짜빈동 마을 북쪽 약 30m 높이 언덕에 청룡부대 11중대 전술기지 방석이 자리하고 있었다.
중대 동쪽 1km 지점에는 한국군이 전력을 다해 방어하고 있는 제1번 국도가 지나고 있었고 중대 북쪽 6km 지점에는 청룡부대 여단본부가 자리하고 있었다.
중대 방석 서쪽 5km 지점에는 85고지, 97고지 등 해발 100m에 달하는 야산과 바위가 있었고, 1km 동서북쪽에는 40m 높이의 언덕이 있어 적이 잠복하기에 좋고 중대 방어에는 불리했던 지형 조건을 가졌다.
방석 서쪽은 급경사로 낮아져서 적에게 직접 사격하기 불리한 사각 지대로 되어있고 방석 주변은 사계 청소가 덜된 밀림 지대로 둘러싸여 있었다.
11중대 방석은 남북 300m 동서 200m의 타원형에 가까운 모양을 하고 있었고 방석내의 남쪽과 북쪽에 관측소를 각각 설치했는데 높이가 낮은 중대 중앙에서는 남, 북의 상황을 파악할 수 없는 불리한 지형 조건을 갖고 있었다.
청룡부대 11중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외곽에 2중 단선 철조망과 5중 원형 철조망을 설치하였고 대인지뢰 140발, 크레모아 63발, 조명 지뢰 38발을 매설해 놨다.
안에 구축해 놓은 진지와 진지 사이, 소대와 중대 사이에는 모두 교통호를 통과하도록 했고, 교통호 중간에는 토끼 굴을 파서 사람이 피신하거나 엄폐호 역할을 하도록 했다.
1967년 2월 14일 낮 12시에 점심을 마친 1대대 1중대 3소대(장정상 소대장, 해사 20기)는 11중대가 다음날(15일)에 작전을 나가기로 되어 있어 중대 방석을 방어하고 지키기 위해 헬기로 급파되어 지형을 숙지하고 있었다.
그날 저녁 안개가 자욱한 밀림에 빗발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던 어둠이 깔릴 저녁 무렵, 11중대(중대장 정경진, 해사 14기) 3소대(소대장 이수현, 해병대사관 35기) 소속 청음초가 중대 방석 밖으로 이동하여 매복, 경계하고 있었다.
밤 11시 20분경 청음초 박기창 일병은 숲을 헤치는 소리를 들었다.
동시에 적이 철조망 파괴통으로 외곽 단선 철조망 일부를 파괴하는 동시에 폭음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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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상국 당시 3소대 2분대 선임조장
철조망이 터지는 정면에 내가 있었습니다.
소리가 심하고 요란하여 즉시 보고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베트콩인줄 알았습니다.
그때가 저녁 11경이었는데 적들이 철조망을 끊고 들어오다가 우리가 매설해 둔 부비트랩을 건드린 것입니다.
우리 3소대는 맹렬하게 사격을 가했습니다.
적은 1명의 시체를 남기고 가면서 피리 불고 북을 둥둥 치며 깔깔 웃으면서 퇴각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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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관측장교 김세창 중위(해병대사관 33기) 증언
정경진 중대장은 중대원들에게 “군화 끈을 풀지 말고 취침하라. 언제 적이 올지 모르니 만반의 준비를 하라.” 명령을 내렸고 우리는 대비 태세로 들어갔습니다.
나는 적들이 요란하게 심리작전을 펴며 순순히 퇴각한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어디로 갔을까?’ 생각했죠.
짜빈동 앞에는 건천이 있었는데 거기에 숨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겁니다.
짜빈동 지형에 밝은 나는 머리에 그려져 있는 좌표대로 포사격 명령을 내렸습니다.
“중대 3발 효력사 발사! 좌로 200, 줄이기 하나 100 발사!”
이런 식으로 18발씩 정확하게 목표 지점을 향해 총 54발을 발사했던 거죠.
