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미사일 실험으로 사드 필요성 부각돼…
사드배치에 중국 강력 반발로 한·중 관계 최근 급랭
국가안보 위해 동맹국 힘을 빌려서라도 나라 지켜야…

■ 사드문제로 갈등하는 한·중

박휘락 교수

공격해오는 적의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무기 중의 하나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논란이 2년 이상 진행되고 있다.
2016년 2월 7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하자 한국의 국방부와 주한미군사령부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기로 발표하고, 실무 협의기구까지 구성하여 협의하고 있으나, 아직도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중국이 유사시에 미국으로 발사하는 대륙간탄도탄(ICBM)을 사드가 요격할 수 있고, 사드의 레이더가 중국의 다양한 군사 활동을 탐지함으로써 중국을 위협하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미국과 중국 간에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한국은 그 사이에서 피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중국이 반대하면서부터 한국 내 반대론자들이 주장하듯이 사드는 중국과 미국 간의 전략적 경쟁에 영향을 주는 이슈가 되었고, 중국은 한국에게 미국과 중국 중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하라고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2016년 2월 7일 한미 양국군이 사드 배치를 협의하겠다고 발표하자 중국의 외교부 대변인은 이에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계획의 포기를 요구하였고, 환구시보 등의 중국 언론들은 “전쟁에 대비하거나 강대한 군사적 배치로 대응해야 한다”는 기사도 게재하였다.

■ 중국이 사드를 반대하는 이유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는 PAC-3 2개 대대로는 북한의 핵미사일로부터 그들의 생존성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서 비롯되었다.
2016년 1월 6일 북한이 제4차 핵실험을 실시하여 수소폭탄을 개발하였다고 발표하자 한국에서는 사드의 배치 필요성이 더욱 부상하였다.
그러다가 2016년 2월 7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까지 실시하자 한미 양국군이 실무단을 구성하여 사드 배치에 관한 실무협의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군사 이론적으로 중국이 사드 배치를 우려할 이유가 없는데 중국이 나름대로 의 이유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으면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이유는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불리해지지 않기 위한 노력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부상을 기존 패권국인 미국이 견제하려는 조치가 사드의 배치라고 중국은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방어수단 중 하나인 사드의 배치를 둘러싼 논란이 ‘아태 지역의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힘겨루기’로 격상된 셈이다.
결국 한국은 미국의 안보지원이냐 아니면 우호적인 한중관계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셈이다.

■ 사드 배치 관련 각국의 입장 분석

사드 배치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미국과 중국, 그리고 한국의 입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미국의 입장
미군이 사드를 배치하려는 의도도 동맹 공약의 이행과 관련이 깊다.
사드를 배치하여 주한미군의 생존성을 강화해야 미군이 안정된 상태에서 핵전쟁의 억제와 방어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드의 방어 범위가 넓기 때문에 당연히 한국도 혜택을 입게 된다.
한반도는 좁아서 1~2개 포대만 배치하면 남한 전체에 대하여 상층방어가 가능해진다.
따라서 사드 배치에 대한 한국의 주저는 미국보다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중요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② 중국의 입장
한국은 중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체결한 후 한반도 평화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되었지만 실제 이에 대한 중국의 인식은 한국의 그것과 다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은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될 경우 어떻게 해서 중국의 안보가 위협받는지에 대하여 세부적으로 설명하지도 않은 채 압박만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이 사드 배치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이를 문제 삼아서 한미동맹의 균열을 의도한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③ 한국의 입장
미국의 확장 억제가 없을 경우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억제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에게 미국의 안보 지원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사드 배치에 관하여 분명한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것은 중국의 입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도 북한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가는 중국이고, 중국과 적대적이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얻는 것이 적지 않으며, 북한의 비핵화나 통일에 있어서 중국의 지원은 결정적인 중요성을 갖기 때문이다.

■ 한국 안보에 관한 함의

일반적으로 하나의 방어용 무기체계를 둘러싼 논란이 국제 관계에 영향을 주기는 어렵지만, 그동안 논란이 되어온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는 한미동맹과 한중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으로 격상되고 말았다.
사드 배치를 요구하는 미국과 이것을 반대하는 중국의 입장이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있고, 그 사이에서 한국이 선택을 주저하는 상황이 오래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미국의 사드 배치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중국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어서 협의의 속도가 빠르지 않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하여 한국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는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이다.
한국에서는 이것이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고, 안보분야의 협력까지도 가능한 것으로 생각하였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신뢰할 만한 억제 및 방어체제를 갖추지 못한 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이로부터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와 군대가 존재하는 본연의 임무이다.
자체적인 힘으로 가능하면 최선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동맹국의 힘을 빌려서라도 이 본연의 임무를 철저하게 수행해야 한다.
자율성을 다소 양보하더라도 미국의 안보지원을 확실하게 보장받아서 국가와 국민들을 보호해야 한다.
이번에 제기된 사드 문제뿐만 아니라 앞으로 제기될 방위비 분담, 남사군도 문제 등의 문제를 처리함에 있어서도 말이다.

* 박휘락 교수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
21세기군사연구소 부소장
한국군사학회 상임이사
합동참모본부/육군 정책자문위원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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