나중에 귀순자의 증언에 의하면 그때의 발사로 11중대 외곽에서 공격 준비를 하고 있었던 월맹정규군 1개 대대가 거의 괴멸됐고, 적 대대본부가 파괴되면서 월맹군 대대장이 전사했다고 했습니다.
1차 공격 후 2차 공격까지 4시간이 늦어진 것은 월맹군 후속 부대가 도착하는데 4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했습니다.
◇ 이 새끼들아 왜 때리는 거야?
긴장되는 시간이 4시간여 흘렀을까?
아니나 다를까? 정경진 중대장의 예측대로 새벽 4시경이 되었을 때 3소대 청음초 도성룡(전사), 조정남(전사) 일병은 베트남인 특유의 체취를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적들이 출몰한 것이다.
졸음을 쫒으며 근무를 서던 이중석(전사) 일병은 놀라서 소총을 발사했다.
그 총성을 신호로 하여 월맹정규군은 중화기로 진지 내 CP를 향해 집중적으로 공격을 퍼부었다.
그간 소규모 전투에서 볼 수 없었던 중화기가 총동원된 것이다.
즉 60밀리, 81밀리, 4.2인치, 120밀리, 75밀리 무반동총, 화염방사기 등 각종 공용화기가 총동원된 치밀한 공격이었다.
월맹군은 치밀한 계획에 의한 공격을 증명이나 하는 듯이 정확하게 중대본부를 향해 때렸다.
김세창 관측장교 유도아래 즉각 105밀리 포대에서 조명탄이 발사되고 중대 외곽의 적 부대 후속지점을 향해 집중적으로 차단 사격을 실시했다.
이윽고 적의 박격포 지원이 끝나자 적들은 괴성을 지르며 일제히 철조망이 뚫린 3소대 진지를 향해 돌입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 김세창 중위
처음에는 아군이 때리는 줄 알았습니다.
나는 즉시 무전으로 “이 새끼들아 왜 때리는 거야? 빨리 중단해, 이 새끼야!” 외쳤습니다.
그런데 권혁연 중위(대대 작전보좌관)는 중포중대 본부장교는 “우린 안 쏘고 있습니다. 한 발도 안 쐈습니다.”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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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창선 1대대 1중대 3소대 통신병
귀국을 10일 남겨둔 상태였어요.
정정상 소대장이 “부대 이동 있으니 출발하자.”고 하여 “저는 대대로 가겠습니다.”했더니 내 손을 잡으며 작전 같이 갔다 와서 가라고 하여 가게 됐다.
11중대 방석에 도착하여 상황이 터지자 우리 소대원들은 3개 소대로 나뉘어 배치되어 전투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이 전투에서 우리 소대원들 중 4명 전사, 7명 부상을 당하는 전투를 했던 겁니다.
지금까지 11중대만 알려졌는데 1중대 3소대원들도 짜빈동 전투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 피비린내 나는 육박전, 태권도 실력으로 격파해…
상황이 위급해지자 청룡 3대대장은 미군에 지원을 요청했다.
그리고 대대장은 정경진 중대장에게 항공 폭격과 포병 사격 중 하나를 택하라고 했다.
포병 사격 중에는 항공 폭격을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중대장은 결국 포사격을 택했다.
한편 월맹군이 중대 내로 진입한 상황에서 김연상 여단장은 지원 병력 1개 중대를 헬기에 탑승시켜 출동시키겠다고 했지만 정경진 중대장은 이를 거부했다.
왜냐하면 헬기가 중대 상공에 도착하려면 포사격을 중단해야 하는데 그때 월맹군이 대규모로 진지공격을 한다면 중대원들이 월맹군의 제물로 바쳐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결국 잔존 병력들은 중대에 침입한 적들과 치열한 교전과 육박전을 벌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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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곤 3소대
아무리 죽여도 계속 적들은 들어오는 겁니다.
크레모아를 터트려도 또 들어오는 겁니다.
나중에는 지치고 지쳐 버리더군요.
강경희 하사와 김남섭 상병이 고군분투하다가 그 자리에서 전사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 손상국
모든 실탄이 소진됐습니다.
적들과 근접해 있기 때문에 총을 쏠 수가 없는 거죠.
말만 들었던 육박전을 벌여야만 했습니다.
피비린내가 코를 찌르는 속에서 ‘죽느냐! 죽이느냐!’하는 긴박한 선택만이 남은 것입니다. 나는 평소 연마했던 태권도 실력으로 적들을 격파할 수 있었고 평소의 훈련이 이렇게 소중한 줄을 몰랐습니다.
결국 우리 3소대원은 전원이 부상 또는 전사하여 한 명도 성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숨 막히는 최후의 순간을 넘기고 살아남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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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호 3소대 2조장
우리 분대는 이학현이 선임 조장이었는데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읍니다.
적들이 화염방사기로 불을 뿜고 있었는데 이학현은 수류탄 1박스를 다 까서 던지고 그 자리에서 적의 화염방사기로 전사했습니다.
그때 우리 조원이 모두 전사했던 겁니다.
◇ “저길 폭파할 특공대 지원자 나와라!” 신원배 소대장
“우리 새끼들 다 죽는다” 김기홍 화기소대장의 절규!
한편 저 너머 반대편에 배치된 신원배(해사 20기) 소위가 이끄는 1소대의 상황은 어떤가를 보자. 당시 1소대원들은 다음과 같이 생생한 전투현장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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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맹군의 2차 공격이 있자 각 소대에 화기반원들을 배치했기 때문에 지휘 병력이 없었던 김기홍 화기소대장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나와서 싸워라!”고 소리를 지르며 사기를 돋우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 분은 신실한 기독교 신자였습니다.
헬기장은 완전히 적 밭이었고 나는 내려다보며 정신없이 쐈습니다.
신원배 소대장이 적이 은폐하여 4.5인치 포를 쏘는 바위를 가리키며 “저길 폭파할 특공대 지원할 사람 나와라”하자 나를 포함, 김용길 중사를 비롯 6명이 지원하여 엄호 사격을 받으며 100미터 앞에 있는 바위 뒤를 낮은 포복으로 공격해 적들을 폭사시키고 대전차포 3문을 노획했습니다.
결국 적들은 우리 1소대를 완전히 돌파하는데 실패한 것입니다.
당시 김구보 선배(짜빈동전우회 부회장, 해병 167기)가 오른쪽 흉부에 관통상으로 쓰러졌습니다.
나는 그를 뉘어놓고 압박붕대로 응급처치를 해가며 싸웠어요.
지금 생각하면 전장에서 한 사람의 생명을 전우애로 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 김세창 중위
나는 중대 화력 지점을 관측하고 있었는데 신원배 소대장이 유선으로 다급한 목소리로 “형, 형! 뭐 해? 빨리 내려와 봐!”하는 거예요.
빗발치는 총탄을 피해가며 뛰어갔더니 “형, 저기 우물 있는 집 좀 봐.”하는 거예요.
새까맣게 월맹군들이 헬기장 앞쪽으로 들어오는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김 선배니 중위니 할 시간도 없는 거죠.
한 번에 포 유도를 할 수 없어서 점점 거리를 좁혀오면서 포사격 지점을 당겼습니다.
김기홍 소위는 “우리 새끼들 다 죽는다!”며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겁니다.
중대에는 6, 7, 8포대가 있었는데 나는 “전 포대를 동원해서 중대 외곽을 가까이 때려라!”고 지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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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필봉 1소대 최고참병
1차 공세 시엔 3소대가 뚫린 줄 몰랐습니다.
우리 1소대 앞의 짜빈동 헬기장이 뚫리고 새까맣게 월맹군이 들어오는 거예요.
나무를 머리 쪽으로 하여 굴리며 엄폐물로 삼고 계속 오는데 44명 전 소대원이 계속 사격을 했습니다.
다행히 헬기장이 우리 소대 시야에 들어와 있어서 사격에 유리한 조건이었습니다.
소대장이 명령을 내렸어요.
“철모 쓰고 머리에 나무를 꽂은 놈들은 모조리 쏴라!”
알고 보니 월맹군은 철모가 없었는데 아군처럼 위장하고 공격해오는데 아군은 나무를 안 꽂았거든요.
그래서 나무 꽂고 들어오는 놈들은 모두 월맹군임을 알았던 겁니다.
◇ 청룡들, 괴성과 반격 드디어 적들이 도망…
2소대(소대장 김성부, 해병대사관 34기)가 위치한 지역은 적이 공용화기로 위협만 했을 뿐 직접 공격하지는 않았다.
전투 마지막 단계에서 엄청난 화력 공격이 2소대로 집중되었다.
다급해진 김성부 소대장은 김세창 중위를 찾았다.
“빨리 이쪽으로 와주세요!”하는 것이었다.
김세창 중위는 무전기를 메고 2소대로 뛰었다.
관측장교에겐 무전기가 절대적이다.
김 중위는 대원에게 무전기 2대 중 한 대를 맡기며 “내가 죽으면 이것으로 관측소에 있어라” 비장한 말을 남기고 빗발치는 곳으로 뛰었다.
무전기를 둘러멘 김 중위는 적들의 목표물이 되었다.
2소대장에게 갔지만 적들의 사격으로 머리를 들 수가 없었다.
적들의 화력 지점을 파악하기 위해 겨우 머리를 들자 정면으로 총탄이 날아왔다.
정조준 사격으로 총알은 철모를 뚫고 머리를 스쳤다.
김 중위는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었다. 김세창 관측장교는 이렇게 최후의 순간까지 뛰다가 긴급 후송되었다.
◇ 신화창조의 막이 오르는 순간
정경진 중대장은 2소대 1분대와 2분대를 특공대로 편성하여 3소대 외곽 지점 좌우를 향해 공격했다.
동시에 김기홍 화기소대장 지휘 하에 중앙특공대를 편성하여 내곽 방어선으로 후퇴한 3소대 일부 병력을 총동원하여 안으로 진입한 적들을 향해 총공격을 감행했다.
수세에 몰렸던 청룡들이 갑자기 괴성을 지르며 공격하자 내부로 진입한 월맹정규군들은 도망가기 시작했다.
내부에 남아있던 적들은 완전히 포위되어 모두 폭사시켰다.
아침 7시 20분경 미 해병대 소속 AC-47 4대가 출격하여 중대 밖의 적들을 맹폭격했다.
전투가 끝날 무렵 O-1관측기가 중대 상공에 나타나 날개를 흔들며 승리를 축하해줬다.
◇ 전과와 훈장
이 전투로 인해 아군은 전사 15명, 전상 33명(치료 중에 2명 전사했음), 적 사살 243명(아군 포격과 항공 포격에 의한 적군 손실은 추정 불가), 포로 2명이었다.
이 전공으로 11중대 병사 전원을 1967년 3월 1일부로 일 계급 특진시켰다.
부대 전원 일 계급 특진은 한국전 당시에도 육군, 해병대를 포함해서 서너 차례밖에 전례가 없는 영광스런 특전이다.
또한 11중대는 미국으로부터 1968년도 부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작전을 성공적으로 지휘한 중대장 정경진 대위와 1소대장 신원배 소위에겐 태극무공훈장, 1소대 선임하사 김용길 중사와 3소대 1분대장 배장춘 하사에겐 을지무공훈장이 수여되었다.
화기소대장 김기홍 중위, 포병관측장교 김세창 중위, 김성부 소위, 김준관 하사, 오중환 하사, 이영환 하사, 이진 병장 등에겐 충무무공훈장이 수여되었다.
한 마디로 훈장이 쏟아진 것이다.
하지만 당시 훈장수훈자가 되지 못한 짜빈동 영웅들이 많이 있다.
목숨 바쳐 싸워온 그들은 묵묵히 국가에 충성하며 지금까지 살아왔다.
중대원들 모두에게 훈장을 주지 못하더라도 참가자들에게 별칭의 칭호라도 내려 준다면 그들의 서운함을 달랠 수 있을 것이다.
○ 김세창 중위 정경진 중대장을 말하다
정경진 중대장이 러닝셔츠 차림의 전황 보고 사진으로 오해를 받았지만 복장을 갈아입는 도중에 갑자기 요인들이 와서 황급히 나온 모습이 카메라에 찍힌 것입니다.
정경진 중대장은 전투 초기 중대 CP에서 작전 지휘에도 전투 복장이었고 전투 최종 단계에서 중대기지 내에서 탈출을 못하고 중대 포위망에 있던 2명의 월맹군이 2소대 진지 후방으로 도피를 할 때 중대장이 직접 10여 명의 부대원과 추격하였고, 이때 월맹군이 큰 바위 2개 틈으로 숨었을 때 추격 우군들이 큰 소리로 “밖으로 나와! 라이 라이!”라고 수차례 소리를 경고 하였죠.
그러나 숨어있던 적군은 계속해서 “아군이다, 아군이다”라고 우리말로 거짓 응답을 하였기에 정경진 중대장의 지시로 유탄발사기로 3발을 발사하여 사살하였습니다.
이때 본인도 함께 참가하였기 때문에 정확히 말을 할 수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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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인철(해병 209기) 보훈중앙병원 주재해병
해병대는 짜빈동 승리를 자랑하며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영웅으로 올려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짜빈동 작전은 교과서에도 나와야 합니다.
해병대 행사에서 짜빈동의 승리를 항상 말하고 있지만 정작 사령부에서는 짜빈동 전승 행사에 대한 지원이 없습니다.
○ 지능구(해병179기)
국제적 시각에서 짜빈동을 국가가 내놓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비록 전쟁 중에 적이라 하더라도 베트남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오늘날, 우리나라는 이런 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우리는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해병대의 또 하나의 전통을 창조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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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왕주(해병212기) 짜빈동전우회 간사
나는 1969년 4월에 입대했는데 훈련소 소대장이 배장춘 소대장이었습니다.
그분은 순검 때 짜빈동 작전만 외면 무사히 통과시켰어요.
15년이 흐른 때에 국립현충원 26묘역에서 소대장님을 찾았을 때 짜빈동 전우들을 만나게 되어 사연을 말하자 나보고 짜빈동전우회의 간사를 맡아달라고 하더군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신화를 창조한 해병대임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열심히 봉사하고 있는 중입니다.
○ 손상국(해병 167기) 짜빈동전우회 사무국장
내가 살아왔다는 것에 1소대와 2소대 그리고 1중대 3소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다 잘 싸웠기 때문에 우리가 모두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짜빈동전우회 사무국장을 맡아 첫 번 행사로 ‘해병대전우신문’ 특별취재가 있어 영광입니다.
무엇보다도 정경진 회장님이 중환자실에서 하루 빨리 나오셔야 하는데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정경진 중대장님의 쾌유를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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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왕주 짜빈동전우회 간사가 짜빈동 전사자 묘역에 추모 리본을 달고 있다. |
◇ 후일담 1
미 해병대 3명 나중에 훈장주다
미 해병대 항공·함포 연락팀(FAC Anglico) 3명이 이 전투에 참가한 공로로 대한민국 정부는 상병 James Lewis Porta 무전병, 상병 David Henry Long 무전병, 소령 Ted Butanson 전방항공 통제관(3대대 본부배속)에게 인헌무공훈장을 수여했다.
짜빈동 전투 당시 인근 10중대에 배속되었던 Anglico대원 예비역 미 해병 Vance HallL의 집 현관에 USMC기와 KMC기가 나란히 게양되어있다.
이 사람 이외에도 Petri Tome(Lightening from the sky, Thunder from the sea 저자), John Houghtone(투망작전의 영웅) 등 아직도 월남전 당시 미 해병대원과 지금도 이메일이나 페이스북(Facebook)으로 김세창 중위와 상호 친교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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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해병대원의 집에 게양된 해병대기 게양 |
◇ 후일담 2
국방부장관 왈 “불알을 뽑아낸들 무슨 상관이야”
키우 월남대통령과 키 수상이 짜빈동 전투 후 격려 차 청룡부대를 방문했을 때 “한국 해병대는 태권도를 잘하여 상대방 갈빗대를 부러뜨려 버린다는데 사실이냐”라고 물었다.
청룡부대 여단 작전참모 오윤진 중령은 “사실이다.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대답한 후 인지와 중지를 내밀어 굽히면서 “이 손가락으로 눈알도 쑤셔 뽑는다.”고 대답했다.
대통령과 수상은 오윤진 중령의 대답에 경악했다.
이것으로 마쳤으면 탈이 없었는데 비슷한 발언이 주월한국군사령부 공식 기자회견장에서도 나왔다.
한 외신기자가 “한국군은 총검술이 아닌 태권도로 육박전을 한다는데 사실이냐”라고 물었다.
이 자리에서 정경진 11중대장과 동행했던 청룡부대 여단 상황장교 이 모 대위가 오윤진 중령과 똑같은 포즈를 취하면서 “우리는 육박전 때 이 두 손가락으로 눈알을 빼버린다”고 대답했다.
외신기자들이 경악했음은 물론이다.
당시 주월한국군사령관 채명신 장군은 “한국군이 잘 싸우지만 적들에게 지나치게 잔인하다”는 소문을 걱정하고 있던 터였다.
육군 출신인 채명신 중장은 해병대 장교들에게 “잔인하다는 소문이 도는 마당에 그런 식의 답변은 조금 지나친 것 같다”고 주의를 줬다.
나중에 11중대장 정경진 대위가 국내에 돌아왔을 때 국방부 장관이 정경진 대위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도 “눈알을 빼버린다”는 이야기가 화제에 올랐다.
해병대 출신 국방부장관이었던 김성은 장관은 “아무 문제없어. 죽기 아니면 살긴데 까짓것 눈알이 아니고 불알을 빼버리면 어때!”라면서 해병대 후배들을 칭찬했다고 한다.
◇ 후일담 3
조선일보 목사균 기자 특종보도 사연
해병 청룡부대는 2월 17일부터 여단급 작전인 거룡작전을 계획하고 있었기에 부대로 기자들을 초청할 계획이었다.
거룡작전을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여단 정훈참모실 소속 공보장교였던 정인기 중위는 기자들이 탑승할 C-47 수송기까지 어렵게 마련하여 베트남의 수도인 사이공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기자들은 비교적 안전한 사이공에 머물려고 했을 뿐 작전지역인 추라이로 취재 가려는 사람이 없었다.
공보장교였던 정인기 중위는 한국 기자들을 붙들고 사정을 했으나 용산고등학교 선배인 조선일보 목사균 기자 1명만 마지못해 부탁을 들어주었을 뿐 다른 사람은 아무도 추라이로 가지 않았다.
바로 그 날이 2월 14일이었다.
결국 당시 사건 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었던 기자는 조선일보 기자였다.
조선일보 목사균 기자는 바로 그날 밤 청룡부대 여단본부에서 머무르면서 밤새도록 전투 상황을 청취하다가 아침이 되자마자 짜빈동으로 달려갔다.
결국 후배의 부탁에 마지못해 짜빈동으로 달려갔던 목사균 기자는 특종을 터트리게 된 것이다.
미 제3해병상륙군 사령관 웰트 중장이 산더미처럼 쌓인 월맹군 시체를 보고 만면에 미소를 띠면서 “원더풀”을 연발하고 있을 때, 조선일보 목사균 기자는 바로 옆에서 시체를 보고 꺽꺽거리면서 구토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 후일담 4
황경성 소령 김세창 중위 찾아오다
무전 통화 내용으로 계속 듣고 전투가 끝난 지 46년이 지난 2013 현충일에 참배하러 온 김세창 중위를 당시 여단 상황실에 있으면서 전투상황을 무전으로 청취하였던 당시 여단본부 공병참모로 있던 황경성 소령이 찾아왔다.
“김세창 중위 맞아요? 나는 47년 전에 당시 여단 상황실에 있었어요. 김 중위가 애타게 사격을 유도하는 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게 들려옵니다. 무전으로 계속 소리가 들리는데 ”김 중위가 유도하면 명중이다“ 하는 거예요. 대체 김세창이 누군가 평생 궁금했습니다.”
당시엔 긴박한 상황이어서 진지 내에 유선을 사용할 수도 없어서 모두 무전으로 교신하고 있었기에 황 소령은 전황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 후일담 5
1계급 특진으로 예비군 45살까지…
박봉필 하사는 병장에서 하사로 특진되었다.
곧 제대를 앞둔 병장이었던 그는 귀국하자 1.21청와대 습격사건으로 예비군이 창설되자 하사관은 45살까지 예비군훈련을 받아야 하는 법 때문에 제대 후 20여 년간을 예비군훈련장에서 뛰어야 했다.
◇ 짜빈동전우회원명단
○ 1소대
신원배(해사20기), 故김용길(상사제대), 임형근(상사제대), 박필봉(159기), 박영두(171기), 이창수(161기), 홍일상(173기), 강철부(176기), 박광부(177기), 송상헌(177기), 양규협(177기), 지능구(179기)
○ 2소대
김성부(해간34기), 김진수(167기), 김락삼(171기), 명한욱(175기), 엄완홍(175기), 신경수(175기), 오두환(175기), 이준국(175기), 김용인(177기), 윤창덕(178기)
○ 3소대
이수현(해간35기), 김준관(중사제대),박숙희(故배장춘 부인), 송영욱(중사제대), 소경영(하사), 정원석(준위제대), 이종대(164기), 김구보(167기), 손상국(167기), 박기장(175기), 김승욱(175기), 이장곤(175기), 이인수(175기), 전태술(175기), 박영주(177기), 이수로(175기), 이영복(179기), 윤창호(171기), 김병각, 김종식(176기), 주정권(177기), 이헌복(故이학현 누이), 조성재(故조정남 형님), 김정훈(故김정석 동생)
○ 화기소대
김기홍(해사18기), 이재석(177기)
○ 중대
정경진(해사14기), 양백수(해사16기), 김태(중사제대),故정남훈(175기), 백진기(176기)
○ 1중대
이진(1소대), 김봉환(167기, 3소대)
○ 중포중대
정기영(중사제대), 김배열(의무하사), 윤상열(174기), 나진구(175기), 이세근(175기), 신유섭(176기), 이요근(177기), 권태모(174기), 유수영(172기), 심재정(원사제대, 81mm), 박춘홍(167기, 106mm)
○ 1대대
정정상(해사20기), 안창선(167기), 도재우(172기)
○ 관측
김세창(해간33기), 김현철(중사제대)
○ 그외
안만영(154기), 김왕주(212기), 오원태(故오준태 제), 권용학, 이정하(170기), 강신원(故강경희 하사 157기 동생), 故이건호(178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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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진 중대장의 옛 부하들이 찾다.정경진 중대장은 지금 보훈중앙병원 중환자실에서 짜빈동 영웅들을 만나러 갈 시간을 대기하고 있다. 중환자실을 찾은 부하들에게 작별의 인사도 나누지 못하는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 전 세계를 경탄시켰던 지휘관 정경진 중대장은 해병대 역사에서 영원한 중대장으로 기억될 것이다. |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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